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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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주재석 | 등록일 | 24.10.25 | 조회수 | 9 |
먼지거실에서 우주까지, 먼지의 작은 역사요제프 셰파흐 저/장혜경 역 에코리브르 2024년 07월 22일 원제 : Das Universum in einem Staubkorn 목차
들어가는 글 01 태초에 먼지가 있었다 02 먼지는 인간 문화의 원료 03 먼지 계산 04 나의 먼지 엑스포솜과 나 05 먼지 범벅 미니 동물원 06 먼지의 DNA 07 꽃가루: 자연의 가장 값비싼 유혹 08 책 전갈과 먼지 일기장 09 시시포스의 먼지 잠깐! 미세먼지 가나다 10 먼지: 기후 킬러인가, 기후 구원자인가 11 지구의 먼지 기억은 어떻게 소멸하는가 12 사막 먼지가 삶과 죽음, 황금을 가져다준다 13 화산: 역사를 쓰는 먼지 14 먼지를 사고파는 사람들 15 먼지를 물리친 남자 16 먼지로 우주를 본다 17 별 먼지 사냥꾼 18 블랙홀: 거대한 먼지 괴물 19 먼지에서 먼지로 감사의 글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소개
세상의 모든 먼지, 먼지의 모든 것! 청소를 해본 사람은 모두 안다.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질도 했건만 뒤돌아서면 다시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아 있다. 대체 먼지는 어디서 생겨난 것일까. 하지만 인간이 먼지에서 태어나 먼지와 함께 살며 먼지로 사라진다는 걸 생각하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먼지가 있을까? 그 어마어마한 양을 좀처럼 상상하기 힘들다. 먼지가 기후에 미치는 수수께끼 같은 영향(10장)은 우주 입자를 우주 탐사선으로 추적하거나(16장) 지붕에서 먼지를 긁어대는(17장) 먼지 사냥꾼들을 만나면 더욱 궁금해진다. 우리 몸의 화학 원소가 우주 먼지로 ‘구워졌다’는 사실은 더 많은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왜 먼지는 그렇게 작고 우주는 또 그렇게나 클까? 대답을 들으면 황당하면서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저자는 각 장을 마치고 새 장을 시작하기 전에 각종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 “먼지는 물질인가, 에너지인가?” 이런 철학적 질문이 있는가 하면 “외계인이 남기는 먼지는 다른가?” 같은 난해한 질문도 있고 “겨울에는 먼지가 왜 더 많을까?”라는 일상적 질문도 있다. 이 책은 우리 각자의 개인적 먼지구름과 미세먼지의 위험에 대해 새로운 정보를 준다. 또 가장 소중한 자연의 먼지, 곧 꽃가루를 만나고, 먼지로 돈을 버는 사람들도 알게 된다. 저자는 먼지 전문가들 덕에 이 책이 탄생할 수 있었고,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이 종이에는 그 전문가들이 만든, 눈에 보이지 않는 이형제(releasing agent, 離型劑) 먼지가 뿌려져 있다고 알려준다. 이형제 먼지가 뭐지? 치즈 포장지, 자전거 타이어 튜브, 자동차 유리창 등 일상 곳곳에서 만나는 그 먼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빅뱅으로 시작해 각종 먼지를 살펴보고 블랙홀에 이르러, 결국에는 먼지로 돌아가는 인간사까지를 아우르는 이 책은 시공간을 가로질러 먼지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특별한 여정이자, 별 먼지에서 먼지 뭉치까지 먼지의 우주를 만나는 매혹적인 탐사 여행이다.
책의 구성
19개 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장의 끝에는 ‘먼지 퀴즈’를 실었다. 먼지 퀴즈는 우리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간단한 질문부터 심도 깊은 질문까지, 답이 있거나 답이 없는 질문을 포함한다. 9장과 10장 사이 ‘미세먼지 가나다’에서는 중요한 용어 설명을 담아 이해를 돕는다.
1장 -- “태초에 먼지가 있었다”에서는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거대한 소용돌이에서 태양이 탄생하고, 젊은 태양 주변을 맴도는 원반 위 먼지 알갱이가 차츰 뭉쳐서 지구라는 행성으로 자라나는 일련의 과정을 들려준다. 태양계에서 지구의 궤도만 유일하게 ‘주거 가능 지대’를 지나간다. 물이 끓지도 얼지도 않는, 생명이 살 수 있는 지대, 즉 골디락스다. 태양 주위를 1년에 한 바퀴 도는 지구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 금성처럼 뜨거워지지도 않고, 너무 멀어져 목성이나 토성처럼 심하게 추워지지도 않는다.
