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쪼꼬! - 「니니」를 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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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채니 | 등록일 | 15.07.13 | 조회수 | 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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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쪼꼬! - 「니니」를 읽고 나에게는 아주 영특한 강아지 동생이 있었다. 갈색 푸들 쪼꼬. 우리는 내가 3학년 2학기 때 만났는데, 쪼꼬가 태어난지 2주 정도 되었을 때다. 사람을 무척 좋아하는 쪼꼬는 오줌을 잘 가리지 못해 애를 먹이기도 했지만, 그것 빼고는 똑똑해서 참 근사한 녀석이었다. 언젠가 내가 감기로 아파서 깜빡 잠들었다가 일어났는데 쪼꼬가 내 앞에서 고개를 가웃거리며 나를 지켜주고 자기가 아끼는 간식을 내 앞에 가져와 들이미는 아주아주 사랑스런 쪼꼬가 어느 날부터 창밖을 바라보고 지나가는 차를 끝까지 쳐다보는 일이 많아지더니 산책 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니니」를 읽는 동안 쪼꼬가 생각났다. 니니가 키우는 ‘반고흐’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기니피그가 이웃집 사냥개에 물려죽었는데 이상하게 이 부분에서 오래전에 집나간 쪼꼬가 생각나더니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나가지 않는 것이다. 「니니」가 슬픈책이냐고 묻는다면 그 반대로 무척이나 유쾌하고 무한 긍정 에너지의 소유자 니니의 이야기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와우, 기발하다.”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니니는 사랑스럽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이상하게 내 옛 친구면서 동생인 쪼꼬가 계속 생각나는 건, 아마도 쪼꼬와 너무 갑자기 작별해 버려서는 아닐까? 어쩌면 쪼꼬는 아무도 모르게 우리가족들과 작별을 미리 준비했던 것은 아닐까? 쪼꼬가 떠난 그 날 아침 다른 때와 변함없었지만 산책 갈 때마다 끼우는 목줄을 유 난히도 거부했던 것은 쪼꼬가 미리 계획을 세웠었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친다. 니니는 모든 것을 의식에 따랐다. 반고흐가 죽었을 때 장례식을, 엄마의 새 애인과 시간 때워주고 대화 상대해주는 불편할 것 같은 의식을, 모두 멋지게 소화했다. 쪼꼬에게, 나는 작별인사 보다는 집나간 쪼꼬가 나를 배신했다는 생각이 더 컸었고 그냥 잊기로 했었다. 하지만 쪼꼬가 이렇게 툭! 생각나면 왠지 모르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쪼꼬, 잘 지내지? 작별의식도 없이 널 그냥 보내서 미안해. 난 건강히 아주 잘 지내고 있어. 혹시라도 내가 보고싶을 땐 날 언제든 기억해도 좋아. 난 얼마전에 너와 같이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 놀랐어. 네가 이웃집 은서에게 맞아서 머리에 탈모가 있는 사진이었지. 난 그사진을 한참 바라보며 네가 무척 그리웠어. 쪼꼬, 안녕“ 그립다는 감정은 우울함을 불러오지만 기억이 있다는 것은 위안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니니를 보고 나처럼 지난 일들이 생각나고 떠올려 보고 싶다면 이 예쁜 책을 적극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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