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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이 그림이 지금으로부터 수만 년 전에 그려진 것이라면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 당시는 돌을 나무에 묶어 들소 같은 동물들을 사냥해서 먹고 살던 시기입니다. 동굴에서 살면서 농사짓는 방법도 모르던 시기에 그려진 그림인 것입니다. 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요?
1940년 프랑스의 도르도뉴 지방에서 어린이들이 소풍을 떠났답니다. 개 한 마리를 앞세우고 떠났답니다.
과자도 먹고 샘물도 마시면서 신나게 놀던 소년들은 어느 순간 개가 없어진 것을 알고 깜짝 놀라 개를 찾아 나섰답니다.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가려고 개를 찾던 소년들이 개 짖는 소리를 듣고 달려간 곳은 동굴이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동굴 속으로 들어가 개를 끌어안았지만 개는 여전히 벽을 쳐다보고 짖기만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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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들렌 동굴속에 있는 벽화 (구석기 시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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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들이 그 벽의 먼지를 털어 내니 거기에는 200여 마리나 되는 수많은 동물들이 가득 그려져 있었답니다.
이것은 지금으로부터 수만 년 전 구석기 시대에 그려진 라스코 동굴벽화가 우연히 발견된 이야기입니다.
에스파니아 북부지방에 있는 알타미라 동굴도 1879년 어느 여자 어린이가 우연히 발견한 것입니다. 알타미라 동굴에도 들소, 사슴, 말 등이 25마리 정도 그려져 있었다고 합니다.
원시시대 사람들이 이렇게 소를 비롯한 동물들을 벽에다 그린 이유가 무엇일까요? 동굴을 장식하기 위한 것일까요? 아니면 동물을 그리고 싶어서였을까요?
구석기 시대의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벽에다 들소의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예술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많은 사냥감을 획득하기 위한 주술적인 행위였다고 합니다.
아주 먼 옛날에는 지금같이 한 곳에 머물면서 농사를 짓지 않고 이곳저곳 옮겨다니면서 사냥을 해서 먹고살았습니다. 그 때는 들소가 주된 식량이었는데 이 들소 떼들은 항상 한 곳에 모여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원시인들은 소 떼들을 쫓아다녀야 했기 때문에 원시인들은 무척 힘든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들의 소원은 소들이 이동하지 않고 항상 그들 가까운 곳에 머물렀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자기들이 사는 동굴의 벽에다 소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소들의 영혼을 빼앗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지요. 그래야 쉽게 사냥감을 구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것이 들소를 그린 첫째 이유입니다.
둘째 이유는 무서운 들소를 더 많이 사냥하기 위한 주술 행위로 그들은 벽에다 들소를 그려 놓고 일부러 찔러 보기도 하면서 공포감을 없애고 용기를 키웠던 것입니다. 그 앞에서 제사를 지내기도 하였겠지요. 실제 동굴벽화의 어떤 동물의 그림에는 아직도 수많은 창자국이 남아 있답니다. 그림 속의 들소를 죽임으로써 살아 있는 들소를 잡을 수 있다고 믿은 것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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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의 그림을보면 들소가죽을 뒤집어 쓴 주술사가 이상한 자세로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주술사가 주문을 외우면서 사람들에게 그려진 동물을 향하여 창이나 돌도끼를 던지도록 하는 모습이지요.
아프리카에 가서 미개인들에게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못 찍게 한답니다. 그 이유는 사진을 보고 자신의 영혼을 빼앗긴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이 점에서도 원시인들이나 미개인들이 그림 속의 동물을 실제의 동물과 똑같이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원시 시대의 기본 생활 수단은 동물을 사냥하거나 나무 열매를 따먹는 것이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자연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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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냥을 잘 하기 위해서는 짐승들의 동작과 습관을 자세히 관찰할 필요가 있었고 사냥감을 잽싸게 죽일 수 있는 용기와 기술을 익혀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짐승을 실제와 꼭 닮게 그렸을 것입니다.
비슷한 예로 우리는 옛날 사람들이 쓰던 칼이나 창에 용이나 호랑이의 모양을 새기거나 조각하여 장식한 것을 볼 수 있지요. 이것도 단순히 장식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동물들의 영혼이 그 칼과 창에 깃들어 자기들을 좀더 용맹스럽게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지요. 이렇게 신비한 어떤 힘을 이용해 자기가 바라는 바를 이루게 해달라고 비는 것을 주술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그림은 미술관에 걸리기 위해 또는 사람들이 사는 곳을 장식하기 위하여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으면서 시작되었답니다. 물론 인류의 살아가는 방식이 사냥과 열매를 따는 생활에서 한 곳에 머물러 살며 목축과 농사를 짓는 생활로 발전함에 따라 예술양식에도 새롭게 변했습니다.
즉 주술적이고 자연발생적인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던 것에서 관념적이고 상징적인 예술양식이 시작되었고 실제적인 목적과 관련되지 않는 장식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지요.
문자나 말로 의사소통을 하기 전의 옛날에는 그림이 말이나 문자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그림으로 자기가 상대방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전했던 것이지요. 여기서 우리는 그림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뜻이나 생각을 전하는 하나의 언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화가만 하는 일이 아닙니다. 연필이나 수채물감, 붓 같은 것이 없던 아주 먼 옛날에도 사람들은 그림을 그렸잖아요? 여러분도 구석기 시대의 사람들처럼 지금 꼭 해보고 싶은 일을 그림으로 그려보세요. 간절한 마음을 담아 그리면 소원이 이루어질지도 모르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