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는 삶 - 장기려 박사의 일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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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정수 | 등록일 | 12.10.15 | 조회수 | 277 |
한평생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산 장기려 박사. 그는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아낌없이 나누고 쉼 없이 봉사한 참의사였습니다. 제대로 된 병원 치료를 받아 보지 못하고 죽어가야 했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그는 모든 걸 바쳤습니다. 그는 무료 진료를 해 주고 성심 성의껏 치료를 해 주면서 큰사랑을 실천했습니다. 그의 병원에 한 농부가 입원했을 때의 일입니다. 그 농부는 건강을 회복하고도 퇴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워낙 가난한 형편이라 입원비를 낼 엄두가 나질 않았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손놓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생각하다 못한 농부는 장 박사를 찾아가 하소연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선생님 이제 곧 모내기를 해야 하는데, 병원비를 다 내야 집에 갈 수 있다고 하더군요. 저희 집은 제가 있어야 농사를 짓습니다. 선생님, 제가 돈을 벌어서 꼭 갚을 테니 제발 퇴원 시켜 주시면 안될까요?” 농부의 사정을 딱히 여긴 장 박사는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내가 밤에 문을 열어 놓을 테니 살짝 도망치세요.” 마치 남의 병원 의사처럼 인심을 쓰는 장박사의 말에 농부는 깜짝 놀랐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돈이 없으니 퇴원은 힘들 테고, 그렇다고 병원에 있으면 가족들이 배를 곯아야 하니 가족을 위해서 몰래 도망이라도 쳐야지요.” 농부는 자신의 사정을 잘 이해해 주는 장 박사의 말에 감동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장기려 박사는 농부와 약속한 대로 원무과 직원들이 퇴근한 틈을 타 병원 뒷문을 열어 두었습니다. 농부가 몰래 집에 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머뭇거리는 농부의 손에 그가 따로 마련한 돈을 쥐어 주기도 했습니다. “이거 얼마 안됩니다. 차비라도 하세요.” 농부는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원무과 직원이 장 박사에게 찾아와 농부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선생님, 106호 환자가 간밤에 사라졌습니다.” 장박사는 멋쩍게 웃으며 간밤의 일을 고백했습니다. “다 나은 환자를 마냥 붙들고 있을 순 없지 않나? 한창 바쁜 농사철인데, 안 그런가?” 잠시 당황한 기색이 보였지만, 원무과 직원의 얼굴에는 금세 환한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1979년 아시아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 상을 수상한 장기려 박사. 그의 삶을 이끌어 온 것은 어려운 이웃을 향한 진심 어린 사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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