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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김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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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작성자 김동윤 등록일 15.05.15 조회수 50
그렇게 조심히 다녀서 따로 마주치거나 하는일은 없었지만,  대신에 내가 나가거나 할때마다
무언가 감시하는듯한 눈이 뒤따라 다녔다.
지금까지 그렇게 큰 문제는 없어서 뭐 막 찾아가 따지거나 피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 꺼려지기는 했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집에 돌아오기 전에 빙빙 돌아 그 감시를 뿌리치고 오긴 했지만, 그래도 그 뿌리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었고, 난 점점 귀찮고 피곤해 졌다.
그래서, 직접 대놓고 말해야 되겠다 싶었다.
 
그리고 다시 출근 해야하는 다음날, 난 전날 휴가를 내고는, 아무런 일도 없다는것 처럼 아침에 다시 집밖을 나서고, 조금 직짐하다 꺾이는 모퉁이를 돈 다음 늘 가던대로 두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갔다.
바로 그곳부터가 미행이 시작되는 장소였다.
그쪽으로 걸어간지 약 1분 정도 후, 다시 무언가 지켜보는 느낌이 나기 시작했고, 난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며 걸어갔다.
난  몇번정도 뒤를 돌아보았지만, 쉽사리 어디 있는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다시 앞으로 걸어가다가, 약 2분 뒤 다시 뒤를 돌아보자, 무언가 뒤에 있던 가게문이 다급하게 열리는
소리가 났다.
난  그떄는 의심하지 않았지만, 갑자기 가게 아주머니의
"꺼져! 이게 어디라고!"
라는 소리에 자연스레 다시 뒤를 돌아보았고, 몇번 추가로 호통 치는 소리 후에,
망했다는 얼굴로 쫗겨나오는 그 소름끼치는 여자가 나왔다.
"이봐요!"
그러자 그 여자는  도망치기 시작했고, 난 그녀를 뒤쫓았다. 
약 5분정도의 추격전 끝에, 난 손쉽게 운동부족인 여자를 붙잡았고, 그녀는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난 간신히 그녀를 진정시킨뒤, 왜 쫒아다니느냐고 물어봤지만,
"데체 왜 쫒아오시던거예요?"
"......."
이런 대화의 연속이였던지라, 난 결국
"다음에 또 이런짓을 했다가는, 경찰에 신고하고선 이 동네를 나가버릴겁니다!"
라고 호통을 치고는, 뒤를 꾸준히 힐끔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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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떄 내가 잡아서 호통을 치고난뒤, 일주일간은 그녀가 눈에 띄지도, 그 힐끔거리는 눈빛이 뒤통수에 띄지도 않았다.
난 그래도 계속 뒤를 힐끔거리며 다녔지만,  그 일주일 동안만 그러고 나선, 의심이 풀렸다.
완전히 의심이 풀렸던 나는, 결국 월요일밤 난 회사 회식에 오렌만에 같이 가서, 술을 마시고 돌아왔다.
난 완전히 취했고, 집으로 다 온뒤, 집 문에 열쇠를 꼽은뒤, 문고리를 잡고선, 쓰러졌다.
그 다음엔 누군가 잡는듯한 느낌. 그리고 그다음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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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침에 일어나 깨질듯한 두통에 머리를 흔들었다.
내가 일어났던 곳은 나의 집 침대였다.  그리곤 자연스레 시계를 보았다. 
시간은 아직 새벽 6시 였다.  아직 충분했다.
난 어떤 친절한 이웃이 날 이런곳으로 옮겨주었나 따위를 생각하며 일어서려고 했다.
하지만 무언가 오른쪽 팔이 무거웠고, 난 그 팔에서 천 같은 감촉을 느꼈다.
난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불길한 예감에 소름이 쫙 끼쳤다.
그리고선 아닐거라는, 스스로의 생각을 부정하며 초점이 잘 안맞는 흐릿한 눈을 집중하여,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돌렸고, 그곳엔 내가 예상한대로, 예의 그 이상한 여자가 있었다.
난 비명을 지르며 펄쩍 뛰어 물러났고, 그녀는 천천히 일어나며, 상당히 어눌하지만, 무언가에
집착하는듯한 목소리를 띄며, "일어났어요?" 로 추정되는 말을 했다.
난 엄청난 공포에 휩싸였다.
"당장 나가!"
난 크게 소리쳤지만, 그녀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나며, 한손으로 침대를 문질렀다.
그러면서, 알수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나에게로 다가왔다.
난 천천히 벽으로 물러났며, 계속 "저리가! 꺼져! 꺼지라고!"
라는 소리만 질렀다.
그녀는 이제는 그 말을 멈추고는, 가리고 있었던, 칼을 들고 있던 손을 꺼내며 점점 다가왔다.
난 그녀를 밀쳤지만, 그녀는 내 팔을 잡고는 놀랍도록 강한 힘으로 무게를 실어 날 넘어뜨렸다.
다시말해, 난 덥쳐졌다.
난 한차례 몸부림을 쳤고, 그녀는 그것을 막으며 한층 더 강하게 압박했다.
그리고, 다시 그 중얼거림을 반복했다.
"사랑해요."
난 겨우 4번쩨에 가서야 그 말을 알아챘다.
그리곤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졌다.
보통 상태라면 절대 말도 걸지 않을 사람이,  날 덥치고 있다니.
그녀는 천천히 내가 입고있던 옷을 내렸고, 난 공포심으로 인해 몸을 움직일수 있었다.
