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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문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읽고
작성자 박채니 등록일 14.12.08 조회수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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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문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읽고

 

<손의 문제>는 에드워드 마이클 데이빗 수프라노비츠라는 영어와 러시아어가

섞인 듯한 이름을 가진 시인의 시다.

 

손은

두 사람을 묶을 수도 있지만

서로를 밀어 낼 수도 있다.

손가락은

두 사람을 연결시키기도 하지만

접으면 주먹으로 변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색하게 두 손을 내린 채로 서서

서로를 붙잡지 못하고 있다.

지혜와 어리석음이 모두

손에 달려 있다.

 

손은 조금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그것은 사람의 마음에 달린 거지 절대 손이 하는 일이 아니니까 말이다.

학교에서 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영화였다.

보다 말아서 아쉬웠는데, 집에 와 보니 세상에 책장에 책이 꽂혀있었다.

아무래도 학교에서 친구들과 같이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손톱 주변 살을 뜯으며

(매일 지적 받지만 또 맛도 없지만 자꾸만 뜯어먹게 된다.) 혼자 조용히 앉아서

보는 것도 집중이 잘되어서 좋다.

 

나는 아무래도 느닷없는 그들의 정의감이 미덥지 않았다 (중략) 내 눈에는 그

애들이 석대가 쓰러진 걸 보고서야 덤벼들어 등을 밟아대는 교활하고도 비열한

변절자로 밖에 비치지 않았다.

 

주인공 엄석대는 일그러진 영웅이다. 어른들 눈에는 공부 잘하고, 예의 바르고,

학급 잘 돌보는 착실한 급장의 이미지였지만, 반 아이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

었다. 선생님이 계시지 않을 때는 매서운 눈초리와 끝없는 폭력으로 교실을 평정

하는 이었고, 반 친구들은 그의 화풀이 도구와 이용도구로 쓰일 먹잇감인

개구리였다.

철저한 이중인격자 모습인 일그러진 영웅과 그에게 정당하게 맞서지도 그를 용서

하며 받아들이지도 못한 억울한 손들의 이야기이다.

뱀과 개구리의 관계는 절대 동등해 질 수는 없다.

너무 큰 잘못을 저질러 더 이상 용서 받을 수도 없게 만들어버린 자신도 정의를

위해 단결하지 못했던 친구들도 모두가 일그러진 영웅괴물을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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