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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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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현아는 보시오
작성자 변해인 등록일 16.08.22 조회수 39

안녕? 아, 김이 확 새버리네. 기대는 무슨 기대야. 하지 마라. 재미없어. 그 놈의 강아지 타령 좀 그만해, 한국신사. 그리고 쓰고 있는데 왜 계속 문자 보내! 그래 니가 보낸 편지봤지. 니가 올리자마자 문자 넣어서. 근데 아주 감동적이었지. 눈물이 핑 돌 것 같았지. 아주 좋았어. 그만큼 니가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서 너한테 내가 잘 표현한 것 같아서 좋았지. 방학 중에 문자 제일 많이 한 건 너고, 새벽에도 문자한 것도 너야. 그만큼 방학이 되게 알찼지. 이런 적은 또 처음이거든. 거의 8월 중순에서 말까지 너랑 하루에 한 번은 꼭 문자를 하거나, 영상통화를 하거나, 통화를 한 것 같아. 멘토링 때도 마찬가지로 너랑 맨날 걸어다니고 했는 데, 니가 너무 뒤죽박죽오고, 나를 가끔씩 버리고 가거나, 내 전화를 안 받아서 짜증이 좀 났지만, 요즘은 너무 많이 해서 나는 너의 대단함을 느껴. 내가 그렇게 안창림, 유도선수 귀엽다고 보라니깐, 아니라고 니가 좋아하는 선수 사진보내면서 그렇게 우기더니만 내가 안창림 선수 사진 보여주니까, 좋다고 헤실거리고나 말이야. 그리고 이용대 선수 잘생겼다고, 계속 같은 소리만 하고, 나도 알아. 이용대 선수 잘생긴거는 예전부터 알았어. 내가 눈만 뜬 장님인가. 얼굴이랑 몸은 또 엄청 밝혀. 아이 진짜, 잘생겼다, 몸 봐라, 너무 밝히지 마. 자제 좀 해. 그리고 스펀지 준다면서. 언제 줄건데. 아니 진짜로 약속을 안 지키시네요. 너무 멋있다, 정말. 몰라, 이제부터 제대로 된 편지를 한 번 써보도록 노력하겠어. 일단 우리의 첫 만남을 써보자. 아마도 우리는 서로를 기억을 못할거야. 왜냐하면 학교가 가까워서, 수련회도 같은 장소로 간 걸 기억하거든. 근데 너랑 나랑 서로를 기억하는 만남은 아마도, 교통대학교 영어 캠프 때겠지. 그 때는 난 애들이랑 엄청 친하게 지냈어. 작년에 갔던 캠프랑은 당연히 비교가 될 정도로 말이야. 너무 좋았어. 그 친구들은 나를 버리고 먼저가거나, 내 자리가 없어서 줄 뒤로 가야하는 일을 만들어 주지는 않았기 때문이지. 그래서 기분 좋은 캠프를 보냈지. 딱, 한가지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말이야. 캠프 마지막 날에 할 공연으로 각 동아리에서 무대를 꾸몄지. 너랑 나는 역할극 동아리였어. 나는 그냥 무난한 걸로 들어갔지만, 너는 바보같게 그 종이를 이해못해서 후회스러운 선택을 하였지. 나는 나레이션을 맡았고, 너는 무대에서 연기를 해야하는 역을 맡았다. 리딩 연습 할 때도, 너의 작은 목소리를 듣고서, 많이 답답해 했어. 그래도 우리의 역할극을 무사히 끝났고, 마지막으로 'Lean on me' 라는 노래를 부르며 끝날 때는 너와 나는 같이 있지 않았지. 난 그저 너를 그렇게 기억하지도 않았지. 근데 너는 나를 '선풍기녀' 라고 기억하지. 왜냐면 그때 내가 인상깊게 남을만한 사건을 만들어 줬기 때문이지. 너무 대견스럽지 않아? 그래서 이번에 캠프 때 만난 친구와 문자를 할 때에도 다들 선풍기라는 단어를 꼭 사용했지. 그렇게 우리의 짧디 짧은 만남을 끝이 났고, 우리가 그 다음에 만난 건 아마도 배치고사 시험을 볼 때였을 거야. 보성이도 알았고, 승원이도 알았지. 물론 나는 넌 줄 몰랐지. 니가 강천초등학교라는 것도 다 잊어버린 상태였거든. 그리고 보성이와 승원이는 남자애들이라서 친해지기가 쉬웠어. 하지만 넌 낯을 많이 가렸지. 그래서 너는 먼저 다가간 윤정이와 친해졌고, 약간의 안좋은 일들도 있었지만, 우리와 친해졌어. 난 기억나는 일이 있어. 니가 내 별명을 물었고, 그에 대해 내가 답하자 너는 내 별명을 메모지에 써서 그걸 나에게 줬어. 그건 좀 웃겼지. 그리고 나서 우리와 점점 친해졌고, 다른 아이들과도 전부 친해졌어. 그리고 우리를 서서히 닮아가면서 아주 시끄러워졌지. 그리고서야 알았지, 니가 극심하게 답이 없다는 사실을 말이야. 그리고 어떻게하면 너처럼 잠자다가 발톱이 찢어지지? 정말로 멋지다. 문 때문에 발톱이 빠진 사람은 너 뿐일거야. 어쨌든 지금은 이렇게 사소한 이야기도 나눌만큼 친해졌는데, 가끔가다가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할 때가 있어. 울면, 입이 닫혀지냐? 울때 물어보면 내 말 싹 무시하고 자기 갈길만 가. 그게 좀 어이가 많이 없단다. 그리고 니 입에서 '조신' 이란 단어가 나올때는 남에 대해서 말할 때밖에 없다. 너는 조신하지가 않아. 알겠지?

