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꼬투리 속에 다섯 알의 완두콩이 사이좋게 살고 있었다. 완두콩 오형제는 꼬투리도 초록색이어서 세상도 온통 초록빛일 거라 생각했다. 꼬투리가 자라고 콩알도 따라서 자랐다. 몇 주일이 지나 꼬투리도 콩알도 노랗게 익자 콩알들은 세상이 노란빛으로 변했다고 생각했다. 완두콩 오형제가 기대어 부풀어 있을때, 갑자기 꼬투리가 비틀리더니 다른 코투리들과 함께 한 아이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곧 바깥 구경을 할 수 있게 될 거야 !” 완두콩 오형제는 가슴 설레며 밖으로 나가는 순간을 기다렸다. 완두콩 오형제가 나온 곳은 한 남자 아이의 손바닥 위였다. 남자 아이는 완두콩 오형제를 총알로 날려 보냈다. 콩알들은 저마다 희망에 부풀어 어딘가를 향해 날아갔다. 그 가운데서 마지막 다섯 번째 콩알은 어느 다락방 창문 밑의 부드러운 흙과 이끼가 나 있는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막내 콩알은 이끼와 흙 속에 푹 파묻혔다. 막내 완두콩은 창문을 바라보았다. 가난한 집의 작은 다락방에는 어머니와 병든 딸이 살고 있었다. 아이는 몸이 약해 일 년 내내 누워 있어야만 했다. 어머니가 돈을 벌기 위해 밖으로 나가면 아이는 온종일 혼자 침대에 누워 있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어느날 아침, 어머니가 일을 하려 나가려고 할 때 아이가 창문을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엄마, 저기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게 뭐예요?” “어머, 완두콩 싹이구나. 어떻게 여기서 싹이 텄을까? 하나님이 네게 주신 선물인가 보다” 어머니는 아이의 침대를 창가로 옮겨 주었다. 아이는 침대에 누워 완두콩이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느 날 밤, 아이가 어머니에게 말했다. “엄마, 곧 병이 나아 일어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완두콩이 무럭무럭 자라는 걸 보면 저도 기운이 막 솟아요.” 다섯 째 완두콩은 어머니가 매 준 노끈을 타고 쑥쑥 자라 꽃봉오리를 맺더니 꽃을 피웠다. 병든 아이도 하루 하루 건강해 졌다. “이 꽃은 하나님이 네게 희망을 잃지 말라고 내려 주신 선물이 틀림없구나!” 아이와 엄마는 서로 꼭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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