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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43
작성자 학성초 등록일 09.04.25 조회수 243
230. 풍취를 누리는 것은 많은 것에 있지 않다 




  풍취를 누리는 것은 많은 것에 있지 않으니, 항아리만한 작은 못과 주먹만한 작은 돌 하나에도 산수의 정취가 스며 있다. 빼어난 경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니 쑥대 우거진 창과 대나무로 엮은 집에도 바람과 밝은 달은 한가로이 찾아든다. 




  아무리 돈이 많은 부자라 해도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한 푼 없는 걸인의 신세보다 나을 것이 없다.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마찬가지로 제아무리 빼어난 경치와 훌륭한 장관을 본다 해도 만족하지 못한다면 들에 피어난 작은 들꽃을 보는 것보다 못할 것이 분명하다. 




231. 사랑과 미움은 꿈속의 꿈일 뿐이다 




  고요한 밤에 울리는 종소리를 듣고 꿈속의 꿈을 일깨우고, 맑은 못에 비친 달그림자를 보고 몸 밖의 몸을 주시한다. 




  우리의 삶은 찰나적인 것이고 그 가운데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잠깐 스쳐 지나는 꿈속의 꿈이라고 할 수 있다. 깊은 밤 어디선가 울리는 맑은 종소리가 문득 우리의 생명이 유한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처럼, 연못에 비친 달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데도 잡을 수 없는 애잔함에 안타까운 것처럼, 그리고 그 달에 비친 우리의 그림자는 내 것이면서도 온전한 내 것이 아닌 것처럼, 우리의 삶 또한 그와 마찬가지인 것이다. 




232. 배우는 이는 보고 듣는 것마다 깨닫는 바가 있어야 한다 




  지저귀는 새소리와 풀벌레의 울음소리는 전부가 마음을 전하는 비결이요, 꽃잎과 풀빛은 진리를 나타내는 글이 아닌 것이 없다. 배우는 이는 반드시 마음을 맑고 가슴을 밝게 하여 보고 듣는 것마다 늘 깨우치는 바가 있어야 한다. 




  언제나 가슴을 열고 진리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하라. 닫힌 가슴에는 진리가 찾아와도 들어올 수가 없다. 자신에게만 너무 열중하는 사람을 보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렇게 닫힌 가슴으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할 수 있겠느냐고... 




233. 형체 있는 것에만 마음을 두지 말고 정신을 사용하라 




  사람들은 글자가 있는 책은 읽을 줄 알지만 글자가 없는 책은 읽을 줄 모르고, 줄이 있는 거문고는 탈 줄 알지만 줄이 없는 거문고는 탈 줄 모른다. 그러므로 형체가 있는 것만 쓸 줄 알고 정신을 사용할 줄 모른다면, 어찌 거문고와 책의 참다운 맛을 알 수 있겠는가? 




  참된 진리는 마음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작은 풀벌레 울음소리에도 진리의 말은 숨어 있고, 이름 모를 풀꽃 한 송이에도 진리의 언어는 새겨져 있다. 따라서 그 말과 언어를 듣고 읽을 줄 아는 사람만이 천지자연의 무상의 진리를 깨달을 수가 있다. 인간 본연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환하게 밝혀라. 옥같이 깨끗한 그 마음만이 오직 지혜의 샘터에 가 닿을 수 있는 것이다. 




234. 욕심 없는 마음이 신선의 경지이다 




  마음에 물욕이 없는 것이 바로 가을 하늘과 고요한 바다요, 자리에 거문고와 책이 있으면 바로 신선이 사는 경지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다름 아닌 욕심에 사로잡힌 우리들의 마음과 혼자서만 잘살겠다고 몸부림치는 우리들의 그릇된 이기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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