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 효과’…성적우수생, 서울시립대 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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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양재숙 | 등록일 | 12.04.23 | 조회수 | 411 | ||
합격자 수능성적 역대 최고…경쟁률도 높아
올해부터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는 서울시립대(시립대) 합격생의 수능 성적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시립대의 연간 등록금은 204만4000원(인문계열 기준)으로 지난해 사립대 평균 등록금(767만7000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
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 신입생들이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교내 공학관에서 열린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 선배들로부터 학교생활 안내를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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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진학담당교사는 “‘서연고’(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성한’(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중경외시’(중앙대·경희대·한국외대·시립대)라는 대학 서열에서 시립대가 ‘서성한’ 레벨로 올라갈 것이라고 본 사람들이 많았다”며 “경제가 어렵다 보니 등록금 변수가 대학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앙대나 경희대 등 입학 성적이 비슷한 수준인 사립대에 동시 합격한 학생들이 반값등록금을 이유로 시립대에 입학하기로 결정한 사례가 많다.
시립대 도시사회학과에 입학할 예정인 육준엽(19)씨는 “중앙대 사회학과와 시립대에 동시합격을 한 뒤 고민을 많이 했다”며 “반값등록금으로 학교 위상이 많이 올라갈 것이라는 주변의 권유가 있어 집과 가까운 중앙대 대신 시립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정시전형으로 시립대 건축학부에 합격한 이승현(20·여)씨는 “경희대에도 동시 합격했지만 반값등록금으로 앞으로 능력 있는 학생들이 몰려 시립대의 전망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2학년도에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전환해 첫 신입생을 뽑은 서울과학기술대(옛 서울산업대)도 낮은 등록금이 부각돼 입시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학 관계자는 “가·나·다군과 복수지원이 가능했던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떨어졌는데도 입학 성적은 1~2점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국립대라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립대처럼 등록금이 저렴한 대학들이 주목받는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나타났던 현상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춘 교사는 “시립대는 아이엠에프 구제금융 신청 이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서울의 10대 대학으로 언급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또 한번의 기회를 맞은 셈”이라며 “대전에서도 국립대인 한밭대가 하위권에 머물다가 외환위기 이후 한남대·배재대 등 사립대를 제치고 충남대 다음으로 입학 성적이 높아졌었다”고 말했다.
교육통계연보를 보면, 1998년 사립대의 평균 등록금(529만원·인문사회계열 기준)은 국공립대(305만2000원)의 1.73배였다. 함인석 경북대 총장은 “정부의 반값등록금 예산 1조7500억원 가운데 절반 정도인 8000억원이면 전국 국공립대 등록금을 당장 시립대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며 “서울에 유학할 형편이 못 되는 서민 가정의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국립대에 지원을 확대해야 지역 인재를 육성하고 국가 균형 발전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명선 정환봉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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