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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과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5.04.18 조회수 6

 

 

 

어떻게 과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기다리고, 의심하고, 실패하고 그럼에도 과학자로 살아가는 이유

이윤종 저 | 어크로스 | 2025년 01월 13일


목차

프롤로그: 과학자의 서재로 찾아가다

지구라는 역사책 속 한 페이지를 마주하다
ㆍ지질학자 우주선

중력에 맞서 꺾이지 않고 나아가는 힘
ㆍ우주물리학자 황정아

그게 무슨 과학이냐는 질문 앞에서
ㆍ커피화학자 이승훈

코스모스의 관점에서 우리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
ㆍ실험물리학자 고재현

우리는 지금도 공룡의 시대에 살고 있다
ㆍ고생물학자 이융남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보이기 시작한다
ㆍ인공위성 원격탐사 전문가 김현옥

과학관을 엔지니어링하기
ㆍ서울시립과학관장 유만선

과학을 사랑하는 기술
ㆍ과학기술학자 임소연



책소개
지질학자, 고생물학자, 우주물리학자 등 대한민국 과학계 최전선에 있는 과학자 8인의 과학하는 마음을 담은 인터뷰집이다. 이들에게 과학은 그저 학문의 한 줄기가 아니라 인생을 걸어볼 만한 일이자 사랑의 대상이며, 세상과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이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과학자라는 길을 선택하게 했을까? 기다리고, 의심하고, 실패하는 일을 반복하면서도 과학자로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23년 차 방송 작가로 그간 과학과 책을 연결하는 다양한 시도를 해온 이윤종 작가는, 스튜디오를 벗어나 동시대 과학자들을 찾아가 직접 묻기로 한다. 과학에 대한 당신의 첫 기억은 무엇이냐고, 과학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이 당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냐고 말이다. 제각각의 영역에서 분투하는 그들의 이야기에서 가장 큰 공통점을 뽑아내자면 ‘어떻게 과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냐’는 고백이다. 우리는 그 고백들 속에서 과학만이 보여줄 수 있는 나와 연결된 더 큰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책 속으로

1년에 몇 밀리미터로 느리게 일어나는 변화라 해도 시간이 쌓이면, 엄청난 효과를 일으켜요. 그런데 1억 년이 아니라 5억 년, 아니 그보다 충분히 더 긴 시간이 있다면 어떨까요? 무슨 일이라도, 이 세상에 없던 생명도 만들어질 수 있을 거예요. 생명이 38억 년 전 어느 시점에 짠하고 갑자기 나왔을 리는 없고, 46억 년 전과 38억 년 전 사이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시간이 있었던 거잖아요. 처음에는 우연이었던 사건이 무수한 실험과 실패를 겪으면서 생명 탄생의 결과로 이어진 건데, 우연을 필연으로 바꿀 수 있는 조건은 시간이라는 거지요. 그 시간을 지질학에서 다루고 있는 거고요.
--- 「지구라는 역사책 속 한 페이지를 마주하다」 중에서

과학 없이 공학만 가는 것은 멍청한 짓이고. 공학 없이 과학만 가는 것은 망상이죠. what과 how가 함께 가야만 합니다. what을 책임지는 게 과학(science)이고, how를 책임지는 게 공학(engineering)이에요. 둘이 따로 간다? 재앙입니다. what과 why가 맨 앞에 있는 게 맞고, how가 따라와줘야 해요. 근데 우리나라는 기형적으로 how만 먼저 가죠. 흔히들 연구개발, R&D(Research and Development)라고 하잖아요. 우리나라에만 있는 개념이에요. 연구만 하고 논문만 쓰면 안 되고, 뭔가 상품을 개발하고 만들어서 그것이 얼마만큼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지 설명할 것을 과학자들에게 강요한다고요. 무슨 말이냐면, 우주 환경을 이해하고 싶다거나, 오로라가 왜 생기는지 알고 싶다거나, 우주의 나이는 몇 살인지 알아내는 일에는 연구비를 받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거예요. 무조건 어떻게 도착할지만 중요하게 생각하죠.
--- 「중력에 맞서 꺾이지 않고 나아가는 힘」 중에서

“그런 게 무슨 과학이야, 그런 건 나도 할 수 있겠다”와 같은 반응이 나온다면 전 오히려 환영합니다. “그래, 이것도 과학이야, 그러니까 너도 과학할 수 있어”라고 이야기해줄 수 있으니까요. 노벨상이나 인류의 지적 진보를 이끄는 연구도 좋지만,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과학을 실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거든요.
--- 「그게 무슨 과학이냐는 질문 앞에서」 중에서