4장 -- “나의 먼지 엑스포솜과 나”에서는 엑스포솜(exposome)을 알아본다. 이 개념은 아기일 때 수동적으로 들이마신 담배 연기부터 젊을 적 자주 가던 연기 자욱한 디스코텍을 거쳐 예전에 살았거나 지금도 거주하는 대도시 또는 공장 근처의 미세먼지에 이르기까지, 태아 시기부터 노출된 환경 위험 전체를 일컫는다. 모든 인간, 모든 생명체는 먼지에 싸여 있다. 먼지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한다. ‘개인 구름’이라 일컫는 이 먼지구름은 입자, 물방울, 포자, 박테리아, 바이러스로 이루어진다. 이 개별적 입자의 혼합물이 바로 우리의 ‘체취’다. 제빵사나 요리사는 밀가루 구름을 데리고 다니고, 원예사나 산림 감독원은 나무 구름에 싸여 산다. 방금 세탁기를 돌렸다면 우리의 개인 구름은 세제로 가득할 것이다. 6장 “먼지의 DNA"에서는 공기 중의 DNA를 통해 주변 동식물은 물론 그 동물이 섭취한 음식의 종류까지 알 수 있는 환경 DNA와 이를 과학 수사에 접목한 사례를 소개한다. “먼지 한 톨만 남아 있어도 범죄를 해결할 수 있다.” 프랑스 리옹 경찰국에 최초로 범죄 실험실을 설립한 과학 수사의 선구자 에드몽 로카르(Edmond Locard)가 1920년에 한 말이다. “설사 무의식적이라 해도 범인이 간 곳, 범인이 만진 것, 범인이 남긴 모든 것이 그를 고발하는 침묵의 증인이 된다. ……이 증인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잊지 않는다. 순간의 긴장에도 당황하지 않으며, 인간 증인처럼 집중력이 흐트러지지도 않는다. 물리적 증거 수단은 틀릴 수 없고, 꾸밀 수 없으며, 완전히 사라질 수도 없다. 그것을 찾고 연구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의 실수만이 그 가치를 망가뜨릴 뿐이다.”
7장 -- “꽃가루: 자연의 가장 값비싼 유혹”에서는 자연의 가장 소중한 먼지, 즉 꽃가루를 다룬다. 식물학자 안드레아스 베버(Andreas Weber)는 “식물은 하나의 거대한 생식기”라고 말한다. 식물학자 요하네스 헤트비히(Johannes Hedwig)는 식물의 향기와 색깔, 꽃꿀이 곤충을 유혹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1억 년 전 꽃식물은 쉬지 않고 옷을 갈아입으며 곤충의 눈길을 끌어당겼다. 특히 벌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벌은 꽃식물이 있었기에 탄생했고, 꽃식물은 다시 벌과 곤충의 도움이 있었기에 지구를 정복할 수 있었다. 두 종의 상호 발전, 즉 공진화는 자연의 모든 것이 어떻게 서로 맞물리는지, 가장 작은 꽃가루가 어떻게 큰일을 해낼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10장 -- “먼지: 기후 킬러인가, 기후 구원자인가”에서는 기후와의 관련성을 짚어보고 지구공학과 그 문제점을 들여다본다. 지구 온난화를 멈출 대기권의 먼지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을 촉진하는 대양의 먼지든, 빙하 얼음을 흐르게 해서 녹게 만드는 먼지든 지구의 운명은 생각보다 훨씬 더 ‘먼지’에 달려 있다. 13장 “화산: 역사를 쓰는 먼지”에서는 화산 폭발과 그 위험 및 이득을 살펴본다. 2021년 9월 에스파냐 라팔마섬의 쿰브레비에하 화산이 폭발했다. 라스팔마스데그란카나리아 대학교의 생물 다양성과 환경 보호 전문가 페르난도 투야(Fernando Tuya)는 독일 공영 라디오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용암에 덮인 생물은 바로 죽습니다. 식은 용암에서 다시 새로운 식물이 자라기까지는 몇 년, 아니 몇십 년이 걸릴 테고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불타는 용암이 대서양으로 흘러 들어간 서쪽 해안에서는 이런 일이 ‘이득’일 수 있습니다. 용암이 형성하는 바위가, 바다 동물이 3~5년 동안 살 수 있는 삶의 터전이 될 테니까요.”