너와 나는 공통점이 있어. 제일 불필요한 건데, 말이지. 그건 바로 쓸데없는 고민이 많다는 거야.

그리고 좀 미련한 면도 있지. 무슨 일이 터지면 다 니 탓이라고 생각해. 남들은 나 남탓해서 난리인데, 너 혼자 유독 별나게 자기 탓을 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한테 많이 하는 말인데, 너한테 해도 참 어울리는 말이야. 자존감이 낮아. 너한테 못생겼다고 하는 건 우리가 장난식으로 말하는 거고, 남들한테 다 물어보면 너한테 못생겼다고 하는 사람없어. 초등학교 때 어떻게 지냈길래 그렇게 자존감이 낮아? 놀림을 많이 받은건가? 남자애들 뿐이라서? 못생긴건 나처럼 생겨야지 못생긴 거고. 부끄럼도 너무 많죠, 우리 현아. 캠프 때 만났을 때도 목소리 엄청 작았는데. 지금은 많이 호전됐지만, 좋은 현상이지. 근데 현아야. 글이 너무 길다. 이제 끝을 낼 때가 왔어. 지금 감수성이 폭발하는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 감정 줄 말과, 깊은 속마음은 쓰지 못했네, 그건 미안해. 하지만 우리가 만날 날은 아주 많아. 그래서 나중에 성인되면 술 한잔 주고받으면서 그때 깊은 속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자.

지금은 여기서 끝내지만, 우리가 성인이 된 그때는 할 말이 참 많을거라고 생각이 된다. 내일 볼 거고, 넌 분명 이 글을 다 읽고나면 나에게 또 문자를 날리겠지. 어쨌든 감수성 폭발시기도 아니고, 니가 내가 편지를 쓴다는 것을 아니, 그렇게 멋있는 말도 못해준다. 하지만 너는 그래도 내 친구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다. 두렵게 생각하지 말고, 힘들면 이 넓은 어깨를 너에게 내어주겠어. 그리고 내가 걱정도 나누고, 행복도 나눌만한 친구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안 되어 있다면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마. 음........그리고 편지를 쓰는데, 계속 니가 문자를 보내서 더 이상 진행은 못 하겠다. 

2016년 8월 22일 월요일 한국꼬마가 한국신사에게 편지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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