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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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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배나무
작성자 이차희 등록일 13.11.11 조회수 179

배나무

   정호는 송강 정철의 자손으로, 영조 때 영의정을 지낸 인물이다. 그가 늘그막에 벼슬을 그만 두고 충주에 내려가서 살고 있을 때, 도승지 이형 좌가 왕명을 받들고 찾아왔다. 정호는 마침 회초리 같은 배나무 묘목 여남은 그루를 밭둑에 심고 있었다. 이형좌가 웃으며 말했다.

   “어느 세월에 배를 따시려고 수고로운 일을 하십니까?”

   정호의 나이가 그 때 여든이므로, 배가 열릴 무렵까지 살아 있겠느냐는 뜻이다.

   그런 일이 있고 여러 해가 지나서 이형좌는 충청감사로 발령을 받았다. 임지에 내려간 그가 인사차 정호를 찾아가니, 조촐한 주안상이 들어오는데 큼직 한 배 여남은 개가 곁들여져 있었다.

   먹어 보니 참으로 맛이 좋은 배였다.

   “이처럼 맛있는 배를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언젠가 그대가 찾아왔을 때 심은 그 나무에서 딴 것이오. 그대는 내가 이 배 를 먹지 못할 줄 알았지   만, 배를 따먹기 시작한 지가 벌써 몇 해째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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