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1반

서로 배려하고 협동해서 행복한 반 만들자

함께 있어 행복한 우리반
  • 선생님 : 손국환
  • 학생수 : 남 11명 / 여 13명

찬성편

이름 여주환 등록일 18.10.05 조회수 4

"화장을 하지 않으면 '찐따' 취급을 당해요."

"서로 화장을 하면서 외모를 품평하는 게 일상이에요."


화장을 시작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는 가운데 '화장을 하지 않으면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한다'는 호소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얻고 있다. 뷰티업계와 소셜 미디어 업계의 '10대 공략 마케팅'이 청소년들의 '꾸밈노동'을 가중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 지적이다.

최근 트위터상에서 진행된 '#학생이_겪는_코르셋' 해시태그 운동에서는 학교에 갈 때도 화장을 해야 한다는 청소년들의 경험담이 쏟아져 나왔다. 해시태그 운동에 참여한 청소년 대다수는 화장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여성 청소년에게 집중되고 있으며, 외모를 꾸미지 않으면 은근한 따돌림과 무시는 물론 괴롭힘에까지 시달리게 된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해당 해시태그 운동에 참여한 정모양(16)은 중학교 2학년 무렵부터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꾸미지 않고 외모가 돋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래 남학생들로부터 조롱당해 마음을 다친 뒤부터였다.

정양은 화장을 하는 이유에 대해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화장은 일종의 위계를 드러낸다"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화장을 하고 외모를 가꿔야 하기 때문에 (화장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민모양(16)은 화장을 하지 않지만 민양의 친구들 중 많은 수가 화장을 하고 있다. 민양은 "여자 중학교를 졸업한 친구들도 남녀공학 고등학교에 오자 '남자에게 맨 얼굴을 보일 수는 없다'며 화장을 하고 있다"며 "화장하지 않는 날은 친구들이 전부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화장을 하지 않으면 '조용한 아이', '은따' 취급을 받는데, 고등학교 첫 담임교사는 상담을 할 때 '화장을 하지 않느냐', '예뻐 보이고 싶지 않냐'고 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래들은 물론 교사까지도 여성 청소년만이 화장에 대한 압박을 느끼는 데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꾸미는 것을 권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장을 하는 어린이·청소년의 연령대가 낮아졌고, 그 중 상당수가 여성이라는 것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2017년 5월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소속 녹색건강연대가 전국의 남녀 초·중·고등학생 47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어린이·청소년 화장품 사용 행태' 조사 결과 여자 초등학생 5명 중 1명, 중·고생 4명 중 3명은 색조화장을 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색조화장을 하는 남학생의 비율은 초·중·고등학교 모두 3% 미만이었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제공 © News1


색조화장을 매일 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30.5%에 이르렀으며 65.4%는 일주일에 1번 이상 한다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초등학생의 12.1%, 중학생의 42.9%, 고등학생의 32.3%는 매일 색조화장을 한다고 답했다.

이렇게 화장을 하는 초등학생의 17.5%, 중학생의 44.3%, 고등학생의 57.1%는 SNS를 통해 화장품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또 초등학생 26.2%, 중학생 46.0%, 고등학생 67.1%가 전문매장과 로드샵을 통해 화장품을 구매했다.

이같은 세태를 포착한 뷰티업계까지 '화장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한 화장품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 A씨는 "매장에서 교육을 받을 때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청소년들에게 추천할 것을 교육받았다"고 귀띔했다.

A씨는 "청소년을 겨냥한 제품의 경우 커버력이 약하고 저렴한 1만원대의 쿠션이나 5000~6000원대의 틴트를 출시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캐릭터 제품과 컬래버레이션 한 선쿠션을 출시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A씨는 고민 끝에 오랫동안 해 온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기로 했다. 매장을 찾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수가 크게 늘고 있음을 체감하면서 자신이 하는 일이 아이들을 화장과 꾸밈으로 내몬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A씨는 "화장품을 판매하는 사람이다 보니 화장을 진하게 할 때가 종종 있는데 어린이·청소년들이 뚫어지게 쳐다볼 때가 많았다"며 "그것이 일종의 '코르셋'(사회적으로 규정한 여성성)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 또한 뷰티업계가 소셜 미디어와 결합해 여성 어린이·청소년을 겨냥한 마케팅을 펼침으로써 청소년이 화장품을 구매하도록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한국여성학 2016년 12월호에 실린 논문 '십대 여성의 디지털 노동과 물질주의적 소녀성'은 "상품 광고 및 판매를 통해 가치를 생산하는 소비 시장은 10대 여성들의 소비를 이끌어내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이 과정에서 외모를 꾸미고 SNS로 과시하기를 즐기는 10대 여성 청소년들의 문화를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분석도 함께 내놨다. 많게는 1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뷰티 유튜버에 대한 협찬 마케팅이 대표적인 예다.

해당 논문의 저자인 여성학자 김애라씨는 "뷰티 산업은 소셜 미디어의 수익 구조와 깊이 연관돼 있고 소셜 미디어의 존재가 문제를 비판적으로 보는 것을 가로막는 역할을 한다"며 "화장을 여성 청소년에 대한 차별이나 억압이 아닌 일종의 놀이이자 재미있는 콘텐츠로 여기도록 하기 때문에 청년 여성층이 '자기 만족'이라는 표현 수단으로써 (화장을) 활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출처: 뉴스1    기자:윤다정              2018년 6월 3일 6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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