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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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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말 많은 사람과 비파나무
작성자 이차희 등록일 12.10.08 조회수 210

말 많은 사람과 비파나무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는 꾀 많고 의심 많은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조조가 승상 자리에 있을 때, 그의 집 정원에 열매를 잘 맺는 비파나무가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조조는 비파나무를 아껴 누구도 비파 열매를 따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의심 많은 조조는 몰래 비파를 세어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의 집에는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도 여럿 있었고 보초병도 여럿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말 많은 보초병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보초병이 입이 무거운 친구 보초병에게 말했습니다.

  “여보게, 우리 저 비파를 슬쩍 따 먹세.”

  “함부로 말하지 말게. 누가 듣기라도 하면 큰일 나네.”

  “이런 겁쟁이! 입은 찢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어, 먹고 싶은 것을 어떻게 먹지 않을 수 있어?”

  “성현의 말씀에 입과 혀는 화를 불러들이는 문이고, 몸을 망치는 도끼와 같다고 하였네.”

  “모르는 소리! 입은 그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좋은 역할도 한다구.”

  말 많은 보초병은 마음이 조급한 성격이었고, 무식하면서도 아는 체를 잘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자네 말을 못 들은 것으로 하겠네.”

  입이 무거운 보초병은 비파나무에서 멀리 사라졌습니다.

  ‘바보 같으니! 비파를 슬쩍 따먹으면 정원사들이 의심을 받을 텐데…….’

  말 많은 보초병은 조조가 없는 틈을 노려 비파를 두 개나 몰래 따먹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조조는 비파 두 개가 없어진 것을 금방 알았습니다.

  “그 비파나무가 그 곳에 있으면 여러모로 방해가 되니까 아주 뿌리째 파서 없애 버려라!”

  하고 명령했습니다.

  그러자, 비파 두 개를 훔친 말 많은 보초병이 생각도 없이 버릇대로 입을 열었습니다 .

  “그렇게 맛있는 비파를 왜 베어 버리십니까?”

  조조는 눈을 빛내며 서릿발 같은 명령을 내렸습니다.

  “저 놈을 당장 끌고 가 처형시켜라!”

  말 많은 보초병은 형장으로 끌려가 목이 잘리고 말았습니다.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을 새삼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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