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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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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부탁해 - 황인숙
작성자 홍광표 등록일 19.09.05 조회수 183

 

 

고양이를 부탁해/ 황인숙

 

 

 

 

                                                                    "아, 미치겠다…… 너는 또 누구냐?"

                                                                                                                     -천사언니*

 

  비 막 그치고

  맑게 씻긴 장독대 항아리,

  그 뒤에 항아리 같은 눈망울,

  고양이입니다.

  도둑고양이, 길고양이, 골목 고양이,

  노숙묘라고도 하지요.

  '커다란 고양이와 어린 고양이가

  말라비틀어진 닭 뼈다귀를 두고

  사투를 벌이는 곳' 에서** 삽니다.

  시끄럽다, 더럽다, 무섭다 합니다.

  (생각해보세요, 어느 편이 진짜 그런지)

  굶주린 고양이한테 약 섞은 밥을 줍니다.

  엄마고양이를 쫓아버리고, 갓 태어난 고양이들을

  쥐잡는 끈끈이로 둘둘 말아 내버리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고 많아

  "아, 미치겠다…… 너는 또 누구냐?"

  돌봐야 할 고양이가 또 보이면

  천사언니는 반갑고도 힘겨워 탄식합니다.

  잔인하고 무정한 이 거리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가는 고양이들.

 

  고양이들이 사라진 동네는

  사람의 영혼이 텅 빈 동네입니다.

  이만저만 조용한 게 아니겠지요.

  그러면 좋을까요?

 

  *인터넷 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회원.

  ** 위 카페의 한 게시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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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영혼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린

사랑이 필요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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