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니머스는 정의로운가?

2207 김민범

요즘 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누구나 컴퓨터, 휴대 전화 등의 전자기기를 통해서 쉽게 인터넷을 이용하고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화 시대가 되며 인터넷 및 전자 기기가 발달하면서 동시에 그 그림자도 커진다고 할 수 있는데, 해킹, 악성 프로그램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해킹하면 떠오르는 집단이라면 어나니머스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들이 하는 행위에 대해서 ‘정의롭다’ 혹은 ‘정의롭지 않다’에 대해서 판가름한다면, 나는 이들의 행위가 정의롭다고 생각한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이 들 수 있다.

첫 번째로, 이들의 행위의 기반이 되는 사상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어나니머스는 인류애적인 사상을 바탕으로 한다. 그리고 그들 스스로 역시 자유, 정의, 평화를 표방하고 있다. 보통 현대의 정의관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런 사상은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는 것들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들은 정의롭다고 말 할 수 있다. 또한, 어나니머스는 아나키즘(무정부주의)에 가까운 사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개인이라거나, 국가, 정부를 위해서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위를 하므로, 마땅히 이들을 바람직하며, 정의롭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이들의 행위는 사회 정의 및 안전을 지키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ISIS의 파리 테러 당시 어나니머스는 “프랑스인들은 당신들보다 더 강하고, 이번 비극을 겪고 나서 한층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을 하면서 ISIS 그 자체와 ISIS의 머리라고 볼 수 있는 다에시에게 사이버 공격을 통하여 이들을 응징하고, 이들이 계획 중이던 또 다른 7개가량의 테러를 해킹을 통해 사전에 공개하여 공격을 무산시켜버려 사회의 정의를 지키고 동시에 사회 안전에도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사람들의 알 권리를 존중한다고 할 수 있다. 위키리크스라는 단체가 2010년 말 미국 정부 외교기밀 문서를 공개하였는데, 미 정부는 이들에 대한 기부나 후원 등을 막아버렸다. 하지만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던 어나니머스는 위키리크스에 대한 기부나 후원을 막은 사이트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였다. 이는 간접적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알 권리를 존중한다는 뜻이 될 수 있다.

네 번째, 어나니머스가 정의롭지 않다고 하는 이들은 “어나니머스는 익명성을 기반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이들에 의해서 사기, 개인정보 침해 등의 다른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라고 말하는데, 이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요리용 식칼이 있다고 가정하여 보자. 이 요리용 식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이가 있고, 다른 어떤 이는 이 식칼을 들고 요리를 하는 척하다가 사람을 죽이는 만행을 저지를 수도 있다. 이때, 보통 사람들은 식칼로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이를 잘못되었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요리사의 탈을 쓴 채로 사람을 죽이는 만행을 저지른 이를 잘못했다고 생각할까? 대부분 사람을 죽인 자가 잘못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즉, 익명성을 빌미로 어나니머스를 사칭하여 사기, 개인정보 침해, 악성 해킹 등과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어나니머스를 사칭하는 자들의 잘못이지, 어나니머스가 잘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 따라서 어나니머스의 행위는 의로운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어나니머스는 인류애적인 사상을 바탕으로, 자유, 평화, 정의를 표방하고 있으며 이는 사회 정의와 사회 안전을 지키는데 기여하는 것과 연결되기 때문에, 나는 어나니머스는 정의롭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