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16. 노재전 형석학원 사무국장 60년 교단 이야기(한겨레 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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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형석고 | 등록일 | 23.05.16 | 조회수 | 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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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6. 노재전 형석학원 사무국장 60년 교단 이야기
“교육자 아니라 60년째 부족함 채우는 학생입니다” 오윤주입력 2023. 5. 15. 18:55수정 2023. 5. 15. 19:00 교육 외길 노재전 형석학원 사무국장 오윤주 기자 “좋은 선생, 바른 교육은 기다리는 것입니다. 꽃이 피기를 기다리듯이….” 꼬박 60년 교육 한길을 걸어온 노재전(79) 학교법인 형석학원 사무국장의 교육지론이다. 노 사무국장은 스승의 날인 15일 교사로, 스승으로 살아온 60년 교육 여정을 담은 <배움의 길이 날 가르쳤네>(도서출판 직지)를 냈다. 1963년 3월 경북 문경시 동로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그는 지금껏 한시도 교육의 길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지난 14일 낮 충북 청주 오송의 한 아파트 정원에서 그를 만났다. 갈색 뿔테 안경 너머 온화한 얼굴의 그는 천생 선생의 모습이다. “교육자라는 말이 따라다니기는 하지만 저는 여전히 학생입니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도 부족한 것을 조금씩 채워야 할 정도로 부족한 사람이니까요.”
푸른 칠판에 백묵으로 또박또박 제목을 쓴듯한 책을 내밀었다. 첫 부분은 수필처럼 쉽게 술술 읽히다가, 중간부터는 시 형식이 이어진다. “80년 세월 중에 60년을 학교에서 지낸 터라 떠나기에 앞서 배우는 이들에게 힘이 되는 말이라도 하려고 쓰기 시작했는데 신통치는 않은듯하네요. 열두살 손자 대하듯 편하게 이야기하려 했어요.” 글에는 희로애락이 다 담겨 있다. 책엔 가장 인상적인·감동적인·고마운·벅찼던·아슬아슬했던·한심했던·분노했던·미안한·실수 등 자신이 걸어온 교육자의 길을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하기도 했다. 문경 동로 산골 초임지, 젊을 때 한 체벌과 꾸중, 교단의 갈등 등 교단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냈다. 버스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할머니를 돕는 아이, 아버지 병수발하는 아이, ‘엄친아’와 비교당하는 아이 등 제자 이야기엔 잔잔하던 목소리가 파도를 탔다. “교육자에게 재산이자 힘은 역시 제자들이지요. 공부 잘한 아이, 똑똑한 아이, 착한 아이, 감정 표현에 서툰 아이, 작은 아이, 큰 아이 모두 그리운 보배들입니다.” 그의 글에 옛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다. 올림픽 때 한국인의 피를 끓게 한 김연경 배구 선수, 수학 천재 허준이 교수, 축구선수 손흥민 등 요즘 ‘뜨는 사람’ 이야기도 군데군데 담겨 있다. “60년 동안 거의 빼지 않고 쓴 일기가 수십권인데 요즘 펴 보니 제법 재밌기도 하고, 쓸만한 것도 있어서 옮겼어요. ‘꼰대’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네 삶이 그러했다고 이해해 주면 좋겠네요.” 그의 길은 파란만장했다. 초·중·고 교사와 교장, 청주 교육장을 거쳐 2007년 공립 교직원을 정년 퇴임한 그는 사립 증평 형석중·고 교장, 유원대 석좌교수, 청주국제교류회장, 청소년화랑단연맹회장 등 교육과 맺은 인연을 60년째 잇고 있다. 그는 이제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한다. “내년께 그만두겠지만 책 읽고, 고민하고, 질문하고, 생활·사람을 다듬는 일을 하라는 잔소리는 하고 싶네요.”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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