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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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학성초 | 등록일 | 09.04.25 | 조회수 | 261 |
275. 타고난 천성으로 사물을 대하라 사람의 마음은 꾀꼬리 소리를 들으면 기뻐하나 개구리 소리를 들으면 싫어하고, 꽃을 보면 가꾸려 하나 풀을 보면 베어버리려 하나니, 이는 단지 형체와 기질에 따라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나 천성으로써 본다면 그 어느 것이 하늘의 작용에서 올리는 것이 아니며, 스스로 자라나는 뜻을 펴는 것이 아니겠는가? 사람의 감정은 간사한 법이어서 꾀꼬리 울음에는 즐겁다 하나 개구리 울음에는 인상을 쓰고 꽃을 보면 아름답다 감탄하나 잡초를 보면 뽑지 못해 안달을 한다. 세상의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타고난 천성으로 살아갈 따름인데 오로지 사람만이 밉다 곱다, 싫다 좋다 하며 분별을 주고 살아간다. 타고난 천성을 그대로 인정하고 살아가는 것이 현명하나 삶이다. 276. 자연의 참된 본체를 깨달아라 머리카락이 빠지고 이빨이 성글게 되는 것은 육체의 허무한 쇠퇴일 따름이며, 새들이 노래하고 꽃이 웃는 것은 자연의 참된 본체를 깨달음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 잠시 머물렀다 가는 객일 뿐이다. 그런데도 영원히 살 것처럼 온갖 허세를 다 부린다. 재물과 명예를 쫓아 일생을 허비하고 사랑과 미움으로 인해 정신을 타락시킨다. 변치 않는 자연의 절대 진리를 알고 그 속에서 자신의 참된 진심을 되찾아라. 277. 마음이 비어 있으면 저잣거리에서 시끄러운 줄 모른다 마음속에 욕심이 가득 차 있는 자는 서늘한 연못에서 물결이 끓어오는 듯하여 산림 속에 있어도 고요를 느낄 수 없고, 마음이 텅 비어 있는 자는 무더위 속에서도 서늘한 기운이 생기는 듯하여 저잣거리에서도 시끄러운 줄 모른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마치 차가운 연못의 물이 끓어오르듯 그 마음이 언제나 부산스러워 깊은 산속에 있어도 고요함을 얻지 못한다. 반면 마음이 텅 비어 있는 사람은 마치 뜨거운 더위 속에서도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듯 사람들로 북적대는 장터에 있어도 시끄러운 줄을 모른다. 욕심을 버린 이는 단지 만사에 무심하여 마음이 고요할 뿐이다. 278. 근심이 많은 것은 걱정 없음만 못하다 많이 가진 이는 많이 잃게 되나니 부자가 가난한 이의 근심 없음만 못하고, 높이 걷는 이는 빨리 넘어지나니 귀한 사람이 천한 이의 항상 편안함만 못하다. 재물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 근심 걱정이 많고 명예와 눈앞의 사리사욕을 탐하는 사람은 그만큼 세속의 욕망에 물들기 쉽다. 높은 지위만을 바라보고 쫓는 사람은 그만큼 빨리 굴러 떨어지기 쉽고 자신의 이득만을 바라는 사람은 그만큼 손해 보기가 쉽다. 279. 자연과 벗하며 학문을 닦아라 새벽 창가에서 주역을 읽다가 솔 숲 이슬로 붉은 먹을 갈아 점을 찍고, 한낮 책상에 앉아 불경을 논하다가 아름다운 풍경소리를 대숲 바람에 실어 보낸다. 세상 만물이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할 무렵, 홀연히 창가에 앉아 세상 이치를 설파한 책을 읽으며 중요한 구절은 잊지 않도록 외우되 너무 거기에 얽매이지 않는다. 만물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낮에는 진리를 담은 책을 펼쳐놓고 벗과 함께 앉아 삼라만상을 이야기하되 헛된 망상에 빠지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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