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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권은 안다. '셀프 코칭(Self Coaching)을
작성자 오헌철 등록일 11.07.04 조회수 130

반에서 1-2등을 하는 학생 사이에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다고들 한다. 반에서 3-10등에 속하는 상위권 학생들은 그 안에서 순위 변동이 역동적으로 일어나지만, 정작 1, 2등인 최상위권은 일년 내내 '고정'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 학교 교사들과 학원 강사들은 최상위권과 상위권 사이에 존재하는 이런 간극을 '셀프코칭 능력'의 유무로 설명한다. 최상위권은 스스로 학습과 삶의 주제가 되어 목표를 정하고 시간관리와 자기관리를 해나가는 셀프코칭 능력을 가진 반면, 상위권은 학교나 학원 또는 부모의 도움에 의존해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셀프코칭 능력의 중요성이 본격 대두되는 시점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이때부터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실력차는 점점 더 벌어진다. 전교 등수에는 1, 2등 차이 밖에 나지 않아도 정작 모의고사를 통해 전국 등수를 확인해 보면 큰 격차로 나타나는 것이다.

 

  최상위권으로 도약하고자 하는가? 그렇다면 더 늦기전에 최상위권이 구사하는 '뻔하지만 어려운' 공부법을 따라하며 몸에 익혀야 한다. 최상위권의 공부법 속엔 셀프코칭의 비밀스런 유전자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교사 3인과 학원 전문가 3인이 다년간 관찰한 최상위권 학생들의 셀프코칭 비법을 지금부터 뜯어보자.

 

★  학교, 교사와 커뮤니케이션하라!

  "수업시간에 집중력이 강해요. 눈 마주치고, 대답 잘하고, 필기 잘하는 3박자를 갖췄죠."(권희정 상명대부속여고 교사)

  1, 2등을 하는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교사와 교감을 이루려고 노력한다. 교사들은 "선생님으로서 예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을 모으는, 바로 그 타입이다.

  교사와 대화를 많이 하고 질문을 자주 던지는 것도 최상위권의 공통점이다. 이들은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교실을 나서는 교사를 따라가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교무실을 제집처럼 드나든다. 질문의 수준도 높아서 종종 교사를 긴장시킬 정도, 학생들은 대개 교사에게 물어보기가 부담스럽고, 뭘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질문을 꺼린다. 질문을 하려면 자기 머릿속에 정리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탓이다.

  "일단 학교수업이나 학교행사에 빠지는 법이 없어요. 보충수업, 방과후학교를 다 신청하고 선거관리, 학교축제, 심지어는 수학여행의 반별 장기자랑 같은 행사에도 모두 참여하죠."(안광복 중동고 교사)

  최상위권 학생은 잔꾀를 부리지 않고 학교생활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주요과목 수업시간에는 대충 듣거나 몰래 주요과목 공부를 하는 '얕은 공부'를 해서는 최상위권이 될 수 없다. 1등을 하려면 단 한 과목도 약점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서울대 법학과에 다니는 k군은 고교 시절 늘 전교 1등이었지만, 자신의 취약과목이었던 언어영역의 보충수업은 몇 번이고 다시 듣곤 했다. 강호영 성남고 교사는 "다른 학생들은 바뀌어도 k군은 계속 수업에 들어오니, 나도 같은 내용을 두 번 강의할 수밖에 없어 수업을 바꿔서 하게 되더라"고 회상했다.

