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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들이 떴다!>를 읽고서... 1-5 전진식
작성자 전진식 등록일 10.09.04 조회수 372
 

 내가 실업계 3학년에 자격증도 없고 성적도 좋지 않은 학생이 아니긴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 몇몇 상황과 감정에 대해서는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이성에 대한 관심, 아직 개인의 이득보다는 정의에 조금 더 끌리는 마음,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내가 공감할 수 없는 것도 있으니 책에 나온 한 구절이다. 우등생들은 공부하면서 스트레스 받더라도 칭찬을 받아서 스트레스를 풀기라도 하지 꼴찌들은 만날 구박만 당한다며 스트레스가 더 심하다는 말이었다. 나름 우등생이라고 자부하는 나에게는 참으로 아니꼬운 말이 아닐 수 없다. 꼴지라도 하면 공부에 대한 책임이 작으니까 놀면서 스트레스라도 풀지, 솔직히 몇몇 이상한 돌연변이들 빼고는 공부하는 것 보다 노는 것이 더 좋은 게 당연하다. 놀고 싶어도 주위의 기대, 시선 등을 느낀다면 그 부담감은 가히 천근만근!!

 흠흠... 민감한 사항인지라 나도 모르게 흥분한 것 같다. 흥분을 가라앉힐 겸 말을 돌려서 이 소설의 주된 사건에 대해서 말해 보도록 하겠다. 이 소설의 주된 사건의 틀은 바로 고3 실업계 중에서도 꼴찌를 다투는 학생인 재웅, 기준, 성민, 호철이 천마건설이라는 사회의 부조리와 맞서 싸워 외딴 곳에 위치한 어느 작은 시골 마을을 지키는 것이다. 물론 그 동기는 이성에 대한 관심과 자신들을 막 부려 원한이 쌓인 회사에 대한 반발감이 주된 것이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들은 자진하여 마을 카페, 전자 상거래의 물꼬를 틔어 주는 등 마을 사람들에 대한 진심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일어난 음주운전 사건을 통해서는 친구들 간의 의리, 가족애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후에 전화 문자로 가족에게 자신의 반성과 고맙다는 마음을 표시한 것에 대해서는 꽤 큰 감동을 느꼈다.  나 또한 학업의 스트레스, 습관, 여름의 더위 때문에 부모님께 짜증을 잘 부리는 편이지만 솔직히 이 몹쓸 자존심인지 알 수 없는 쑥스러움 때문인지 지금까지 가족에게 정식으로 사과해본적은 없던 것 같다. 이 일은 마치 이성에게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처럼 어렵기만 하다.

 이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꼴찌인 재웅이가 입문계 전교 1등으로 알고 있던 은향이를 좋아하고, 또 고백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는 것이 이해가 됐다. 아마 나 또래의 남자라면 나보다 잘난듯하게 느껴지는 여자아이에게 감정을 품게 되었을 때 대체로 그 아이가 내 마음을 거절할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에 쉽게 주눅이 들곤 할 것이다. 연애 경험이 없는 나 같은 남자들은 더더욱! 양대리도 총각이던데 아직 연애경험이 없다면 그도 재웅이가 꾀나 우수한 자신의 누나를 소개시켜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 부담감을 느끼고 거절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런데 처음 꼴찌 4인방이 일터에 왔을 때는 죽어라 원수처럼 여겼었던 양대리를 나중에 자신의 누나까지 소개시켜 준다고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진심을 통한 감정의 공유에서 나온 믿음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또 그렇게 양대리를 믿고 천마건설의 사장에게 따지러 가서 마침내 사회의 부조리와의 싸움을 승리로 이끈 것이 아니었을까?

 이런 싸움을 승리로 이끌고 난 후의 양대리와 아이들과의 관계, 사장과 마을과의 관계가 잘 정립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또 사회의 어두운 면을 많이 본 것 같다. 소외받는 농촌지의 삶, 도둑질, 인권이 존중받는 시대에서의 약육강식, 등등... 이 싸움도 기업정신이 잘 갖추어져 있는 사장이 있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도 베드 엔딩을 맞았을 것이다. 정말이지 난 그런 베드 엔딩을 맞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생각을 제대로 갖춘 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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