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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작성자 김윤서 등록일 14.11.17 조회수 109

 열일곱의 최미라는 한대수와 실수를 해서 아기를 가지게 된다. 양가 가족은 처음에 둘을 한심하게 보고 동네 어르신들도 얼굴을 찌푸렸지만 최미라가 아기를 낳자 너도나도 만져보며 어른이 된거라며 칭찬해주셨다.

 열일곱의 부부라기보다 애인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젊은 부모는 아기의 이름을 한아름으로 짓는다. 그런데 세 살에 아름이가 많이 아팠다. 동네 병원에서는 감기, 배탈 등등 소소한 병이라지만 계속 그러니 큰 병원에 갔는데 아름이는 선천성 조로증이었다.

 조로증은 다른 이보다 더 빨리 노화가 시작되는 병이다. 열일곱의 아름이는 서른넷의 부모의 몇십 년 후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아름이는 언제 어디가 아플지 몰라 건강할 때 책을 많이 읽으려고 부모가 걱정할 정도로 많은 책을 읽었고 이야기도 썼다.

 아름이는 다큐멘터리에 나와서 여러 지역에서 희망의 편지를 받게 되었다. 이웃 장씨 할아버지는 아름이에게 와서는 "내 얼굴이 안 나와.." 라고 말하며 속상해하셨다.

 열여덟이 되고 아름이의 상태는 악화되었다. 눈이 멀어 보이지 않았고 중환자실에 가게 되었다. 아름이는 하루에 부모만 30분 면회가 가능한 상태인데 오늘 밤이 마지막 면회일지 몰라 아빠께 이야기를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그 때 아빠가 쿡 웃음을 터뜨린다.

 "어디에요?"

 "응?"

 그 때 깊은 잠이 쏟아졌다. 아마 '어디에요?' 가 아름이가 지상에 남기고 갈 마지막 말일 것이다.

 열여덟, 꽃다운 나이에 숨을 거두어서 참 가엾다. 학교도 제대로 못 다녀보고 친구도 제대로 못 만들어보고 결혼도 못 해보고 아빠 한대수처럼 아버지도 못 해보고 못 하고 간게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너무 슬프다. 빨리 죽어서보다 하고 싶은 것을 다 못한 것 같아 슬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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