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꽃은 슬펐어요. 장미와 튤립 같은 꽃들은 꽃밭 앞쪽에 살고 있었지만 자신은 꽃밭 가장자리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어머, 장미꽃이 활짝 피었네.'' ''이 튤립은 정말 예쁜걸.'' 사람들은 꽃밭에 물을 주면서 꽃들을 칭찬했지만 데이지 꽃은 거들어보지도 않았어요. 데이지 꽃은 아침 이슬로 목을 축이며 겨우겨우 살아갔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종달새가 데이지 꽃에 날아왔어요. ''예쁜 데이지 꽃, 왜 이렇게 슬퍼 보이니?'' ''어? 종달새님은 왜 꽃발에 있는 꽃들에 가지 않고 제게 오셨나요? 전 꽃밭에서 보이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은 꽃인데?'' ''그게 무슨 소리야? 넌 다른 꽃들처럼 아주 예쁜데.'' ''정말이요?'' 데이지 꽃은 신이 났습니다. 자신을 알아주는 종달새가 매우 고마웠어요. 꽃밭의 다른 꽃들은 종달새와 데이지 꽃이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 화가 났어요. ''흥, 그깟 데이지 꽃이 뭐가 예쁘단 말이야!'' 장미는 화가 나 얼굴이 더욱 빨개졌어요. ''흥, 저런 조그만 꽃을 좋아하다니. 종달새는 바보인가 보군!'' 해바라기는 고개를 높이 빼고 데이지 꽃을 외면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장난꾸러기 소년들이 종달새를 잡았어요. 그리고는 새장에 가뒀지요. 데이지 꽃은 종달새가 걱정되었어요. ''가여운 종달새님! 넓디넓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니다가 좁디좁은 새장에 가혔으니 얼마나 답답하실까?'' 바로 그때, 소년이 꽃밭으로 다가왔어요. ''이야, 여기 예쁜 꽃들이 많이 있구나!'' 소년은 작은 삽을 가지고 장미와 튤립, 해바라기를 파내 갔어요. 데이지 꽃도 그만 소년의 눈에 띄어 파내어졌어요. ''이 꽃은 조그맣고 예쁘지도 않으니 새장 속에나 넣어야겠다.'' 아, 드디어``````. ''안녕하세요, 종달새님.'' 데이지 꽃은 눈물을 글썽이며 종달새를 불렀어요. ''으음, 그래. 예쁜 데이지 꽃이구나.'' 종달새는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어요. ''종달새님, 힘을 내세요. 다시 하늘을 훨훨 날 수 있는 날이 올 거예요. 힘을 내세요.'' ''고맙구나, 데이지 꽃. 넌 세상에서 가장 예쁜 마음을 가진 꽃이야.'' 종달새는 데이지 꽃을 꼭 끌어안았어요. 종달새의 가슴은 따뜻하고 포근했답니다. 장미와 튤립,해바라기 처럼 놀리는 듯이 이야기를 하면 않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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