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공부스타 : 서울 대원고 심유상 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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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헌철 | 등록일 | 10.10.07 | 조회수 | 335 |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서울 대신고 3학년 심유상 군(19). 중학교 떄 그는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친구와 PC방을 돌아다니며 '서든어택'과 '카오스' 같은 슈팅 게임을 하는 것이 유일한 '일탈'이었다.
성적은 반에서 10등 안팎. 오를듯 오르지 않는 성적에 대해 부모는 의지 부족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심 군은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부모님의 손에 글려 기숙학원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심 군은 새로운 꿈을 찾았다. 바로 '래퍼'가 되는 것이다.
"어느 날 점심을 먹고 운동장에 있는데 어떤 애가 랩을 흥얼거리면서 지나가는 거예요. 너무 멋졌어요. 달려가서 어떤 노래냐고 물었어요. 이후 그 애랑 친해져 힙합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놀이거리가 없는 기숙학원. 그 친구와 함께 쉬는 시간마다 랩 가사를 직접 만들어 부르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처음엔 생각나는 대로 가사를 떠올려 공책에 적엇지만, 조만간 라임(음조가 비슷한 글자)과 운율까지 맞추는 수준이 됐다. 만든 가사를 친구와 서로 보여주며 칭찬해주고 흥얼거렸다. 고등학교에 올라와 심 군은 힙합에 본격적으로 빠졌다. 틈만 나면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들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심 군은 학교 축제를 통해 열리는 콘테스트에 참가하기로 결심했다. 타블로(미국 스텐퍼드대 출신의 힙합가수) 같은 래퍼가 되는 것이 목표였던 그는 친구 3명과 의기투합하여 축제 한 달 전부터 집 근처 노래방에 모여 연습을 했다. 심 군에게 공부란 시험 2~3일 전 '벼락치기'가 전부였다. 성적은 늘 반에서 10등 안팎.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는데 이 정도 성적이면 문제없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심 군의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친척 형 누나들이 줄줄이 명문대에 진학했다는 소식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일단 공부하기로 결심했지만, 뚜렷한 목표가 없는 공부는 쉽지 않았다. 무엇을 어떻게 ㄱ오부해야 할 지 몰랐다. '내가 왜 이렇게 힘들게 공부를 해야 하지?'란 자문만 거듭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심 군은 답답한 마음에 친구와 함꼐 서울대에 가보기로 했다. 애 주변이 친구들이 그토록 서울대에 진학하고자 힘들게 노력하는지 궁금했던 심 군은 제 눈으로 그 이유를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집이 있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관악구에 있는 서울대까지 무작정 걸었다. 오후 3시에 출발한 심 군은 해가 져 캄캄해졌을 때 서울대 정문에 도착했다. 서울대의 풍경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뉴스에서 보던 서울대 정문을 직접 모니 상상했던 것보다 엄청 크고 멋졌어요. 위엄 있고 웅장한 정문은 웬지 '여긴 아무나 들어올 수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캠퍼스는 정말 넓고 예뻤고요. 왜 여기에 들어오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서울대 학생으로 반드시 저 문을 지나다니리라!'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공부 결심이 또 무너질까봐 침대 옆에 서울대 정문을 찍은 사진을 붙였다. 책상에 앉아 공부할 계획을 세웠다. '1년 계획-학기별 계획-월별 계획-일주일 계획'을 세우며 공부 내용을 구체화 시켰다. 모의고사에서 5, 6등급 이상을 받은 적이 없는 외국어와 과학탐구영역부터 시작했다. 다음 날부터 심 군은 기존 등교시간보다 1시간 일찍 학교에 도착해 영어단어를 외웠다. 방과 후에도 오후 11시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했다. 안 하던 공부에 갑자기 집중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심 군은 '평소 신문을 정독하는 습관'을 이유로 꼽았다. 처음 신문을 보게 된 것은 부모님이 컴퓨터게임을 금지시킨 고등학교 2학년 때, 집에서 뒹굴뒹굴 하던 심 군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일간지 스포츠 기사를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 새 정치, 사회, 경제면을 가리지 않고 모든 신문기사를 정독하는 습관이 생겼다. 심 군은 " 신문은 꼼꼼히 읽으면서 내용을 이해하고 이슈가 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하려고노력했다"면서 "이런 습관 덕분에 교과서를 읽고 문제를 푸는 과정이 낯설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을 읽고 이해하고 생각하는 습관은 특히 물리과목 공부에 큰 도움이 됐다. 무조건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풀기에 앞서 그런 공식과 개념이 '왜' '어떻게' 나온 것인지를 이해하려 했기 때문이다. "물리는 문제 속에 과확적인 과정이 모두 설명돼 있어요. 예를 들어 볼까요? 문제 속에 '코일에 전류가 흐르면'이라는 문장이 나오면 그 안에는 '저항 때문에 전기에너지가 감소한다'는 뜻이 들어있는 것이죠. 이런 과정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참 신기하게도 물리에 나오는 모든 원리가 서로 비슷하다고 느껴져요. 그래서 어떤 단원의 문제라도 익숙한 원리를 이용해 풀 수 있어요." 2학년 겨울 방학 때부터 1년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부한 심 군은 성적이 꾸준히 올랐다. 5, 6등급이던 외국어영역 성적은 1년 만인 고등하교 3학년 10월 모의고사에서 1등급으로 껑충 뛰었다. 자신감을 얻은 심 군은 지난해 11월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 탐구영역에서 지구과학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1등급을 받았다. 다른 명문대 합격이 이미 결정됐지만, 당초 목표였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 지원한 뒤 지금은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 날 우연히 과학을 주제로한 다큐멘터리 보고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넓은 우주의 매력을 느꼈다.는 심 군. 래퍼였던 그의 꿈은 이제 미국항공우주국에 들어가 우주선을 만드는 것으로 바뀌었다. "꿈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타블로처럼 되고 싶어요. 공부도 잘하고 자신의 꿈도 열정적인 사람이요. 대학에서도 힙합처럼 자유롭고 즐겁게 제 꿈을 향해 노력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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