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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 실기 폐지가 잠자던 창의성 깨울것
작성자 정진기 등록일 09.09.17 조회수 115

미대 실기 폐지가 잠자던 창의성 깨울것

 

◆대학총장과 동문 CEO의 만남⑬ / 권명광 홍익대 총장 - 강우현 남이섬 대표◆



최근 한 취업포털은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에게 '대학 교육 만족도'를 물었다. 조사 결과 '창의성ㆍ독창성을 길러내지 못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획일적 인재를 양산해 온 국내 대학 교육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다. 하지만 현실과는 반대로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경제위기 속에 창의성으로 무장한 인재를 배출해야 할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0학년도 미대 입시에서 일부 전공의 실기고사를 폐지한 권명광 홍익대 총장은 "지적능력뿐만 아니라 예술적 감성과 창의성을 함께 갖춘 인재 양성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이섬을 매년 180만명이 찾는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킨 강우현 대표도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오감을 모두 발휘해야 한다"며 "기존 교육 시스템에서 제대로 개발하지 못한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의성 교육'을 주제로 진행된 권 총장과 강 대표의 대담을 요약했다.

-'21세기에는 창의성을 가진 소수의 천재가 수십만 명을 먹여 살리고, 기업과 국가 발전을 이끈다'는 말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창의성은 왜 중요한가.



▶권명광 총장=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항상 이성과 감성의 대립구조가 존재했다. 고대에는 상상력이, 중세에는 이성적 사고가, 다시 인본주의 시대를 맞아 이성을 뛰어넘는 창의성이 중시됐다.

한국에서는 세종대왕 재임기에 창의력이 가장 빛났다. 세종대왕은 밤을 새워 가며 신하들과 토론하면서 최고의 창조물인 한글을 발명했다. 그리고 21세기 들어 다시 창의성이 요구되고 있다. 산업ㆍ정보 사회에는 없었던 상상력을 통해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는 드림(Dream) 사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강우현 대표=무엇보다도 상황이 급변했다. 예를 들면 기존에는 있는 사물을 그대로 그리면 아무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영어 교과서를 달달 외워도 면접관이 절대로 순서대로 물어보지 않는다. 즉 연습한 대로 통하는 사회가 아닌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해 콘텐츠를 복합시켜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붕어빵'을 배출한 기존의 사고에서 벗어나 창의성을 통해 예술 리더십을 키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취업포털의 조사 결과가 보여주듯이 시대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창의성에 관한 한 한국 사회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창의력이 곧 경쟁력인 예술 분야 전문가로서 전반적인 창의성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권 총장=새 정부가 들어선 후 창의성 얘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실제로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 같지는 않다.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창조경영을 부르짖지만 행동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는 생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LED TV가 처음 나왔을 때 왜 필요한지 모두들 의아해 했지만 지금은 얼마나 편하게 사용하고 있는가. 이제는 디자이너, 예술가들이 넥타이를 만들어 수요를 창출하는 시대임을 명심해야 한다.



▶강 대표=남이섬을 성공적으로 경영하다 보니 상상경영, DNA경영, 박테리아경영 얘기를 농담처럼 꺼내도 기업들이 믿어준다. 이는 그만큼 국내 기업들의 창조경영 수준이 낮다는 것을 방증한다. 예전에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내용을 그려주는 것이 미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림이 앞으로 오고, 글이 뒤로 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디자이너가 자동차를 먼저 디자인한 뒤 전체 메커니즘을 완성할 정도로 창의성이 기업 경영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학이 오히려 학생들의 창의성을 감소시킨다고 비판하고 있다. 창의성을 가진 인재들은 뽑았는데, 교육과정에서 잠재력을 살리기보다는 그저 그런 평범한 학생으로 전락시킨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권 총장=자유분방하고 다양한 사고를 가진 학생들이 대학 틀에 갇히는 것은 분명 문제다. 창의성을 마음껏 펼쳐야 하는 시기에 생각을 한 곳에만 몰입시키면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교수와 학교가 달라져야 하는데 이에는 학생들의 변화가 우선시돼야 한다. 풍부한 창의성과 사고를 갖춘 학생들이 들어오면 교수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 홍익대가 혁신적인 입시안을 마련한 것도 대학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강 대표=미대 출신으로서 재능 있는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 수준이 낮아지는 사례를 많이 본다. 어렵게 입학한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워줄 수 있는 커리큘럼 마련과 교수들의 분발이 시급하다. 교수들이 창조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학생들에게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주기 어렵다. 이와 함께 오픈학점제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학교 내에서 모든 학점을 딸 필요는 없다. 다양한 과외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일정 학점은 대학 밖에서 취득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면 좋겠다.