 

★  학원, 내가 필요한 것만 쏙쏙 골라 만드는 사교육 스케쥴

  1, 2등을 하는 학생은 학원도 필요할 경우에 한해 주체적으로 선택한다. 학원, 과외, 인터넷 강의로 대표되는 사교육을 성격에 따라 스스로 조합해 자신에게 최적화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고등학생 대상의 단과학원을 운영하는 서울 목동 하이스크학원 이애경 상담과장은 "학원 단과반은 자신이 약한 과목만 선택해서 배우려는 최상위권 학생이 많이 다니고, 종합반은 전체적으로 관리를 받고 싶어하는 중상위권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최상위권은 학기 중에는 학원에 다니고, 방학 때는 학원과 과외를 병행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수학의 여러 단원 가운데 삼각함수에 약하다면 삼각함수만 별도로 과외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오찬세 메가스터디 언어영역 강사는 "최상위권 학생에게 인터넷 강의는 선택적으로 활용하기에 가장 좋은 사교육 방법"이라고 말했다. 과목별, 단원별로 완성된 강의 가운데 자신이 취약한 부분만 선택해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상위권 학생들이 학원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오프라인 강의와 달리 온라인 강의는 일년 내내 같은 내용을 반복해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알뜰한 학생들은 친구들과 여럿이서 돈을 모아 50강짜리 인터넷 강의를 구매하고 아이디를 공유하기도 한다.

  최준 정보학원 부원장은 "최상위권은 일단 학원 강사와 친하게 지낸다"고 말했다. '뻔뻔하다' 싶을 만큼 학원 교무실에 자주 출입하며 편하게 질문을 던지고, 강사의 칭찬과 격려로 동기부여를 받기 위해서다.

  학원 강사와의 교감도 확실하다. 서울대 공대에 진학한 l 군은 다른 과목은 모두 1등급인데 언어영역만 5등급이 나와 재수를 한 바 있다. l 군은 재수를 하는 10개월 동안 언어영역 수업시간마다 앞자리에 앉아 강사와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수업에 집중했다. 오 강사는 "100명이 넘는 학생 중에서도 l군이 나의 '강의 바로미터'였다"고 말했다. 설명을 한 뒤 "알겠지?"하고 물었을 때 l 군 멀뚱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 즉시 또 다른 예를 들었고, L 군이 고개를 끄덕이면 넘어가곤 했다는 것. 결과적으로 L군은  학원 강의를 자신에 대한 언어영역 '개인과외'로 바꾼 셈이다. L 군은 결국 수능에서 언어영역 96점으로 1등급을  받았다.

 

★최상위권 셀프코칭의 3대 비법

㉮ 공부 목표 분명히

㉯ 분단위 시간 관리

㉰ 냉철한 약점 분석

 

  공부는 '장기전'이다. 목표 지점을 향해 쉼없이 달리되, 쉬이 지치지 않게 페이스 조절을 해야 한다. 목표설정, 시간관리, 스트레스 해소, 약점보충 같은 말들은 최상위권 학생에게는 이미 친숙한 말들이다. 최고가 되고 싶은 최상위권 학생들은 공부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자신을 둘러싼 내.외부 요소들을 철저히 관리한다. 이것이 바로 '셀프코칭' 능력의 핵심, 셀프코칭을 위한 최상위권 학생들의 전방위 자기관리법은 어떤 것일까.

 

[비법 1 ] '공부하는 이유'와 '인생의 목표'를 일치시킨다.

  고등학생들에게 '공부를 왜 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혹은 '그냥 해야 하니까'라고 이유를 댄다. 반면, 최상위권은 자신이 인생목표와 그에 다른 장기계획까지 일사천리로 설명한다.

  연세대 영문학과에 다니는 S 양은 어려서부터 영어공부를 좋아하고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S 양은 중학교 3학년부터 2년 연속으로 아동복지단체인 'Save the Chilgren'의 한국 대표로 국제청소년 포럼에 참가했다. 고등학교 때는 교내 영어동아리인 'OLO'에서 활동하며 매주 토요일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두 시간씩 국제 변호사들과 영어로 토론을 ㅂ절이기도 했다.

  최상위권 학생은 그 부모도 다르다. 부모는 자녀의 시야가 넓어지도록 자녀가 어렸을 때 세상 경험을 폭넓게 시켜주거나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시킨다. 자녀가 무엇을 잘 하는지를 조기에 발견해서 자녀 스스로 인생의 목표를 세우게 하기 위해서다.

