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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최악의 여름
작성자 김윤서 등록일 14.10.09 조회수 120

 모모이네 학교 남자 학생들 사이에는 계단 높이 뛰기가 유행이다. 계단 층수에서 바닥으로 뛰는 건데 계단 층수가 높을수록 점수를 많이 딴다. 두손이 닿으면 점수가 제일 낮고 한손이면 그다음이고 완벽한 착지가 점수가 제일 높고, 엉덩이가 닿으면 아예 실격 처리가 된다.

 반에서 몇몇을 계단 높이 뛰기 대표로 정하는데 모모이도 뛴다. 모모이네 반이 이기고 있는데 마지막 주자 구리다가 9층에서 뛰는 바람에(착지 또한 완벽했다..) 9점을 얻고 역전하게 된다. 유난히 지는 걸 싫어하는 모모이는 승부를 인정하지 못해 혼자 길길이 날뛰다가 계단에서 굴러서 다치게 된다.

 계단 높이 뛰기를 선생님들이 금지하고 벌로 수영장 청소할 사람은 자진해서 이름 적으라고 했다. 모모이는 자신 때문에 금지당했으니 혼자서 벌을 감수하려고 자신의 이름을 적는데 그 녀석, 구리다가 자신의 이름까지 적었다.

 모모이는 친구 카바와 히루한테 구리다네 집이 으리으리한 저택이지만 쥐가 득실득실하고 엄마가 집나갔다는 소문을 듣는다. 원래 남 뒷 이야기를 좋아하던 카바와 히루는 소문도 빨랐다.

 모모이는 자격지심 때문에 처음에 구리다가 싫지만 점점 구리다가 좋아지고 들으면서 듣지 않으려 하는, 보이면서 보지 않으려 하는 선천적인 마음의 병을 앓는 구리다의 여동생, 노조미도 알게 된다. 모모이 형 토오루는 맏이로서 노조미에게 관심을 보이며 노조미도 토오루를 좋아한다.

 어느 날, 구리다가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되고 걱정된 구리다는 토오루 형과 함께 구리다네 집에 가본다. 으리으리했던 저택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까맣게 탄 잿가루만 쌓여있었다.

 며칠 후, 구리다가 연락하길, 집나간 엄마는 그 날 바로 와서 도왔고 아빠는 무관심했던 자신을 모두에게 용서를 구했고, 가족들은 회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 2시간 안으로 곧장 가겠다고 한다. 토오루 형은 노조미의 그림을 곱게 접고 모모이와 함께 구리다를 마중나갔다.

 저멀리서 손을 흔들고 있는 커다란 그림자가 보인다.

 으리으리한 저택에 세 사람만이 살고 있다면 항상 먹구름이 낀 듯 우중충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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