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엄마들은 한마디 한마디가 아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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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헌철 | 등록일 | 11.06.17 | 조회수 | 86 |
교육경험 많은 엄마들 '번개모임', 입시-진학 정보 품앗이
"아이가 스르로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도록 적당히 휴식시간을 줄 필요가 있어요. 큰아이는 시험 기간에도 매일 30분씩 전자 기타를 연주했어요. 걱정이 앞섰지만 성적은 오히려 올랐더군요."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6학년생 자녀를 둔 김수경(39)씨의 말에 초등학교 3, 4학년생 남매를 키우는 김미경(38)씨가 맞장구를 쳤다. "제 아이들도 피아노, 바이올린을 배운 뒤부터 영어로 말할 때 표현이 훨씬 풍부해졌어요. 악기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나니 자신감과 발표력이 부적 늘었어요." 경기 부천시의 한 어학원에서 초중학생 자녀를 둔 '고수 엄마'들이 번개모임을 가졌다. 비숫한 교육관을 가진 엄마끼리 별도 모임을 만들어 '알짜 정보 품앗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한 두달에 한 번씩 정기모임을 열고 산지식을 공유한다. 서로 자녀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나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추천해주거나 방학과제를 효과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기도 한다. 학습효과에 비해 시간이 많이 드는 학원 과제물이나 비효율적인 학교 시스템 등에 대해선 개선책을 요구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4학년생 아이를 둔 임모(37)씨는 "이 모임에서 아이가 영어 슬럼프에 빠졌을 때, 또래보다 빨리 사춘기가 찾아왔을 때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을 '선배 엄마'로부터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녀를 직접 키우며 경험으로 체득한 노하우여서 교육관련 서적에 나와 있는 보편적인 주장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을 둔 담옥주(42)씨는 "아들이 경험을 쌓고 자신감을 기를 수 있도록 올 한 해 동안 53개의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했다"며 "사교육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자녀교육에 성공한 엄마들의 조언이 없었다면 여전히 '학원숲'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들 사이에서 가장 큰 이슈는 '국제중'이었다. 김미경 씨는 "국제중 입학을 둘러싸고 벌써 '소리없는 전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서울영훈초등학생의 90% 이상이, 일반 초등학교 학생의 1/3이상이 국제중에 지원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엄마들이 자녀에게 경시대회 준비나 공인영어시험 성적을 위한 공부를 시키고 있다고 귀뜸했다. 초등학교 2학년생 자녀를 둔 이유화(43) 씨는 "아이가 원한다면 지원은 해주겠지만 너무 일찍 입시 열풍에 휩싸이게 하는 것 아닌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입시 실패라는 경험은 어린 나니에 감당하지 못할 큰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들은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없다는 사실이 가장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사교육 경험 없이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영재교육 대상자로 선발된 아들 때문에 걱정이 더 많아졌다는 임수진(400씨. 그녀는 "원석 같은 영재들을 오히려 둔재로 만드는 획일화된 교육 시스템 때문에 앞날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김미경 씨는 온 가족이 호주로이민을 갈 계획이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아들이 전문선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지 못하고 스포츠와 관련된 다른 전문직을 권유했던 '사건'이 계기가 됐다. 그녀는 "한국에선 운동 시작이 학업 포기와 같은 의미가 아니냐. 아이들이 꿈을 위해 감수해야할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김수경 씨는 "승마, 사진촬영, 악기 등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을 통해 배움을 즐기며 공부하는 해외 아이와 비교했을 때 한국 아이를 보면 엄마로서 가슴이 아프다. 내신성적과 특목고 입시를 위해 아이들을 다그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보니 부모의 스트레스도 아이들 못지 않다"고 말했다. 치솟는 사교육비에 대한 하소연부터 국제중, 특목고, 대학입시에 이르기까지 엄마들의 수다는 오래도록 이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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