14장 -- “먼지를 사고파는 사람들”에서는 말 그대로 먼지를 사고파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일 에센주에 있는 다국적 기술 서비스 기업 DMT의 한 사무실에는 청소기 먼지를 수집하는 봉투가 놓여 있다. 시험용 먼지를 개발하기 위한 기초 자료다. 시험용 먼지는 청소기, 휴대전화, 자동차 부품, 화장터, 현금 지급기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데 쓰이는 먼지다. 이 먼지는 구성이 늘 일정해야 한다. 길이를 재는 자처럼 그 먼지로 기계나 필터의 품질을 측정하고 제품을 비교하기 때문이다. DMT는 90종의 먼지를 연간 총 8톤 판매한다. 태양광 모듈에 쓰는 시험용 먼지를 생산하는 KSL 슈타우프테히니크(KSL Staubtechnik)의 주 생산품은 ‘이형제’다. 밀가루 반죽을 할 때 작업대에 반죽이 달라붙지 않도록 무엇을 뿌릴까? 밀가루다. 잘 갈린 치즈는 냉장고에 오래 보관해도 포장지에 달라붙지 않는데, 포장지 안쪽에 뿌려놓은 감자나 옥수수 전분 덕분이다. 자동차 앞 유리창에도 이형제 분말이 꼭 필요하다. 유리창은 2개의 유리로 만든 이중 접합 안전유리다. 두 유리는 한 번의 작업 과정을 통해 붙여야 한다. 그래야 두 유리의 곡률 반경이 정확히 같아져 광학적 오차를 피할 수 있다. 두 유리 사이에 온도 안정성이 높은 칼슘 카보네이트 이형제 분말을 뿌린다. 그러고는 유리창을 포개 오븐에 넣고 섭씨 600∼650도에서 가열한다. 그러면 유리가 부드러워져 쉽게 구부릴 수 있다. 그런 다음 유리를 차갑게 식힌다. 분말을 뿌리지 않았다면 유리창이 분리되지 않을 테고, 그러면 두 유리 사이에 포일을 밀어 넣을 수 없다. 포일은 열에 민감해 미리 넣지 못하지만, 꼭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사고가 났을 때 앞 유리창이 흉기로 변하지 않는다. 이형제를 꺼내고 포일을 넣으면 안전유리가 완성된다.
16장 -- “먼지로 우주를 본다”에서는 우주 탐사 여정을 보여준다. 2006년 1월 15일, 스타더스트(Stardust) 탐사선의 귀환 캡슐이 혜성 먼지 수천 분의 몇 그램을 싣고 유타주 미국 공군의 외딴 실험 지역에 내려앉았다. 출발일은 1999년 2월 7일, 탐사선은 195일 동안 우주를 여행했다. 2004년 1월 2일 ‘빌트 2’ 혜성의 꼬리에서 분출하는 물질들을 수집했다. “혜성의 꼬리를 통과하면서 먼지를 끌어모으되 질주하는 입자가 충돌로 인해 파괴되지 않고 탐사선 역시 무사할 것!” 이것이 전체 미션의 성패를 가르는 임무였다. 이 임무에 성공한 것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진공청소기, 바로 에어로젤 덕분이었다.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은 이 혜성이 우리 태양계가 태어나기 전인 약 45억 년 전 태양계의 바깥 차가운 지역에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광물학자 마이크 졸렌스키가 ‘빌트 2’의 입자를 현미경으로 분석했더니 얼음덩어리의 잔재가 아니었다. 샘플은 새까맸고, 열기에 타버린 혜성의 바깥 껍질에서 생긴 것 같았다. 광물의 화학적 구조를 밝히기 위해 졸렌스키는 전 세계 180명의 전문가에게 샘플을 보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많은 물질이 태양계의 뜨거운 중심에서 나온 것이었다. 18장 “블랙홀: 거대한 먼지 괴물”에서는 블랙홀의 탄생을 살펴본다. 퀘이사 3C 273이 갑자기 전 세계 천체물리학자들의 관심 대상 1위로 떠올랐다. 이 광원의 막대한 빛은 어디에서 오는것일까? 그 ‘에너지 소구체’를 측정한 결과, 빛나는 은하계의 핵에서 위아래로 거대한 가스와 먼지 분수가 솟구치는데, 그것이 초음속에 도달해 양방향으로 각기 최대 8000만 광년까지 우주 멀리 달려간다. 비교하자면, 우리 은하계의 지름은 10만 광년이다. 그곳에 대체 어떤 기계, 어떤 거대한 화력 발전소가 있기에 전 우주에서 그것의 활동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일까? 전 세계의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해 얻은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이중 배기 장치’ 한가운데에서 빛나는 것은 구체가 아니었다. 너무나도 환한 빛 한가운데에 검은 심연이 떡 입을 벌리고 있었다. 퀘이사의 구동 엔진은 ‘블랙홀’이었다.
저 : 요제프 셰파흐 (Joseph Scheppach)
과학 기자, 자연과 기술을 주제로 여러 책을 집필했다. 잡지 〈나투르(Natur)〉 〈마레(mare)〉 〈테크놀로지 리뷰(Technology Review)〉 등에 글을 기고한다. 2020년에는 파키스탄의 기독교도 여성이자 인권 운동가인 아시아 비비(Asia Bibi)의 전기를 썼고, 자연 수필이 유행하기 전인 2009년 《우리가 모르는 식물의 의식: 미지의 세계에서 온 메시지(Das geheime Bewusstsein der Pflanzen: Botschaften aus einer unbekannten Welt)》를 펴냈다.
역 : 장혜경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학술교류처 장학생으로 하노버에서 공부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 하는가』,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설득의 법칙 』, 『가까운 사람이 경계성 성격 장애일 때』, 『오노 요코』, 『처음 읽는 여성 세계사』, 『나는 이제 참지 않고 말하기로 했다』, 『변신』, 『사물의 심리학』, 『나무 수업』,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등 많은 도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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