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처음엔
이안
대추나무도 처음엔 처음 해 보는 일이라서
꽃도 시원찮고 열매도 볼 게 없었다.
암탉도 처음엔 처음 해 보는 일이라서
횃대에도 못 오르고 알도 작게만 낳았다.
모두들 처음엔 처음 해 보는 일이라서
조금씩 시원찮고 조금씩 서투르지만
어느새 대추나무는 내 키보다 크고
암탉은 일곱 식구 거느린 힘센 어미닭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