햇빛을 이루는 빛알은 엄청난 압력과 온도로 인해 핵융합이 일어나는 태양의 중심부에서 태어나 태양 표면까지 올라오는 데 수십만 년의 시간이 걸려요. 우리가 보는 빛은 태양 속에서 그 오랜 시간을 버틴 끝에 지구를 향해 8분을 날아온 빛입니다. 달이나 목성 혹은 다른 곳으로 갈 확률도 있지만 극히 일부의 빛알이 지구 표면에 도달해 아주 작은 이파리에 들어가서 광합성을 일으키지요. 그 잎을 먹고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 거니까, 나뭇잎 하나로도 우주로 연결되는 거예요.
--- 「코스모스의 관점에서 우리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 중에서

우리 대부분은 ‘태어났으니까 그냥 사는 거지’ 하며 돈 벌어서 소비하고 같은 인간들끼리 부딪히고 싸우면서 한평생 살다 가잖아요. 그렇지만 내가 왜 이 넓은 우주의 태양계의 지구라는 행성에서 생명으로 태어났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나라는 존재가 지금 여기에 있는지를 알고 죽는 것과 모르고 죽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생명의 유구함, 진화를 통해 과거로부터 면면히 이어져온 나의 뿌리를 안다는 것은 나 자신의 존재를 이해하는 일과도 같은 겁니다. 그러니 내게 화석이란 인생을 걸어볼 만한 일이 된 거죠.
--- 「우리는 지금도 공룡의 시대에 살고 있다」 중에서

인공위성 원격탐사는 도시와 국가를 넘어 지도 밖으로 나와 지구라는 공간을 바라봐요. 게다가 인공위성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일정 주기로 반복해서 같은 장소를 본다는 거잖아요. 아기가 태어나면 성장 앨범 만들어주고 그걸 보면서 “너 태어났을 때 발이 요만했지, 이때 처음 걸었지” 하는 것처럼 원격탐사도 그래요. 한 장 한 장의 사진도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해주지만, 오랜 기간 반복해서 촬영된 사진에는 그 이면의 공간과 시간이 중첩되며 켜켜이 쌓여 있는 스토리가 있어요.
---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보이기 시작한다」 중에서

인간 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하고 필요한 무언가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것은 공학이지요. 재밌는 건 이미 정립된 과학 이론처럼 명확한 게 아니다 보니 끊임없이 현실과 타협하며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는 거예요. 현실에는 물리학이나 수학 이론에서 가정하는 완벽하게 뻗은 직선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요.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가 있어도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 세계에서는 오차가 발생하고, 사람들의 심리가 반영되고, 착오가 있기 마련이죠. 공학자는 그 과정에서 일일이 문제를 조정하고 추가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장인 정신을 발휘해야 해요.
--- 「과학관을 엔지니어링하기」 중에서

과학은 완벽하지 않아요. 완벽하지 않은 틈새와 간극을 과학자들이 그들의 노동으로 채우고 있는 거예요. 머리를 쥐어뜯으며, 때로는 대학원생들을 다그치기도 하면서요. 과학은 천재 과학자의 번뜩이는 머리에서 나오는 게 아니었어요. 과학에 인문사회학의 지식과 구별되는 객관성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자연이라는 물질과 도구의 힘, 매일매일의 노동에서 나온다는 것을 현장을 보여주는 과학기술학 공부를 하면서 여실히 알게 된 거죠. 와장창하고 한 번 내던졌던 과학의 객관성을 도로 주워온 경험이었어요.
--- 「과학을 사랑하는 기술」 중에서

저 : 이윤종
방송 작가. 국문과이지만 소설보다는 시를 좋아해서 전공이라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소설조차 외면한 채 대학 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소설을 보기 시작한 건 30대 초중반. 인생은 드라마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서부터다. 호오가 분명해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수학과 과학은 쳐다보지도 않겠다고 결심했고 그 결심을 잘 지키며 살아왔으나, 어찌 된 이유인지 40대 이후 과학책을 한 권 두 권 책장에 들이다 과학 애호가의 길로 들어섰다. 과학책 속 밑줄이 늘어갈수록 과학자들이 궁금해졌고, 마침내 그들의 서재에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청하게 되었다.

TV 방송 EBS 〈지식채널e〉의 원고를 집필했으며, 라디오 방송 〈윤고은의 EBS 북카페〉에서 ‘이명현의 과학책방’, ‘오영진의 테크노컬처 리포트’, ‘과학자의 서재’ 등의 코너를 기획하고 구성했다. 그림책 《영혼으로 그린 그림 고흐》, 《그림일까, 낙서일까?》 등에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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