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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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변해인 | 등록일 | 16.08.02 | 조회수 | 43 |
어느 덧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작한지 9일째이다. 이제 곧 있음 도화관에 나올 이유가 없어진다. 아쉽기도 한 것이 아니라 아주 많이 아쉽다. 윤진이가 영어캠프를 위해서 가버렸다. 그래서 우리 조에 2학년은 나밖에 없다. 그래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세상에 말을 걸다.' 하는 프로그램에서 조금씩 힘들어져 갔다. 나도 물론 화가났지만 그렇게 절망할 정도는 아니었다. 나도 물론 아쉬웠지만 그 정도로 인생 다 포기할 정도로 힘이 빠지진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나를 짜증나개 할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그 애가 싫다는 것도 아니다. 오늘 그 애의 활약이 아주 컸다. 그 애가 부러웠다. 아는 것이 많고, 그림 또한 잘 그려서 그 애가 참 멋져보였다. 그 전에도 조금씩 몰아가는 감은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렇게 심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본다. 근데 그 날을 화가 좀 많이 났었다. 그렇게 퇴짜를 맞은 건 나도 참 화가 났다. 솔직히 아직도 그것이 타당한 것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나도 그만큼 짜증이 났고, 그래도 프로그램을 마무리 짓고 싶기도 하였고, 멘토 선생님들이 고생하시는 것 같아서 그냥 후다닥 끝내고 싶었다. 이곳저곳에서 눈치가 보여서 빨리 편해지고 싶었기도 했다. 그 퇴짜로 인해 짜증이 난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그 애 또한 짜증이 났다. 확실히 말하면 나보다 더 많이 짜증이 났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 애의 의견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뒤로의 그 애의 행동을 보고서 많이 화가 났다. 초기에는 되게 생각치 못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주어서 진행이 다른 조보다 더 빨리 진행이 되었고, 다른 조에게서는 나오지 않은 신선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 뭔가 잘 풀릴 느낌이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선정된 아이디어 또한 마음에 들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그 애의 후반 행동을 보고 화가 났다. 그렇다고해서 내가 화낼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래서 꾹 참았다. 어차피 표정은 이미 썩어있었지만 그래도 참았다. 그래도 화가 나서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에 가서 꾹 또 참고 왔다. 친구들이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도 그 질문 자체를 무시하여 우리 조에 관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다른 아이디어가 나와서 그것에 관한 계획서를 쓸 때에도 그 애가 '제로' 라는 말로 다시 한 번 이상한 발언을 했을 때에도 나는 계속 참았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나는 밥을 먹고나서 전화기를 들고서 밖으로 나갔다. 비가 와서 차마 멀리는 나가지 못했다. 그리고나서 나는 윤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진이는 곧 전화를 받았고, 안에서 일어난 것들을 말했다. 속풀이 하듯, 뒷담화 하듯 그런 식으로 남을 깎아내리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그 날 특히 윤진이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끝날 때까지 계속 "빨리 와." 라는 말만 반복을 했다. 그렇게 통화를 끝마치고 딱 도화관으로 들어가려고 했을 때, 혜인이가 와서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다. 하지만 나는 또 답하지 않고 그냥 쭉 들어가서 오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렇게나 화가났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루가 바뀔수록 '내가 너무 나만 생각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잊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도 그 일에 그다지 상관을 쓰지 않을 것이고 언제나 그랬듯이 또 잊어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월요일이 되었다. 다행히 그 애는 열심히 참여하였다. 그 애는 밖에 나갈 때도 앞서 걸어나가 방향을 제시하였다. 그 점은 참 좋았다. 그 애 또한 화가 풀린 것 같아 다행이였다. 그리고 오늘 또 조끼리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직업을 골라 포토툰으로 만들라는 것이었다. 제목이 좀 마음에 걸렸지만 다행히 나는 뒷모습밖에 사진이 찍히지 않았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전반적인 아이디어는 그 애의 입 속에서 나왔으며 그림 또한 그 애의 솜씨였다. 그래서 오늘은 좋았다. 아무 일없이 그때처럼 그런 일없이 일이 척척 진행되어서 좋았다. 약간씩 농땡이를 피우는 한 아이가 있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그 때처럼 기분이 확 나쁘지는 않았다. 그 애 덕분에 우리 조의 포토툰 퀄리티가 높게 나왔다. 그 애는 다방면으로 참 뛰어난 것 같았다. 오늘 있었던 일을 통해 그 애에 대한 미운점을 조금 없앤 것 같다.그래봤자 조금이지만 말이다. 이번에는 또 다른 아이에 대해 써보자. 그 아이는 정말 대단하다. 천상천하 유아독존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는 마음이 강한 아이같다. 나를 너무 많이 때린다. 뭣만 했다하면 맞짱각이라며 이상한 말만 해댄다. 꼭 변희균같아서 기분이 엄청 나쁘다. 차라리 올해 초기 때가 가장 적당한 것 같았다. 때리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그저 말 몇마디 나누는 사이. 지금은 친해진 것 보다는 내가 그냥 그 아이에게 만만해진 것같다. 나는 항상 이렇다. 윤진이나 인지같은 경우에는 애들이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하연이는 왠지는 모르지만 그러지 못한다. 하지만 다른 반대다. 나에게 친하게 대하는 것을 넘어서, 그 정도의 선을 넘어서 나를 만만하게 보는 아이들이 나왔다. 다 남자들이다, 나의 어떤 점이 그 아이들에게 만만하게 보였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나의 그런 점으로 인해 후배에게 슬리퍼로 맞아본 적도 있으며, 패드립도 물론 심한 욕설까지 들어봤다. 그래서 나는 항상 후회한다. 차라리 초기 때가 가장 나았다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아이는 나에게 더 많이 대들것이고, 그 때마다 나는 아무런 조치도 못한채 맞거나,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을 것같다. 나는 덩치에 비해 강하지는 않다. 그렇게 욕도 잘하는 편도 아니다. 윤진이나 희균이처럼 말빨이 센 것도 아니다. 그래서 싸움을 벌이고 싶지도 않다. 계속 참는 유형이다. 남이 봐서 중재해 줄 때까지 참는 유형이다. 그래서 만만하게 보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디서부터 망가졌는지 모르겠다. 1년이라고 해도 선배는 선배인데, 그렇게 깍듯이는 안해도 약간의 선배 대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의 이름을 함부로 막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고, 장난이라도 때리거나 함부로 막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만만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게 내가 바라는 약간의 선배 대접이다.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고, 선배랍시고 텃세를 부리는 정도는 아니다. 그냥 예의같은 것이다. 이런 간단한 예의조차 지켜줄 수 없다면 그 아이는 개념도 상식도 기본 예의도 아무것도, 그냥 몸이랑 머리, 약간의 장기들만을 갖춘 인간같지도 않은 인간이라고 부르기도 힘든 것일 것이다. 나에게는 미워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죽이고 싶을 만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 많다. 나는 더 이상 내게 미워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오글거리지만 진심이다. 욕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헤헤헿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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