난 간신히 "저리가!" 라는 말을 쥐어짤수 있었고, 그녀는
"당신도 좋을거 아네요?"
 라는 말을 하며 점점 몸을 밀착시켰다.
그리고, 난 ---------------
그리고 그 후,  난 수치심과 분노가 내 몸을 휘감는것을 느꼈고, 이성의 끈을 놓았다.
다행이 그녀는 그 일을 마친뒤 힘이 좀 빠져 있었고, 난 책상에서 떨어져 뒤집혀 있는
알람시계를 들고서, 그녀의 머리를 여러번 가격했다,
난 온힘을 다해 내리쳤고, 그녀는 비명을 지르다가, 축 늘어졌다.
완전히 이성을 잃었던 나는, 그녀에 손에 들려 있던 칼을 빼낸뒤, 그 칼로 그녀의 몸을 여러번 찔렀다.
안그래도 좁던 방은 피범벅이 되었고, 난 칼을 놓치고선 이 상황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차차 이성이 돌아오자, 난 다시 공포감에 휩싸였다.
처음엔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 이였고, 그 다음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난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전화기에 손을 뻗어 경찰에 신고하려 했지만, 세자리 수중 두자리 까지 누르고서 그만두었다.
그리고 다시 상황을 떠올리며, 피범벅이 된 방을 쳐다보았다.
어떤 멍청이라도 단번에 강간 살해라고 단정할수 있는 모습이였다.
물론 범죄를 처음부터 끝까지 저지른 사람은 '나' 라고 단정될것이 자명했다.
난 '정신에 문제가 있는 여성을 납치-강간-살인한 인간 말종' 이라는 오명은 쓰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죽고 말지.
그떄, 어차피 찾는 사람은 커녕 사라지면 좋아할 사람도 있던 여자였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잘 정리하면 아무 일 없이 지나갈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난 스스로에게 스레기라는 생각을 했지만, 억울하게 벌을 받고, 욕을 먹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난 그 시체를 살짝 들어 확인했다.
그녀는 처참한 몰골이였고, 특히 일그러진 모습으로 뜬채로 죽은 그 빛나는 눈이 가장.... 그랬다.
난 최대한 날  노려보는 눈알을 피하려 애쓰며 방안을 청소했다.
그 시체를 휴지로 감싸 전에 쟁여뒀던 방수 낚시가방에 마구 쑤셔넣은 다음, 지퍼를 올리려 했지만,
안이 꽉 차 닿히지 않았다. 
난 그걸 그냥 내버려 두고는, 마저 청소를 끝마쳤다.
어느세 시계는 저녁 6시를 가리치고 있었고, 난 이 시체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했다.
마침 쳥소보다 안개는 자욱했고, 난 차가 있었으며, 우리집 가까운곳에선 산이 있었다.
난 자동차 뒷좌석에 그 가방을 던지고선, 산으로 올라갔다.
어느정도 달리고 나자, 비포장 도로가 나왔다,
난 지금까지 마을에 살면서, 이 산에 누군가가 올라가는것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
하긴. 안개끼고, 볼것 없는 이 위험한 산에 누가 올라가겠는가.
난 마저 달렸고, 그러자 길에서 별안간 바리게이트가 나왔다.
난 그 장애물을 치웠고, 차에 다시 타고나서, 뒤를 쳐다보았다,
가방 지퍼가 열린 틈으로, 그 시체가 튀어나와 있었다.
내가 감아놓은 휴지는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거의 다 풀려있었고, 차마 내가 건들지 못한 얼굴은
여전히 흉측하게 찡그린체로 번뜩이는 눈을 나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다시 내 몸을 휘감는 공포에,  스티어링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고, 엑셀을 더 강하게 밟았다.
내 차는 경차에다가, 비포장 도로를 달리기 위한차는 당연히 아니였기에,
마구 요동치며 미끄러지고, 더욱 운전이 힘들어졌지만, 난 아랑곳 하지 않았다.
결과는, 차는 더욱 덜컹거렸고,  시체는 더욱 튀어나오며, 그 팔을 나에게로 향했다,
그 모습이, 마치 나에게 원한을 품어, 날 죽여버리려는 악마의 손처럼 보였기에,
난 그대로 백미러를 보던 몸이 굳었고, 가까스로 앞을 보았을때는, 이미 내 차는
그립을 잃고서는, 미끄러지고 있던 중이였다.
가까스로 충돌을 피하자, 바로 앞에 뜬금없이 소나무 가지가 튀어나왔고, 내 차는 그것에 정면 충돌한뒤, 스핀했다.
그 충돌시에 엄청난 충격에, 시체는 확 튀어나왔다.
난 헨들에 얼굴을 박았고, 가까스로 피 흘리는 얼굴을 들어올리자, 내 어께엔 시체의 차갑게 굳은 흉측한 팔이 올라가 있었고,  차는 스핀을 계속하다가, 그만, 낭떠러지 밑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비명을 지르며 떨어지는 차에서, 난 그 시체를 떨쳐내려고 몸부림을 쳤고,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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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차는 떨어지며, 서 있던 나무에 운전석 유리가 뚫리며 꼬치처럼 뚫려버렸다.
차는 나무 중간에 운전석이 관통 당한채로, 가지를 부러뜨리며 내려가다 큰 가지 하나에 걸렸고,
나무 중간에 깊게 꽃은 마시멜로 처럼 꿰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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