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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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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문-눈길
작성자 신윤진 등록일 15.08.08 조회수 36
'눈길'이라는 소설을 읽어보았다. 처음에 '눈길'이라는 제목을 보고 세상이 온통 하얗게 뒤덮힌 동화 같은 풍경이 떠 올랐다. 오래전 재미있게 봤던 '겨울 왕국' 생각났다.
그런데 이런 내 생각은 완전 엉터리였다. 중년 남자의 시선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눈길'이 아름다운 길이 아닌 춥고, 힘들고, 괴롭고, 험한 길이라 말하고 있었다.
왜 눈길이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길이었을까? 나는 눈 쌓인 길을 걸으면 사각사각 들리는 보드라운 눈 소리에 왠지 모를 설렘도 느꼈는데 말이다.
소설 속에서는 눈길에 대한 주인공과 어머니의 다른 추억이 녹아 나고 있었다. 집안이 몰락하고 어려운 학창시절을 보내야 했던 주인공은 어머니와 걸었던 그 힘든 눈길을 걷고는 망한 집과는 인연을 잇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모양이었다. 어머니를 어머니가 아닌 '노인'이라 부르며 거리감을 둔 것은 그런 그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스스로의 힘으로 학교를 마치고 사회적 성공을 이룬 주인공에게 어머니는 그냥 짐처럼 생각됐던 모양이다.
나도 엄마가 내가 하고픈 것들을 기어코 못 하게 하시면 되게 미워 보일 때가 있지만 그렇다고 나는 우리 엄마를 '그 여자' 또는 '그 아줌마'라고 부르지 않는데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머니와의 안 좋은 추억이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런 것도 아니었다.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새벽에 같이 눈길을 걸었고 아들이 어색하지 않도록 예전 집에서 밥도 지어 주었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집에 찾아 온 주인공은 과거의 기억을 되새기게 하는 '옷궤'를 보면서 매우 불편해하고 빨리 어머니 집을 떠나려 한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미안해서 말을 하지 못 하고, 아들은 어머니를 외면하면서 둘 사이의 갈등은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인 것만 같았다.
이 때 이 갈등을 해소해 주는 이는 이상하게도 주인공의 아내였다. 아내는 주인공과 어머니의 그날, '눈길'의 추억을 되새기며 어머니의 말로 '눈길'을 다시 쓰게 했다.
그제야 주인공은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왜 주인공은 그토록 어머니와 거리감을 두었을까 생각해봤다. 나도 우리 엄마가 얄미울 때가 있지만 엄마와 싸워도 금방 마음이 풀렸기 때문이다. 가족은 마음을 막 쌓아두고 그런게 아닌 줄 알았다.
그런데 주인공은 수 십 년간 엄마와 거리를 두고 살았을까? 하도 이해가 가지 않아서 나는 엄마에게 이런 경우도 있냐고 물어봤더니, 엄마는 한 참을 생각을 하시더니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아마도 이 소설이 씌여질 당시의 시대가 산업화나 도시화로 삭막해지던 시대가 아니었을까 싶다. 작가는 그런 당시의 삭막함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렇게 적지 않았겠니?
우리 엄마가 위대해 보이는 순간이었다. 생각해 보니 그런 것도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머니와 아들의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이고 깨질 수 없는 사랑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는 아마도 우리 엄마의 말처럼 당시 사회의 모습을 아들과 어머니의 사랑을 통해 비판하거나 깨우치게 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다지 효자가 아니지만 주인공처럼은 안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엄마와 더 친해져야겠다고 다짐했다.
주인공에게는 힘든 '눈길'이지만 나는 앞으로 즐겁게 엄마와 걷는 '눈길'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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