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학교 지킴이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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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춘호 | 등록일 | 11.03.23 | 조회수 | 216 |
아직 바람이 차가운 강물을 거슬러 양방산 자락에 놓여 있는 고등학교 운동장을 휘감아 달려간다.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어 호호 불어야만 되는 차가운 날씨인데 누가 리어카에 돌을 싣고 빗물에 흙이 패어나간 구렁을 메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누구인가? 우리학교 지킴이 선생님 이윤국 선생님! 시킨 작업도 아니고 아니해도 그만인 손시려운, 허리아픈 작업을 오전 한 나절 혼자 하고 계신다. 내가 본교에 부임할 때 학교 건물 앞뒤 공간에 놓여 있던 물건들.....휴지, 낙엽, 깨진 유리창조각, 잘 정돈되지 않은 분리수거장에서 날라다니는 비닐 등등.....부임초라 바쁜 일정으로 눈을 돌릴 겨를이 없었는데 어느 날 교육부에서, 도교육청에서, 의회에서, 장학회에서 손님이 오실 때 모시고 앞장을 서서 학교를 소개하려다 문득 '지저분하면 어쩌지?' 하는 개운치 못한 우려가 현실이 아니고, 말 그대로 맑게 정리되고 깨끗이 치워진 모습으로 전개되는 저쪽에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다니시는 우리 학교 지킴이 선생님 이윤국 선생님이 계셨다. 밤늦게 귀가하는 아이들이 고샅을 휘리릭 달려드는 승용차에 놀라 우아 와 비명을 지르는 일이 많아 선생님을 당번으로 세워 지키라고 - 교통 정리를 하라고 말씀을 드리려고 하는데 거기 빨간 지시등이 켜지는 막대봉을 들고 힘차게 달려드는 차들을 멈춰 세우시는 분이 계셨다. 우리 학교 지킴이 선생님 이윤국 선생님이 계셨다. 나는 혼자 스스로 부끄러웠다. 나도 시간시간 껌떼는 칼,빗자루, 손걸레를 들고 복도를 돌아다니기로 한다. 누가 무엇을 얼마나 많이 얻었는가 가치를 메겨 저울질하는 것이 일상사가 된 세상인데 무엇을 얼마를 받는가와는 상관없이 아름다운 마음으로 주위를 사랑하며 사는 사람을 옆에서 보는 행복함으로 하루가 간다. 고마운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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