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사이버독후감

20723 정별하

이름 정별하 등록일 20.09.01 조회수 11

<권력에 대하여>

 

   '동물농장'이라니. 옹기종기 모인 귀여운 동물들이 떠오르는 제목에 책을 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살벌하고 무거운 내용에 놀랐다. 초반에 한 농장의 동물들이 인간들에게 착취당하는 데 불만을 느끼고 자유를 갈망해 혁명을 일으킨다. 그렇게 그들은 농장주를 내쫓고, 머리가 좋은 돼지들을 선두로 규칙을 만들어 작은 국가를 이루어 살아가게 된다.
   동물들은 모두가 평등하고 이상적이게 살아가기 위해 '7계명'이라는 규칙을 만든다. 이 7계명을 기반으로 돼지들은 머리를 쓰며 정치를, 나머지 동물들은 몸을 쓰며 노동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스노볼과 나폴레옹, 이 두 돼지가 동물들을 이끌었다. 서로 간간이 의견 충돌이 있긴 했지만 이 때는 나름 그들이 원하던 대로 모든 동물이 평등했고 자유로웠다. 또, 읽는 나까지 동물들이 뿌듯하고 대견스러울 정도로 화목하고 평화롭기까지 했다.
   중반에는 나폴레옹이 스노볼을 내쫓고 혼자 권력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고는 7계명을 자신과 돼지들의 독재에 유리하게 바꾸기 시작한다. 나폴레옹은 7계명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이용해 그것을 동물들을 세뇌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나는 초반에 나폴레옹이 그 이름과 같이 동물들에게 현명한 영웅임에 틀림없다 생각했기에 이 때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배신감이 들었다.
   반면 동물들은 자꾸 멋대로 바뀌는 규칙들에 의아함을 느끼면서도 끝없이 세뇌당한 탓에 계속 돼지들에게 순종했다. 여기서 나는 너무 안타깝고 답답해 책으로 들어가 이 순진한 동물들의 귀에 대고 소리라도 질러주고 싶었다. 어떻게 돼지들의 말 한 마디가 본인들의 기억보다 정확하다고 믿을 수 있을까? 하지만 부당함을 알았더라도 반란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폴레옹이 본인과 대립되는 의견을 내세우는 동물들은 모조리 죽여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동물들은 입도 뻥긋 하지 못하고 오히려 인간에게 지배당했던 때가 더 나았을 만큼 돼지들의 지배 하에 일만 하며 살게 된다.
   마지막으로, 결국 저들끼리 인간과 파티를 하는 돼지들을 보고 돼지들의 얼굴과 인간들의 얼굴이 똑같이 보여 혼란스러워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소설이 마무리된다. 평화를 위해 함께 혁명을 일으켰던 돼지들이, 권력을 쥐고 난 후 결국에는 동물들의 평화를 억누르던 인간들과 똑같이 변해버렸다는 사실이 부패한 권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깨닫게 해 주었다.
   초반의 때묻지 않은 혁명이 독재로 바뀌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게 하려면 지도자의 태도도 중요하지만 따르는 사람들의 태도도 중요하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지도자의 행동 하나하나에 질문을 던지고 비판하는 현명한 태도를 가져야 이 동물농장의 동물들같은 결말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책의 주제가 조금 어렵게 느껴졌지만 덕분에 권력과 그로 인한 영향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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