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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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변해인 | 등록일 | 16.05.30 | 조회수 | 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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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엄마, 아빠께 5월 가정의 날이 거의 다 끝나갑니다. 이대로 보내기 아쉬워 편지를 써보려 합니다. 어느 덧 제가 중학교 2학년이 되었습니다. 세월 참 빠르죠? 중학교 입학 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개의 계절이나 지났어요. 그리고 어느 새 저에게 조카라는 존재가 생겼어요. 저희 반 담임 선생님께서도 바뀌셨고요. 어릴 적 이맘때면 직접 카네이션을 만들어서 부모님은 물론이고 할머니께도 달아드렸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만든 카네이션도 산 카네이션도 드리지 못하고 있어요. 올해 어버이 날 때도 꽃을 사와야 되나 생각을 많이 하였는데 생각만 할 뿐 행동으로 실천을 하지 못하였어요. 카네이션하면 생각나는 추억들이 참 많아요. 어린이집에 다닐 때에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부모님께 드릴 종이 카네이션을 함께 만들었고, 초등학생 때는 돈을 챙겨가서 꽃을 사서 드리기도 하였죠.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흐를수록 사랑한다는 말과 감사하다는 말과 죄송하다는 말을 많이 못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설령 사랑한다는 말을 전했다고 해도 편지나 엄마, 아빠 몰래 전한 것 밖에 없어요. 사람은 말을 해야 상대방이 안다고 하고, 감정은 표현해야 하는 거라고 하였는데 말이죠.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네요. 그리고 요즘에는 아빠가 일을 나가시려고 하면 “다녀오세요.”라는 말도 건네지 못하고 있어요. 왠지 어색해요.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어려울 줄은 몰랐어요. 사실은 이 편지 또한 안 보셨으면 해요. 예전 엄마 생신 때 편지를 써드렸는데, 사실 막 그렇게 감동적인 이야기를 쓰거나 별로 좋은 이야기를 쓴 것도 아닌데 엄마는 밖에 나가서 읽다가 우셨다고 했죠. 만약에 이 편지도 받게 된다면 그냥 모른 척 해주셨음 해요. 아빠 생신 선물로 비록 편지를 써드리지는 못했지만요, 아마 평생 안 쓸 수도 있어요. 엄마께 쓰는 것 보다 더 민망한 게 아빠한테 쓰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말투도 보면 평소에 절 때 쓰지 않는 말투고요. 저는 또 내년에도 어버이 날로 인해 편지를 쓰겠죠? 하지만 보여드릴 수는 없을 거예요. 그러기에는 제가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죠. 예전에 쓴 편지도 우체통에서 제가 먼저 발견해서 그대로 버렸어요. 죄송해요. 하지만 이 글을 볼 날도, 제가 또 다른 편지를 써 드릴날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나에 대한 자신감과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더 높아진다면 말이죠. 저는 늘 같이 있어서 고마움을 잘 느끼지 못해요. 다른 친구들도 그래서 고마움을 느끼지 못해요. 만약 미래에 다시는 볼 수 없어질 때 저는 땅을 치며,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겠죠. 후회하겠죠.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오늘이 이럴 줄 알았더라면 내 마음을 전하는 건데,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전하는 건데’라고 생각하며 말이죠. 하지만 지금은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그때에 가서 정말로 후회한다고 한들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계속 전 드리질 못 할 편지를 쓸 거예요. 비록 제 마음을 알지 못하시고 불효막심하다고 하셔도 다른 아이들과 비교를 하신다고 하셔도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늘 같으니까. 한결 같으니까. 하지만 내년부터는 꼭 꽃을 선물해 드릴 거예요. 기념일을 잊지 않고 축하해 드릴게요. 생신은 물론이고 결혼기념일까지 축하해 드릴 거예요. 전하지 못했던 제 속마음을 5월 가정의 달이 가기 전에는 꼭 전하고 싶었어요. 비록 이 글을 보지는 못하시겠지만 사랑합니다. 영원히 제 곁에 계셔주세요. 늘 사랑하고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2016년 내일까지 3분남은 5월 29일 부모님의 자식인 것이 평생 변하지 않을 하나뿐인 딸 변해인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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