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일본에 가서 대학에도 다녔고 나이가 서른셋이나 되지만, '나'가 보기에는 도무지 철이 들지 않아서 딱하기만 할 뿐이다. 착한 아주머니를 친가로 쫓아 보내고 대학입네 하고 다니다가 신교육을 받았다는 여자와 살림을 차리고 무슨 사회주의 운동인지를 하다가 감옥살이 5년 만에 풀려 났을 때, '아저씨'는 이미 피를 토하는 폐병 환자가 된다. 식모살이로 돈 100원을 모아 이제 좀 편히 살아보려던 참이었던 아주머니는 그 아무짝에도 쓸모 없게 된 '아저씨'를 데려가 할 짓 못할 짓 다 해서 정성껏 구완하여 이제 병도 어지간히 나아가지만, 정작 '아저씨'는 자리에서 일어나면 또 사회주의 운동을 하겠다고 말한다. '나'가 보기에, 경제학을 공부했다면서 이제는 정신을 차리고 돈을 벌어서 아주머니에게 은혜를 갚을 생각은 않고, 남의 재산 뺏어다 나누어 먹자는 불한당질을 또 하겠다니 분명 헛공부한 게 틀림없다. '나'가 친정살이하던 아주머니 손에 자라서 그 은공으로 딱하게 여겨 정신 좀 차리라고 당부를 해도 '아저씨'는 도무지 막무가내다. 일본인 주인의 눈에 들어 일본 여자에게 장가들어 잘 살겠다는 '나'를 도리어 딱하다고 한다. 그러니 '나'가 보기에 '아저씨'는 도통 세상 물정도 모르는, 참 한심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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