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봉사를 하러 오랜만에 학교에 가는 날이다. 맨날 열두시가 되면 일어나다가 좀 더 일찍 일어나려하니 막막했다. 밤 늦게 두 세시에 자는 것이 습관이 되어 어젯 밤에는 오늘을 위해 일찍 자려했지만 그저 계획일 뿐이었다. 그래도 알람을 다섯개나 맞추어 놓고 잔 게 다행이다. 얼른 일어나서 씻고 준비하는데도 졸려서 자꾸 눈이 감겼다. 오늘로써 방학이 딱 일주일이 남는 건데 다음 주 목요일부터는 어떻게 일어나야할까 싶다. 오늘 9시에 일어나는 것도 몹시 벅찼는데 다음 주부터는 7시 전부터 일어나야한다니 벌써부터 막막했다. 그래도 얼른 준비를 하고 학교를 나갔다. 학교에 가니까 기가 선생님과 애들이 거의 다 와있었고 전에 못 나와서 봉사를 못한 남자애들도 오늘 나와서 청소를 하기 위해 나왔다. 우리가 청소를 해야할 구역은 세 곳이 있었다. 마침 반납해야할 책도 있고 그래서 도서실 청소를 하기로 했다. 방학이라 그런건지 넓어서 그런건지 의자 아래 먼지가 장난아니게 많았다. 쓸고 또 쓸어도 먼지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쓸고 대걸레 밀고 하다보니까 어느새 청소가 빨리 끝났다. 원래 자고 있어야할 시간에 청소를 하고 있으니까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래도 생각보다 청소가 빨리 끝나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모두들 집에 가기가 귀찮았는지 한 명도 갈 생각을 안 하고 교실에 앉아서 떠들다가 몇 분이 지나고서야 밥을 먹으러 갔다.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날씨가 너무 덥길래 냉면을 먹으러갔다. 밖이 너무 더웠는데 냉면을 먹으니까 살 거 같았다. 냉면을 먹는데 티비에서 짜장면 짬뽕 볶음밥을 만드는데 너무 맛있어보여 냉면을 먹고 있는데도 먹고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점심을 먹고나니 벌써 학원 문을 열 시간이 되었다. 오랜만에 일찍 가서 공부를 했다. 학원에서 공부를 다 끝내고 선생님을 기다리는데 학원 선생님이 한 시간이 다 지나가는데 어딜 가셨는지 오시질 않으셨다. 그래서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선생님이 오셔 검사를 맡고 밖으로 나갔더니 하연이랑 사민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학원을 끝나고 돌아다니기도 참 많이 돌아다닌 것 같다. 놀이터에서 놀다가 집에 갔다가 오늘도 카페를 갔다. 전에는 할 일 없으면 편의점에 갔는데 이제는 카페가 생겨 그래도 갈 곳이 한 곳은 더 생겼다. 카페에서 나와서는 참 많이 걸은 거 같다. 아마 내가 방학을 하고 제일 많이 걸은 것이지 않을까 한다. 계속 얘기를 하면서 걷고 걷고 또 걸었다. 그래서 잠깐 앉기로했는데 놀이터에 귀여운 애기들이 왔다. 저 멀리선 갑자기 흰 개 한 마리가 나타났다. 저 멀리서는 개 주인이신 할머니가 개 한테 이리 오라고 애타게 부르시고 흰 개는 우리한테는 안 오고 자꾸 애기들 한테만 갔다. 조심스레 다가가서 만지려하자 엄청 놀라면서 우릴 피해서 내가 다 놀랐다. 그래도 결국에는 강아지를 주인이 있는 곳으로 잘 몰아가서 다행히도 주인에게 강아지가 갔다. 할머니께서 고맙다고 손을 흔들어주시는데 괜히 뿌듯했다. 뒤를 보니까 애기 두 명이 강아지를 따라 온 건지 우릴 따라온건지 뒤에있었다. 그래서 말을 걸어보니 애기들이 시크하게 계속 싫어.라고만 대답했다. 좀 더 작은 애기한테 사민이가 이거 지지라고 만지지 말라고 했더니 애기가 갑자기 울었다. 당황했는데 그래도 엄마한테 가니까 울음을 뚝 끄쳤다. 마지막까지 애기가 대답도 안 해주고 싫어.라고 하더니 마지막에 잘 가라니까 그래도 네 라고 대답을 해주었다. 다음에 시간이 더 많을 때 놀면 더 잘 놀아줄 수 있는데 아쉬웠다. 오늘은 하도 많이 걸어다녔더니 집에 왔더니 다리가 아프다. 그리고 일찍 일어나 몇 시간 못 잤더니 아직도 다리가 아프다. 내일부터는 다음 주 목요일에 개학을 대비해 시차적응을 미리 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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