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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에 빗방울이 떨어지면 하나가 될 수 있을까 -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을 읽고
작성자 박채니 등록일 15.10.11 조회수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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꺽다리’, ‘꺽지’(물고기 중에서 가장 못생겼다는데)가 내 별명이다.

키가 크고 모태솔로인 나를 두고 친구들이 지어준 아주아주 눈물나게 고마운 별명이 자꾸 들어

정이 가서인지 그리 싫지만은 않다.

이런 나의 별명이 실린 책제목에 반가워서 손이 저절로 갔다.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을 지은 작가는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유명한 황선미 작가였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족제비새끼들을 위해 자기의 목숨을 쉽게 포기해서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나의 느낌은 우리나라 애니들은 하나같이 왜 이렇게 슬픈지...

파닥파닥을 봤을 때는 정말 너무 슬퍼서 물고기를 먹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6.25전쟁 직 후의 연재네 집은 판자 집이다.

판자 집은 나무기둥을 세운 뒤 판자 여러 개를 이어 붙여 만든 집인데,

이런 연재네 집을 보고 마을 어른들이 꺽다리 집이라고 불렀다.

이어붙인 판자들 틈새로 바람이 숭숭 들어오고,

이런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아버지는 입이 돌아가고 만다.

이런 곳에서 더는 생활 할 수가 없어서 연재네 식구들은 뿔뿔히 흩어져 이웃집에서, 친구 집에서 생활하고

꺽다리 집은 가족들이 하루 중에서 잠시 들러서 얼굴만 확인하는 집이 되고 만다.

잠도 같이 못자고, 밥도 같이 먹을 수 없고...

 

문득, 연재네 가족이 빗방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창밖에 비가 내리는데, 그 빗방울들 중 조그만 방울 여러 개가 뭉쳐 잠깐 동안

하나의 커다란 물방울이 되고 다시 흩어졌다가 또 하나가 되기를 반복한다.

흐르는 강물에 빗방울이 떨어지면 하나가 될 수 있을까?

꼭 흐르는 강물에만 빗방울이 떨어져야만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왜 이렇게 슬프고 안타깝지? 이런 슬픔을 이제 그만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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