  목표 못지않게 최상위권 학생을 채찍질하는 것은 경쟁심이다. 안광복 중동고 교사는 "반에서 1, 2등하는 최상위권 학생은 '난 1등자리다'라는 믿음이 강해서 조금만 성적이 떨어져도 스스로 못견뎌하는 반면, 3-10등의 학생은 알게 모르게 '이만큼만 해도 된다'고 생각해 딱 어느 정도만 하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법 2 ]  자기주도적 시간관리

  시간 관리를 잘 하는 것도 최상위권 학생들의 공통점, 아침자습 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 학원가기 전까지 비는 시간 등을 계산해서 그 시간에 할 일까지 촘촘히 계획하므로 공부하는 절대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자투리시간에는 공부를 하기도 하고 쉬기도 한다.

  강호영 성남고 교사는 "반 1등인 K 군은 쉬는 시간에 휴식을 취하고, 2등인 L 군은 예습을 한다. 어떤 게 더 바람직하다는 기준은 없다. 중요한 건 두 사람 다 공부를 위해 체계적으로 쉬거나 예습을 한다는 것이다"라고 귀뜸했다.

  주간계획을 세울 때도 최상위권 학생과 상위권 학생의 차이는 분명하게 나타난다. 오찬세 메가스터디 언어영역 강사는 "중상위권은 무리한 계획을 세운 뒤 실행을 못하지만, 최상위권은 실행 가능한 계획을 세워 그대로 실천한다"고 말했다.

  최상위권은 연간, 월간, 주간 계획을 차례대로 세운다. 주간계허;ㄱ을 세울 때는 요일별로 가용시간을 계산한 뒤 매일 공부할 과목과 분량을 정한다. 주간 계획 속에 '여유시간'을 두는 것도 잊지 않는다. 주말에 반나절쯤 여유시간을 두어 주중에 밀린 공부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게획을 못 지키는 데서 오는 죄책감도 피할 수 있고, 밀린 공부를 하느라 다음 주 주간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도 예방할 수 있다. 이처럼 시간관리를 철저히 하다 보니 하루생활 동선이 집, 학교, 학원, 독서실로 간단하다. 자연 주변의 유혹거리에 한눈을 팔 시간도 줄어든다.

  권희정 상명여대부속여고교사는 "최상위권 학생은 자신만이 스트레스 해소법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시간에 노래를 부르거나 야간자율학습시간 전에 학교 운동장을 한바퀴 뛰고 오는 등 스트레스 해소법은 각자 다르지만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 행위'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부동의 전교 1등'인 서울 목동의 한 고등학교 3학년 C군은  MP3 플레이어에 팝송을 5000곡이나 넣어 가지고 다닌다. 공부로 지칠 때마다 휴식으 ㄹ취하기 위해서다. 이 취미는 C 군의 공부에도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요즘은 수학문제를 풀 때 팝송을 들으며 풀어야 잘 풀린다고 C 군은 말했다.

 

[비법 3 ] 나의 약점을 캐내라

  자신의 약점을 찾으려 하는 것은 최상위권 학생들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들은 취약한 과목, 단원, 문제를 접할 때마다 '내가 뭘 잘못하고 있지?'라고 스스로 되물으며 문제점을 찾아내고 끝까지 개선해 나간다. 반명 상위권 학생들은 똑같은 상황에 처해도 공부의 양만 늘리는 이른바 '양치기'(공부의 양으로 승부를 거는 것)로 승부하는 바람에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다.

  이애경 목동 하이스트 상담과장은 "모의고사에서 2, 3개 단원을 연결시켜 내는 복합 문제를 틀렸을 때 '나는 삼각함수를 잘 몰라 틀렸으니 이 단원을 보충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게 최상위권 학생이라면 '이번 시험은 어려워서 다섯 개 틀렸네'라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쳐버리는 게 상위권 학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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