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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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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침묵의 계절, 정희성
작성자 김기훈 등록일 18.12.19 조회수 216
첨부파일

한 주를 여는 행복한 시 읽기_20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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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의 계절

                                                  

                                                                                                  정희성

 

수업이 끝나기 전에

시간을 주어도 아이들은

질문을 하지 않는다

질문이 없는 교실로

낙엽은 날아들고

누구의 입에선가 새어 나온

짧은 탄성 한마디로

눈시울이 붉어진 가을

가을만이 확실한

우리들의 감동이다

메마른 몇 개의 낱말과

눈먼 문법으로 어떻게

우리들의 삶의 깊이를

측량할 수 있으랴

만약에 침묵이

이 세상을 사는 우리들의

유일한 대답이라면

비본질적인 질문으로 더 이상

아이들을 괴롭히지 않으리라

아아 말 못할 우리들의 시대

이루지 못한 꿈의 빛깔로

낙엽은 저렇게 떨어져

가을은 차라리

우리들의 감동이다

 

  1. 시를 함께 낭송해보고, 이 시에 등장하는 장면들을 떠올려봅시다.

 2. [짝과 함께] 시에 대해 대화를 나눠볼까요?

-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어디인가요?

- ‘아이들은 왜 질문하지 않았을까요? 짧은 탄성, 눈먼 문법의 의미는 무엇이며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 우리 학교에서 가장 본질적인 질문은 무엇일까요?


질문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어제 대구 시내에서 스쿨 미투 행진행사가 있었는데요, 학생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질문을 하고 질문을 통해 스스로 주인 선언을 하는 중요한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왜 그런 말을 하지?’, ‘나는 왜 불편한 마음이 들까?’ 등의 질문을 아무도 하지 않았다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겠지요. 그리고 학교는 여전이 폐쇄적이고 성차별적인 감옥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요? 어떤 질문으로 나와 우리와 세상을 바꾸어나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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