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옆으로 케이블카 운행, 학습권·교육환경 침해”
단양학부모·학교운영위 중심, ‘개발반대대책위’ 구성
▲ 지난 1일 단양고등학교 학생들이 ‘단양 양방산 케이블카 개발사업’ 주민공청회가 열린 단양문화예술회관 현관 앞에서 케이블카 사업 반대 현수막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교실 옆으로 케이블카가 온종일 오가면 학습권과 교육환경권 등을 침해받는다며 주민들에게 설치반대를 호소했다. 사진=목성균기자
“단양고등학교를 지켜주세요. 학교 교실 옆으로 케이블카가 온종일 왔다 갔다 한다면 학생들이 과연 공부를 할 수 있을까요?”
지난 1일 단양 ‘양방산 케이블카 개발사업’ 주민공청회가 열린 단양문화예술회관 입구에는 단양고 학생들이 케이블카 사업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들고 침묵시위에 들어갔다.
시위에 참석한 단양고 이우석 자치학생회장은 “우리의 뜻을 알리기 위해 수업도 빠진 채 이곳에 왔다”면서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육환경권 등을 침해하면서까지 케이블카를 개발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재고해 달라”고 주민들에게 호소했다.
이날 공청회는 민간개발사인 (가칭)단양관광발전곤돌라(주) 주관으로 열린 주민공청회다.
패널로 나선 이관표 전 세명대 교수는 “인구유입과 관광객 증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단양의 현실 속에서 케이블카 설치는 시기적으로 좋은 기회”라면서도 “하지만 학습권과 교육환경이 침해된다면 반대 한다”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주민과 소통 없이 밀어붙인 사업은 실패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최승배 대책위원장(단양고 학교운영위원장)은 “케이블카 운행노선이 운동장과 기숙사를 통과하는 노선이라면 무조건 반대”라며 “당초부터 이 같은 사업계획을 세운 단양군은 군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군과 사업자 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전혜란 단양군학부모연합회장은 “케이블카 사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케이블카 캐빈이 온종일 교실 쪽으로 오간다면 학생들이 공부가 될 수 있겠냐”고 사업자 측에 되물었다.
김은혜 단양고 학부모회장은 “지역에 유일한 인문계고등학교의 면학분위기까지 해쳐가며 관광 사업을 하겠다는 구상이 정상이냐”고 따져 물었다.
김학성 신단양지역개발회장은 “단양읍민을 소외시키고 학교 관계자들만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갖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불쾌해했다.
단양군은 지난해부터 민간자본으로 소노문단양(옛 대명콘도)에서 양방산까지 1.6㎞를 오가는 케이블카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행사 측은 사업비 552억원을 들여 오는 2025년 운행을 목표로 10인승 캐빈 44대를 운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최근 관계기관 등과 협의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카 계획 운행 노선이 단양고 옆을 지나면서 ‘학습권을 침해 받는다’며 학생들과 학부모, 일부 지역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반대대책위에 따르면 케이블카는 학교 경계로부터 151m, 100여 명이 머물고 있는 기숙사로부터 161m 떨어진 지점을 운행해 학생들의 학습권과 생활권까지 침해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