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교사의 당부의 말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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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엄부현 | 등록일 | 11.05.19 | 조회수 | 191 |
오늘 어머니 오셨다 가셨고 얘기가 잘 끝났습니다. 그 학원은 끊기로 하셨고, 학교 방과후 학교 한 군데와 합기도를 보내기로 하고 학교숙제와 독서지도를 제가 도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자영업을 하시고 저녁에 아이 봐주실 시간이 된다고 하셔서 눈높이를 낮추고 아이에게 특별히 더 신경 써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잘 해결되었으므로 제가 학부모님들께 하고픈 말만 남기고 아이와 관련된 내용은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2학년은 아동발달단계상 구체적 조작기(7세~11세)에 속합니다. 구체적 조작기 아동들은 구체적인 현실에서 출발하여 여러가지 경험에 의해 일반적 사실에 도달합니다. 즉, 다양한 활동이나 경험을 통해 규칙성을 깨닫는거죠. 초등학교 저학년 교과서를 보시면 글은 거의 없고 그림만 한가득에 놀이를 해 봅시다, 만들어 봅시다, 그려 봅시다, 몸으로 표현해 봅시다, 등등 이런 것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겁니다.
대체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공부에 왜 문제집이 필요합니까? 바른생활은 기초적인 생활습관을 몸에 익히는 거고 슬기로운 생활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놀이를 통해 알아가는 겁니다. 몸으로 체득하고 느껴야지 백날 문제집 풀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는겁니다. 장시간 영어 문제집만 들입다 풀고, 국어, 수학 문제집만 억지로 시켜서 2학년 아이에게 얼마나 득이 될까요?
그런 아이들에게 문제풀이식 주입식 교육은 공부와도 담쌓게 만들뿐만 아니라 생활태도와 심리상태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 역효과만 불러일으킵니다.
저학년 어머니들. 학원 보내실 때 보습학원은 보내지 마세요. 아이들이 공부를 멀어지게 하는 역효과만 나타납니다. 정 보내고 싶으시면 학원에서 어떻게 공부를 가르치는지 확인하세요. 활동이나 놀이 위주인지, 문제집만 풀게 하는지 말이죠.
저학년때는 공부에 흥미를 갖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공부가 아니라 놀이로 접근해야 하죠.) 공부에 흥미가 생겨야 스스로 하는 힘도 생깁니다. 보습학원에서 주는대로 받아먹는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할 줄 모를 뿐더러 스스로 공부하려는 의욕도 없기 때문에 지금은 잘 할지 모르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가 바뀔수록 성적이 뚝뚝 떨어집니다.
이건 중학년이나 고학년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걸 학원에 의지하지 마세요. 보습 학원은 학습이 많이 부족하고 뒤쳐지는 아이들이 부족한 부분을 반복연습 하는 곳일 뿐,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아이까지 그 기회를 원천적으로 빼앗아서는 안됩니다.
몇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에는 시험 성적 몇 점 더 받는 것보다 공부를 위한 기초를 다지는게 더 중요합니다. 생활습관, 학습태도, 흥미 이런 것들요.
숙제 스스로 하기, 준비물 스스로 챙기기 올바른 독서 습관 기르기 단 30분이라도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 들이기 주변 환경에 호기심 가지기(탐구심 기르기) 무슨 일이든 즐거운 마음가짐으로 하기
저학년 때는 학교에서 내어주는 것만 열심히 해도 웬만큼 됩니다. 물론 그게 조금 부족한 아이도 한 반에 두 세명 정도 되지만요. 부족한 게 있을 때에는 보습학원 보다는 엄마(혹은 아빠)가 봐주는게 제일 좋습니다. 저학년 까지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아이들에게는 절대적이거든요. (물론 맞벌이 분들은 힘듭니다.;;; 그렇다고 내 아인데 내가 신경 안쓰면 우짭니꺼?) 저도 '엄마와 함께 하는 학습놀이'란 책을 옆에 끼고 국어 부진아 아이들 개별지도 하고 있습니다. 진단평가 50점 받은 아이들 이번 중간고사 다 84점 받더군요. 엄마가 놀이하듯이 옆에 끼고 가르치면 저것보다 더 나올지도 모릅니다. 교사는 여러명을 봐야하고 중간에 일이 있으면 제대로 못봐줄 때도 많거든요.
저학년 때 공부를 위한 터를 잘 닦아놓으면 중학년 가서 훨씬 수월할겁니다. 아이들이 받아오는 점수에 너무 연연해하지 마시고(80점 이상이면 학습 도달도에 이미 상으로 도달한겁니다.) 아이들의 공부습관, 생활습관, 마음가짐에 더 신경을 써 주세요. 지금 아무리 100점 받더라도 기본습관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는 아이는 이미 진겁니다.
그리고 저도 인간인지라 부모도 힘들어하는 아이, 말 안듣고 아무것도 안해오고 맨날 도망가는 아이가 골치아픈건 어쩔 수 없네요. 내 뱃속의 아기 태교에도 안 좋구요. 뭐 이렇게 저렇게 하면서 도가 좀 닦이겠죠. 아이고..... 내일부터 하나하나 붙잡고 시키려니 (순화시켜서..;;) '걱정'이 좀 됩니다. 어떻게 씨름해야 하나.... 어떻게 구워삶아야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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