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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녀석이고 그 녀석이 나이고
작성자 김윤서 등록일 14.09.21 조회수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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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즈오와 어릴 적 같이 놀았던 가즈미가 가즈오네 학교 그것도 가즈오네 반으로 전학왔다. 처음에 가즈오는 가즈미가 누군지 몰랐지만 가즈미는 가즈오를 기억한다. 가즈오가 가즈미의 꽃무늬 치마를 입었던 것도, 오줌을 쌌던 것도... 가즈오의 창피한 어릴 적 이야기를 다 기억하고 있었다. 가즈오는 끝까지 아니라고 발뺌했다.

 짝이 되지 않기를 바랐지만 오노 미쓰코 선생님의 바보 같은 섬세함 때문에 둘은 짝꿍이 되고 만다. 가즈미는 당당하게 어릴 적, 나중에 자라서 결혼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고 가즈오는 창피했다. 가즈미는 날마다 가즈오를 따라다녔다.

 가즈미는 여자로서 꽤 예쁜 아이이다. 하얀 피부에 똘망똘망한 눈, 거기다 똑똑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가즈오는 언제 어디서 가즈오의 창피한 과거를 들출지 몰라 항상 노심초사이다. 가즈오는 가즈미가 따라오지 않기를 바라며 지장보살당 쪽으로 뛰어갔는데 어디선가 가즈미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필이면 지장보살당이 가즈미가 사는 집 부근에 있었던 것이다.

 가즈미가 웃으며 지장보살당 쪽으로 달려오자 가즈오는 가즈미를 받아칠 요량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가즈미에게 세게 부디치는데 가즈미가 아닌 딱딱한 무언가에 부딪히며 그만 정신을 잃고 만다.

 일어나보니 가즈미의 교복, 이름표가 눈에 들어왔다. 가즈오는 가즈미가 혹시나 꽃무늬 치마와 팬티를 입혀놓았을지 걱정되 옷차림을 보니 정말 꽃무늬 치마에 꽃무늬 팬티를 입고 있었다. 가즈오는 집으로 가려고 가즈미의 방에서 나오는데 가즈미의 엄마가 "가즈미, 어디 가니?" 하고 물었다. 가즈오는 가즈미 엄마가 장난치는 줄 알고 "아줌마, 제 집으로 갈께요." 라고 대답했는데 가즈미 엄마의 얼굴이 붉어졌다. 가즈미의 엄마는 가즈오를 가즈미로 안 것이다. 가즈오가 거울을 보니 그곳에는 가즈오의 얼굴이 아니라 가즈미의 얼굴이 있었다.

 가즈오는 바깥으로 뛰쳐나가 가즈미를 찾는다. 가즈미는 가즈오 집 현관 앞에서 울고 있었다. 가즈오가 된 가즈미와 가즈미가 된 가즈오는 일단 서로의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겉만 가즈미지 속이 가즈미가 아닌 가즈오는 남자같이 행동했고 겉만 가즈오지 속이 가즈오가 아닌 가즈미 또한 여자같이 행동해 둘다 서로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었다.

 '남자라면 당당하고 사나이답게 해야지!'

 '좀 더 얌전해야지!'

 가즈오와 가즈미는 점점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이해하고 정을 쌓는다. 하지만 너무 불편했다. 가즈오와 가즈미는 지장보살당 앞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다시 남자로, 여자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 때 가즈미가 입 안으로 알약을 집어넣었고 가즈오는 죽으려나 싶어 걱정되어 가즈미 쪽으로 세게 달려간다. 그 때처럼 부딪히고 쓰러진다. 그런데 놀랍게도 원래대로 돌아가 있었다. 둘은 기뻐서 서로를 얼싸안는다.

 "다행이야! 나, 가즈미를 사랑해!"

 "나도야. 이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가즈오가 좋아!"

 서로는 서로의 집으로 돌아간다.

 1997년에 개봉했다던 영화 <체인지>가 생각났다. 그 영화는 고등학생 남녀 두 명이 영혼이 바뀌어서 일어나는 이야기인데 그 때는 초등학생으로 이 소재를 다루기 힘들었나 보다. <체인지>를 본 적이 없어 줄거리는 잘 모르지만 그 영화가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일본 영화를 한국에서 만든 것이라니 조금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하다. <체인지>가 재미있을 것 같은데 오래전 개봉한 영화라 찾아보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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