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눈을 보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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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윤서 | 등록일 | 14.11.01 | 조회수 | 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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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꺼운 가죽 장갑을 양손에 끼고 암컷 물수리에게 다가갔다. 접힌 날개 쪽으로 가서 살며시 손으로 감싸 안았다. 새는 생각보다 훨씬 가벼웠다. 큰 날개와 멋진 외모만 보고 꽤 무게가 나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치 공기로 만든 것처럼 가벼운 느낌이었다. ----- 84 p "너무 아름답지 않아요?" 아이오나는 전혀 겁먹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 나는 뒤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내가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한 것은 새의 날개가 아니라 눈동자였다. 해바라기 꽃잎처럼 황금색으로 반짝이는 새의 눈빛이었다. 물수리와 눈을 마주치고 있자니 나는 내 모든 것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85 ~ 86 p
아이오나는 날개가 아름답다고 말했지만 칼룸은 눈동자가 더 아름답다고 했다. 나도 칼룸처럼 새의 눈동자에 빠질 것 같았다. 칼룸의 자세한 묘사를 들으니 내 눈 앞에 물수리의 해바라기 꽃잎처럼 황금색으로 반짝이는 눈동자가 그려졌다. 직접 보면 참 아름다울 것 같은 빛깔이었다. 아이오나는 물수리의 안전을 위해 송신기를 달고 암호를 RS 정하고 비슷한 발음의 '아이리스' 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안전을 위해 송신기를 달았다지만 야생에서는 누군가의 도움을 원치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송신기를 다는 건 그렇게 좋은 생각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아이리스는 약육강식에 따라 야생 속에서 혼자의 힘으로 고난을 견뎌야 하니까. 그렇지만 새에 불과한 아이리스의 안전을 위해 애쓴 아이오나와 칼룸의 순수한 마음이 감동적이다. 비록 아이오나는 뇌수막염으로 죽었지만 칼룸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고 갔다. 나무 사이에 숨겨진 오두막과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아이리스의 둥지를. 칼룸은 아이오나가 떠날 때 아이리스를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아이리스가 아프리카로 긴 여정을 떠날 때 구글어스로 위치를 알아보며 아이리스의 비행을 지켜준다. 아이리스 때문에 알게 된 감비아 소녀 제네바의 다리를 고쳐주기 위해 칼룸은 다시 한 번 일어서고 제네바가 칼룸의 도움으로 걸을 수 있게 될 즈음 칼룸은 아이오나와의 비밀이었던 오두막을 보여주려고 스코틀랜드 산에 오른다. 순간, 칼룸은 새의 기운을 느꼈다. 아이리스와 그의 짝, 두 마리의 멋진 물수리가 머리 위를 날고 있었다. 완전히 보이지는 않지만 가까이서 들리는 소리만으로도 아이리스가 도착을 알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칼룸) 꿈인 듯싶은 순간이 지나고 눈을 떴을 때, 새의 황금색 두 눈이 바로 나와 눈을 맞추고 있었던 것이다. 바람의 눈, 아이리스의 황금빛 두 눈이... 사람들은 희귀종일수록 보호를 해야하는데 희귀종일수록 그 생물을 잡아다가 돈 벌 궁리를 하고 전시할 궁리를 한다고 한다. 만약 우리도 칼룸과 아이오나처럼 바람의 눈을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 지 상상하고 싶다. 나도 칼룸처럼 새의 기운을 느끼고 싶다. 두 팔을 활짝 펴고 눈을 감고 바람의 소리를 듣고 싶다. 바람의 물결에 따라 나의 몸도 부드럽게 움직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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