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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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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작성자 박지영 등록일 17.11.15 조회수 8
정말 한 순간인 것 같다. 정말 뜬금없는 것 같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다, 그냥 시간표대로 미술실에 갔다. 그래서 색의 진실에 관한 영국 BBC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정말 갑자기 흔들렸다. 사실 처음에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물론 내가 둔한 것일 수도 있지만 안 느껴졌다. 나는 그때 영상에 집중하고 있었고 아이들은 나름대로 소란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계속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정말 한 순간인 것 같았다. 갑자기 책상이 흔들리고 시계가 흔들리는 것이다. 처음엔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는데 그냥 아 지진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것 같다. 작년 이 맘때 쯤에 야간을 하고 있었을 때도 지진이 일어났었다. 나는 지진이 실감나지 않았었는데 실제 느껴본 지진만 4번 정도 되기에 좀 실감이 나는 것 같다. 물론 실제로 대규모의 지진이 일어난다면 솔직히 나는 엄청나게 당황할 것 같다. 사실 오늘 느낀점 중 하나가 절대 당황하지 말자였다. 미술실에서 딱 지진이 발생했을 때 아이들은 무척 소란스러워졌다. 그래서 방송도 잘 들리지 않았고 무작정 나가야겠구나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아이들은 들떠있는 기색이 없지 않아 있었고 몇 몇 아이들은 그냥 심각하지 않다는 둥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했다. 나 또한 당황하지 않고 아이들을 잘 이끌어야 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나도 인간인지라 당황을 할 수밖에 없었고 정말 내가 죽을 것인가?라는 생각 이외에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옷으로 머리를 가린 후에 허겁지겁 나왔지만 정말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직도 믿기지 않다. 지진은 특정한 날짜에 오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올 수 있고 우리만 준비하면 된다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알고 있지만 그냥 모르는척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솔직히 자연재해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다. 자연재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염려증만 증가하는 것 같다. 그런 식으로 치자면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집이 언제 무너질지도 모르고 언제 바이러스가 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우리들은 다 감수하고 밖이라는 사회로 나가는 것 같다. 
자연재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정확히 작년부터인 것 같다. 내 생에 처음으로 지진을 느꼈던 우리 집에서 나는 소파에 누워 누구보다  편하고 남들과는 다르게 텔레비전을 시청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소파가 좌 우로 흔들렸다. 진짜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지진인지 아니면 집에 이상이 있는건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올해 지진을 느끼고 나서부터는 그냥 땅이 좀 심하고 오랫동안 흔들린다 싶으면 그건 지진이니까 누구의 말도 듣지 말고 나 혼자 스스로 판단해서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구보다 믿을만한 사람은 자신이니까 나는 그때부터 자연재해에 대해 공부하고 나를 살릴 길만 찾아다녔던 것 같다. 사실 그 능력을 실제로 발휘해 본 적은 없지만 안 배우는 것 보다야 배우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이제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후년 아니 내년 혹은 내일이 될 수도 있다. 다들 조심하기 ㄹ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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