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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강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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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금요일)
작성자 강신준 등록일 15.05.21 조회수 25
등산로 초입에 커다란 사시나무가 서 있다. 보통 때는 그 나무가 거기 있다는 것도 모르고 지나다녔다. 특별히 눈에 띄는 나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나무가 눈에 띈 것은 그 애처로운 떨림 때문이었다. 청명한 아침이었고 기분 좋을 정도의 산들바람이 불고 있었다. 나무들의 이파리를 흔들 정도의 미풍이었는데 사시나무 혼자서 온몸으로 떨고 있었다. 나무들은 잎이나 열매, 크기, 줄기 등으로 자기가 무슨 나무라는 걸 알린다. 소나무나 아카시아처럼 한눈에 알 수 있는 나무도 있지만 자세히 살펴봐야 구별할 수 있는 나무도 있고, 이름을 모르는 나무가 더 많다. 어떻게 바람에 반응하느냐로 존재를 알리는 나무도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이건 나부끼는 것도 흔들리는 것도 아닌 떨림 그 자체였다. 신경이 떠는 것처럼 민감한, 전 존재가 공구 하는 것처럼 깊고 걷잡을 수 없는 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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