-이런 측면에서 실기고사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여 2013학년도부터 모든 미대생을 무실기 전형으로 선발하기로 한 홍익대의 방침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내 창의성 교육에서 이번 입시안은 어떤 의미를 갖나.

▶권 총장=사실 전 세계적으로 실기시험을 한국처럼 경쟁적으로 실시하는 나라도 없다. 미대 입시에서 실기시험을 폐지하기로 한 결정이 혁명적으로 평가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만큼 입시시장은 물론 국내 대학 교육에도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대학은 사교육에 찌들지 않은 재능 있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미술 공교육을 살리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전인격적인 성장도 꾀할 수 있다. 대학들이 이러한 학생들에게 맞는 교육과정을 준비한다면 잠자고 있던 창의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강 대표=1970년대 초 미대 시험을 보러 갔는데 지원자들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하지만 대부분 학생들의 그림이 판박이처럼 똑같았다. 학원에서 배운 개성 없는 작품들이 복제됐던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홍익대의 실기시험 폐지 선언은 30년 넘게 계속돼 온 고질적 병폐를 해소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에는 교수,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겠지만 결국에는 수준 높은 창의성 교육을 위한 중요한 디딤돌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창의력의 기반이 되는 다양성을 위해 다른 학교들이 모두 홍익대와 같은 길을 걷지는 않기를 바란다.

◆ 외국사례 모방해선 1등 못돼… 창조경영 실천해야 앞서간다

권 총장과 강 대표는 "창의성으로 무장한 인재를 선발해 창조경영을 펼쳐야 세계 최고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캠퍼스를 벗어나 다양한 분야를 체험함으로써 세상을 폭넓게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를 대표하는 창의력 전문가로서 평소 어떤 방식으로 창의성 교육을 실천해 왔는가. 창의성 교육과 관련해 특별히 초점을 맞춘 부문이 있다면.

▶권 총장=대학 총장들 중 창의성 교육의 중요성을 평소 가장 많이 외친 사람 중 한 명이다. 지금까지처럼 외국 사례를 모방하는 것으로는 2~3등은 될 수 있어도 절대 1등으로 올라서지는 못한다. 기술 수준이 보편화한 상황에서 1등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창조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이는 마스크가 녹색으로 표현된 영화 '마스크'에서 잘 나타난다. 마귀할멈의 색깔로만 여겨지던 녹색을 과감히 선택함으로써 영화는 마스크에 대한 선입견을 깼다.

▶강 대표=남이섬에서 근무할 사원을 뽑는 데 창의성 개념을 적극 도입했다. 예를 들어 지원자들을 동그랗게 둘러앉힌 뒤 자신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케 했다. 이후 지원자들이 서로를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개개인의 창의성을 살펴봤다. 또 지난해에는 본인이 직접 지원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한 뒤 지원자들에게 대표를 면접하게 했다.

이러한 창의적인 선발방식은 남이섬이 평범한 유원지에서 문화 관광지로 거듭나는 데 큰 힘이 됐다.

풍부한 잠재력을 갖춘 신입생을 많이 선발한다고 해서 창의성 교육의 효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 창의성 분야에 몸담아온 인생의 선배로서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가.

▶권 총장=현대 사회에서는 모든 분야가 주변 영역과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즉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적 능력, 예술적 리더십 역시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공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서 미술가로 성장하는 것은 물론 개성 있는 사회인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 풍부한 교양교육을 받고 교내외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면서 대학 시절을 보내야 한다.

▶강 대표=창의적인 학생들이라면 세상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진정한 해답은 교과서가 아닌 학교 밖에 있을 때가 많다. 162명 중 157등 성적으로 대학에 턱걸이했지만 창의성에 관한 한 최고의 성과를 올린 스스로가 좋은 예다. 세상으로 눈을 돌리면 창의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부족한 적응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상상력을 갖춘 사람들이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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