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역사를 싫어하는데 왠지 잘 읽어보지 않던 분야인 역사에 관한 책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한국사라는 단어 때문에 좀 지루할 것 같았으나 읽어보니 나름 재미있고 책에 깊이 빠져들 수 있었다. 고고학자들이 발굴했거나 지금도 조사하고 있는 주요 유적을 답사한 기록이고 고고학자가 지어서인지 아니면 이런 종류의 모든 책들이 이런 것인지 어찌 되었던 간에 무엇인가 재미가 있었다. 단순히 관찰만 한 내용이 아니라 발굴을 담당한 책임자와 기자가 현장에서 대화하고 토론한 내용이 실려있고 또 전문가의 에피소드, 간간히 실린 사진 덕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처음에 나왔던 토실 유적의 내용을 읽고 많이 신기했다. 나는 유적이 발견되면 모두 다 발굴해내는 줄 알았는데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확실치 못한 경우에는 모두 다 발굴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는 발굴하고 또 얼마는 보존을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하면 후학들이 보존된 유적을 다시 조사했을 때 또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분을 발굴할 경우 엄청난 발견을 했다고 흥분을을 하여 한번에 많이 발굴을 행할 경우 고분이 무너지기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고분을 발견하고서 바로 발굴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발굴을 하기 전에 그 고분의 주인에게 제사를 지낸 뒤 발굴을 한다고 한다. 하긴 무덤을 파헤치는 일이니 무덤의 주인이 노할 일일테니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추는 행동을 해서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제사를 지내지 않아서 조상이 노한 것인지 발굴을 다시 시작했을 떄 비가 많이 내린 사연도 있다고 했다. 시대에 따라 무덤을 만드는 형식이 다르다고 하니 그 또한 신기할 뿐이었다. 파주에서 파평 윤씨의 미라가 발견되었다. 도굴이 된 듯한 무덤이었는데 석회와 세사, 황토를 3:1:1 로 섞어 회다짐을 하여 무덤구덩이와 곽의 6면에 싸바르는 무덤 조성 양식인 회곽묘에서 발견되었다. 4백 40 여년 전에 죽은 것으로 알려진 미라는 몸에 수분을 머금고 있어 피부가 탱탱했다고 한다. 게다가 더 조사를 하고 난 뒤 밝혀진 결과는 더 놀라웠다. 그 미라는 여자였는대 그냥 여자가 아닌 임신을 한 여자 미라라는 것이다. 20대 초반으로 밝혀진 그 미라는 어린 나이에 출산을 하게 되었고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출산 도중에 죽었다는 것이다. 미라가 수분을 머금고 있어 피부가 탱탱하고 관절이 움직였다는 것이 많이 놀라웠다. 이러한 것들을 알아낸 고고학자들은 얼마나 기뻤을까 궁금했다. 역사를 다룬 책이 따분발 것 같다는 내 생각을 뒤집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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