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섯 살인 여자애로 이름은 박옥희라 한다. 스물네 살 된 홀어머니와 중학교 다니는 외삼촌과 함께 살아간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결혼한 뒤, 아버지가 외갓집이 있는 이 마을의 학교 교사로 부임해왔었는데 1년이 채 못 되어 돌아가셨다 한다.'내'가 세상에 태어나기 한 달 전이었다.아버지는 약간의 재산을 남겨주셨기에 양식거리는 마련이 되었다. 반찬이나 용돈을 충당하기 위해 어머니는 남의 옷을 짓는 바느질을 했다. '나'는 어머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고 생각한다.어느 날, 큰외삼촌이 손님 한 분을 데리고 찾아왔다. 그 손님은 아버지의 어릴 적 친구이자 외삼촌과도 잘 아는 사이란다. 이곳 학교에 새로 부임해왔는데 우리 집에서 하숙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외삼촌이 쓰는 사랑방을 장지문을 사이하고 지내게 되었다.사랑방 아저씨는 '내'게 자상하게 대해준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밥상을 내가고 내오는 일을 도맡은 삼촌은 우거지상을 짓는다."누님이 좀 상 들구 나가구려. 요새 세상에 내외합니까!" 하고 툴툴거릴 땐 어머니는 얼굴이 빨개지며 눈을 흘겼다.'나'는 유치원에 입학하게 되었다. 유치원의 풍금이 집에 있는 것과 똑같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로 어머니한테 풍금을 쳐보라고 졸랐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한번도 뚜껑을 열어본 적이 없노라고 울상을 지었다. 아저씨가 '내'게 뒷산에 놀러 가자고 하기에 따라 나섰다. 돌아오는 길에 유치원 동무들을 만났는데, 그 중 한 아이가 아빠하고 어디 다녀오느냐고 묻는다. '나'는 이 아저씨가 우리 아빠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머니한테 그런 말을 불쑥 비쳤더니 펄쩍 뛰신다.엄마와 함께 예배당에 예배를 보러 간 일요일, 저쪽에 아저씨도 와서는 연신 두리번댄다. 내가 손짓을 해대니까 어머니는 나를 잡아당기며 화내는 기색이다. 그 앙갚음으로 '나'는 유치원에서 돌아온 어느 날 벽장 속에 숨어 있다가 잠이 들고 말았다. 애타게 찾던 어머니는 나를 발견하고는 때린다. '내'가 울자"엄마는 옥희 하나문 그 뿐이야" 하는 말을 되뇐다.유치원의 선생님 책상 위에는 꽃병이 있어 '나'는 두어 송이를 빼내 어머니에게 갖다 드리며, 부끄러운 생각에 사랑방아저씨가 엄마 주란다고 거짓말을 했다. 어머니는 얼굴이 붉어지고 손가락이 떨렸다. 누구에게도 이 얘기를 하지 말라고 다짐을 둔다. 그날 어머니는 풍금을 치시며 혼자 눈물을 흘리셨다.사랑방아저씨가 엄마 드리라며 흰 봉투 하나를 건넨다. 어머니는 화들짝 놀랐다가 그게 하숙비임을 알자 안도하더니, 돈 외에 네모로 접힌 종이를 발견하자 다시 와들와들 떤다. 그날 잠들기 전 기도를 하면서 '나'도 달달 외는 주기도문을"우리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구절을 한없이 반복하신다.어머니는 '나'를 붙잡고 또 "엄마는 옥희 하나문 그 뿐이야"를 연발하며 "옥희는 언제나 엄마하구 같이 살지"를 거듭거듭 확인한다. 목소리가 떨리는 걸로 보아 또 울 성싶어서 '나'는 엄마를 이만큼 사랑한다며 팔을 크게 벌려 보였다.국어 시간에 읽었는데 재밌는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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