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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이들에게....
작성자 이영찬 등록일 17.07.21 조회수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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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이들에게...>

진천중학교 3학년 116번 이영찬

이런 경험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미처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고, 큰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그저 과학관에 지나지 않는 곳에 이런 거창한 수식을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나의 경험상으로는 그러하다. 평소 과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심지어 과학이라면 질색을 하는 사람들도 이곳에 오면 그간 자신이 해왔던 행동과는 다른 모습을 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물론 요즘 같은 휴가철에는 피서지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이런 한적하고 고요한 느낌을 주는 과학관에 오는 것도 좋지 않을까?

보고서라고 해서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옮겨 적을 필요는 없다. 그저 자신이 이 여행을 통해 느낀 것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기술하면 된다.

나는 작년 이때 즈음에도 이곳에 왔었고, 그 당시에는 12일로 이곳에 있었다. 사실 작년에 이곳에 오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못했다. 그러나 가보지도 않은 곳에 대해 미리 자신의 사고대로 기준을 정해놓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그 당시 깨달았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작년에 버스에서 내리면서 내가 본 것은 우선 덩치 큰 트리케라톱스 한 마리와 지난 여러 세기에 걸쳐 명화의 소재로 쓰인 그네의자였다. 그것을 따라 걷다 보면 공룡의 옆에 서 있는 큰 나무에 가려져 있던 아름다운 풍경이 나온다. 마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등장인물들이 알프스 산맥을 거닐며 도레미송을 부르는 장면이 연상되는 풍경이었다. 산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그 뒤로 많은 영향을 주었던 장소였다.

영재에서 이곳을 가는 아이들 중 작년에 갔던 대부분의 아이들은 두 번째 가는 것에 반감을 표했다. 그러나 나는 달랐다. 나는 반색했다. 시험도 끝난 이 시점, 내가 못 갈 장소는 없었다.

이곳 과학관은 네 가지의 테마를 소재로 과학관을 운영한다. 이곳의 이름에서부터 알 수가 있듯이 별, , 꽃 그리고 돌이다.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나는 별이 마음에 들었다. 돔형의 천체투영실에서 진행되는 별 수업은 의자를 뒤로 젖혀 둥근 지붕을 바라보며 진행된다. 내가 별에 관심을 가졌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역사와 관련이 있다. 올해에는 시간 관계상 수업을 하지 않았지만, 작년에는 천동설과 지동설에 관한 많은 철학, 역사학, 과학자들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는데, 이것은 내가 역사학자라는 꿈을 갖게 한 것들 중 시초라고 할 수가 있겠다. 약간 벗어나는 이야기긴 하지만, 몇 달 뒤에 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진로를 설계하고 발표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때에 나는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막연히 대학교수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던 그 당시에 이 시간은 나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기였다. 진로 선생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그렇게 점점 결론에 이르자 천문학역사학이라는 두 가지의 범위로 좁혀졌다. 그 당시는 별새꽃돌과학관을 다녀온 영향이 컸던 시점인지라 천문학이라는 것에 눈길이 갔던 것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정말로 원하는 학문은 역사학이었다. 나는 우주와 별의 물리적인 법칙보다는 그것을 탐구했던 사람과 그 당시의 사회적 문화적 상황에 더 관심이 갔던 것이다. ’자연보다는 인간을 탐구하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우주에 나는 지금도 관심이 많다. 그리고 사학을 공부하면서 천문학은 아주 중요한 분야이다. 지금처럼 많은 기술적, 과학적으로 발전하지 않은 옛날에는 별의 이동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북극성을 보면서 방향을 찾았고, 수많은 나라에서는 역학을 발달시켜 농업에 이용하였다. 이것은 그 사회의 존속과 유지를 위해서는 중요한 일이었다.

, 처음 내가 한 말로 되돌아가보자. 아니면 제목을 떠올려 보라. 이곳 과학관은 진로를 설정하는 시점에 있는 많은 학생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소이다. 이곳에서의 경험으로 나는 몇 달 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의 꿈을 이야기했다. 물론 전부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는 이곳에 오면 나 자신이 무엇에 흥미를 가지고, 무엇을 원하는 지 깨닫게 될 것이다.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은 언제나 소름이 끼치고 즐겁다. 나를 안다는 것은 완전히 가려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희미하게 안개처럼 보일 듯 말 듯 하는 것이라서 무지한 자신을 반복해서 상기시키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러나 그 안개가 걷혔을 때에 느끼는 희열감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나에 대해 다 안다고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이곳에 많은 학생들과, 성인들이 와서 미처 몰랐던 자신의 관심사와 깨달음을 얻기를 바란다.

더구나 이곳의 밥은 맛있다고 소문난 우리 중학교보다 맛있다. 그리고 놀란 것은 화장실이 무엇보다 깨끗했다는 점, 확 트인 매점에서 앞서 언급했던 풍경을 바라 보며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 그네의자에 앉아 장소에 어울리는 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곳 과학관은 남녀노소 나이를 불문하고 오기에 적합한 곳이다. 참고로 뒷산에는 크리스탈이 숨겨져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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