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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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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어느 사자 왕의 이야기
작성자 이차희 등록일 12.10.08 조회수 217

어느 사자 왕의 이야기

 

  옛날, 어느 깊은 산 속 바위 굴 속에 한 마리의 사자가 살고 있었다.

  이 사자는 늘 ‘나는 모든 짐승 중의 왕이다. 그러므로 모든 짐승을 거느려 지킬 힘이 있다. 나는 내게 주어진 사명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스스로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사자 왕이 살고 있는 이웃에는 원숭이 부부와 새끼 두 마리가 살고 있어 사자와 원숭이는 잘 아는 사이가 되었다.

  어느 날, 원숭이 부부는 사자를 찾아와서

  “사자 왕이시여, 당신은 늘 모든 짐승을 보호해 준다고 하셨는데, 만약 그 말이 진실이라면 우리가 나가 먹을 것을 구해 올 때까지 이 새끼 두 마리를 좀 보호해 주십시오.”

하니

  “그건 어려울 게 없지. 안심하고 갔다 오게.”

  하고 사자 왕은 쾌히 승낙을 하였다. 그래서 엄마 원숭이는 새끼들을 사자 왕의 굴속에 맡겨두고는 이산 저산으로 먹을 것을 찾아 나섰고 사자 왕은 원숭이 새끼를 제 새끼처럼 조심해서 잘 돌보았다.

  그런 후 사오 일이 지난 뒤였다. 사자 왕은 새끼 원숭이를 데리고 굴 밖으로 나가 햇볕을 쬐며 놀다가 그만 몸이 노곤하여 바위에 큰 몸을 눕히고 잠이 들었다.

  그런데 그 때 마침 하늘을 날던 한 마리 독수리가 사자 왕이 깊이 잠들어 있는 것을 보고 새끼  원숭이를 확 움켜쥐고는 몹시 험하고 높은 바위 위로 날아가 버렸다.

  얼마 후 사자 왕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 보니 새끼 원숭이가 보이질 않았다. 어디로 놀러 갔거나 나무에 올라갔겠지 하고 둘레를 살펴보았지만 그 근처엔 새끼 원숭이가 그림자도 보이질 않았다.

  정신이 퍼뜩 난 사자 왕은 새끼 원숭이를 잃어 버렸다가는 맡은 책임을 다하지 못하게 되어 이거 큰일 났구나하고 다시 주위를 살펴보니 원숭이 새끼가 독수리에게 잡혀 높은 바위 위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 걱정을 하였으나 독수리 밥이 될 새끼 원숭이를 구해 낼 방법이 떠오르지를 않았다.

  ‘이렇게 된 이상 독수리에게 사정해서 구해 보는 수밖에 없겠다’라고 생각한 사자 왕은

  “독수리야, 내 소원을 들어주게. 그 새끼 원숭이는 내가 어미들로부터 부탁을 받은 것일세. 만약 자네가 원숭이 새끼를 죽여 버리면 나는 어미 원숭이에게 신용을 잃을 뿐 아니라 무참히 죽어야 하네. 그러니 그 새끼 원숭이를 돌려주게나. 내 평생에 한 번밖에 없을 부탁이네”

  하고 독수리 왕에게 애원을 하였다.

  “사자 왕, 땅에서는 내가 자네를 따르지 못하지만 이 높은 공중에서는 나는 자네를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네. 자네가 그처럼 원한다면 새끼 원숭이를 놓아 줄 수도 있지만 정말로 원숭이 새끼를 보호할 생각이라면 자네 몸뚱이를 내게 대신 줄 수 있겠나?”

  하고 독수리 왕은 큰 소리로 외쳤다.

  “그건 어렵지 않네. 내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 몸을 기꺼이 자네에게 주겠네. 이 몸을 아까워한다면 나는 원숭이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되지 않겠나. 그래가지고는 내 꼴이 아무것도 안 되지.”

  라고 말한 후 사자 왕은 주저하지 않고 높은 데로 올라가 몸을 던지려고 하였다. 사자 왕의 진실한 모습을 본 독수리는 급히 소리치며 말렸다.

  “남을 위해 목숨을 버리면 곧 복을 받을 것이니 내 그대에게 원숭이 새끼를 돌려 드리리다. 바라건대, 사자 왕이여 스스로를 해치지 마시오.”

리고는 독수리왕은 새끼 원숭이를 사자에게 돌려주었다.

  이리하여 사자 왕은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모든 짐승 중의 왕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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