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대하여 컴퓨터 게임이 이미 디지털 미디어로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데 비해 게임학의 발전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다. 게임에 대한 정의가 어려운 것은 컴퓨터 게임이 갖고 있는 자체적인 속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컴퓨터 게임 형태의 다양성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게임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여러 학술 서적과 논문 등에서 컴퓨터 게임을 정의하려는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다. 본 절에서는 게임의 정의와 장르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게임을 정의하기에 앞서 놀이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게임을 포함하고 있는 놀이에 대한 정의와 개념, 그리고 놀이와 게임의 차이를 명확히 하는 것이 게임을 정의하는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놀이에 대한 첫 연구는 요한 호이징아(Johan Huizinga)의 책 『호모 루덴스(Homo Ludens)』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호이징아는 동물과 대비하여 인간의 특성을 나타내기 위해 도입된 용어인 직립형 인간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 사유형 인간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에서 힌트를 얻어, 인간은 본질적으로 유희를 추구하며, 놀이는 인간 문명의 원동력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인간의 정치, 사회, 문화, 종교, 철학의 기원이 바로 놀이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면서 놀이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하였다. 이에 따라 인간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즉 유희적 인간이라고 명명하였다. 호이징아는 놀이의 본질에 관하여 “놀이가 제천의식에서 기원했다.”라고 주장하였고, 이를 계승한 로제 카이와(Roger Caillois)는 놀이의 특징을 다음 여섯 가지로 설명하였다.
첫째, 놀이는 자발적인 행위이다. 놀이하는 자는 강요당하지 않는다. 명령에 의한 놀이는 이미 놀이가 아니다. 만일 강요당한다면 놀이는 곧바로 마음을 끌어들이는 유쾌한 즐거움이라는 성질을 잃어버린다. 둘째, 분리된 활동이다. 처음부터 정해진 공간과 시간의 범위 내에 한정되어 있다. 즉 일상생활과 분리되어 존재한다는 것이다. 셋째, 확정되어 있지 않은 활동이다. 게임의 전개가 결정되어 있지도 않으며, 결과가 미리 주어지지도 않는다. 놀이하는 자에게는 새로운 생각을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자유는 반드시 남겨져야 한다. 이러한 놀이의 특성은 게임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불확실한 결과(uncertain outcome)는 게임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이기도 하다.
넷째, 비생산적인 활동이다. 놀이 중에는 어떤 재화와 부도 만들어내지 않는다. 놀이하는 자들 간의 소유권의 이동을 제외하면 놀이의 시작점과 똑같은 상태이다. 즉 생산적이지 않다는 의미이다. 다섯째, 규칙이 있는 활동이다. 놀이는 약속을 따르는 활동이다. 놀이를 위해 일시적으로 새로운 규칙이 만들어지고, 그 규칙만이 통용된다. 규칙은 현대적 게임의 가장 중요한 특성 중 하나로 여겨진다. 여섯째, 허구적인 활동이다. 놀이는 현실 생활과는 달리 이차적인 현실, 또는 비현실이라는 특수한 의식을 수반한다. 즉 상상이 전제되어 행해지는 재미있는 활동으로 이러한 상상력이 게임의 재미를 만들어내며,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고 창의력을 촉진시킬 수 있다.
로제 카이와는 요한 호이징아의 ‘호모 루덴스’를 비판적으로 계승하면서 놀이를 분류하고자 시도했다. 그는 『놀이와 인간』에서 놀이를 규칙과 운(運)으로 구분하면서 경쟁 놀이(agon), 우연 놀이(alea), 모방 놀이(mimicry), 현기증 놀이(ilinx) 네 가지로 구분하였다. 아래 그림은 ‘놀이를 하려는 의지’와 ‘규칙’을 축으로 하여 네 가지로 놀이를 구분한 것이다.  경쟁 놀이는 의지도 있고 규칙도 있는 것으로, 체스나 당구, 그리고 대부분의 스포츠 경기가 포함된다. 우연 놀이는 규칙은 있지만 의지를 반영하지 못하고, 운에 의해 그 결과가 좌우되는 놀이를 말한다. 예를 들면 룰렛이나 주사위를 이용한 놀이 등이다. 모방 놀이는 의지는 있지만 규칙은 느슨한 놀이를 말한다. 예를 들면 소꿉놀이나 가면놀이 등이다. 이는 예술로 발전하여 연극, 영화 등으로 발전하였고, 게임 분야에서는 역할수행 게임(Role Playing Game)으로 발전하게 된다. 현기증 놀이는 의지도 규칙도 없는 놀이를 의미하며, 예를 들면 그네, 미끄럼틀, 시소, 롤러코스터 등이다. 지구의 중력을 거스를 때 인간은 현기증과 함께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카이와는 놀이를 ‘규칙의 정형성’에 따라 ‘파이디아(phidia)’와 ‘루두스(ludus)’로 구분하였다. 즉 규칙이 느슨한 놀이를 파이디아로, 규칙이 정형적인 것을 루두스라고 명명하였다. 현대의 게임은 규칙이 정형적인 루두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호모 루덴스』 이전까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던 놀이에 관한 학술적 연구는 호이징아 이후 로제 카이와로 이어졌고, 놀이의 유용성이 증명되기 시작하면서 놀이가 곧 학습이라는 이론이 등장하였다. 이 이론은 놀이가 육체적으로 인간을 강화시켜주고, 유연성을 길러주며, 날카로운 시각을 제공하기도 하며, 인지능력의 향상으로 손놀림이 섬세해지고, 정신의 체계화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놀이는 정신(mind)과 육체(body)의 능력을 강화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음을 강조한다. 특히 심리학자들은 놀이가 자아의 확립과정에 도움을 주고, 성격 형성에도 기여하며, 학습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특히 놀이가 주는 재미와 즐거움은 끈기와 집중력을 강화시켜 어려운 것을 쉽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게임은 어디서부터 유래했을까? 아직까지 정설은 없지만, 여러 가지 학설이 존재한다. 게임의 기원에 대한 대표적인 견해들은 문화관광부에서 펴낸 「전자 오락게임의 문화정책적 접근방안」(1996)에 잘 설명되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게임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활동들로부터 유래했다는 가설, 둘째, 전쟁이나 전쟁을 예비하는 군사훈련에서 유래되었다는 가설, 셋째, 풍년과 다산을 비는 종교적 제의에서 유래되었다는 가설이 있다.
첫째, 일상생활에서 유래되었다는 가설과 관련하여 독일의 역사학자인 에르만(Erman)은 한 부족이나 국가는 보다 높은 문명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생존에 필요하였던 과거의 많은 활동들이 더 이상 존재 이유가 없어짐에도 불구하고 본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그 활동들을 추구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사람들이 생존의 유지에 필요한 이유로 인해 여러 제약이 불가피했던 부담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일이 아닌 놀이로서 그 활동들을 즐기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예로 다트 게임이나, 경마, 탁자 위에서 하는 카드 놀이, 스키 등을 들 수 있다. 게임의 이러한 측면은 민족이나 종족을 초월한 모든 문화권에서 시공간을 초월하여 발견될 수 있다.
아일러(Eyler)는 현대의 대표적인 게임과 스포츠 95가지 종목에 관한 기원을 조사한 결과, 그중 약 50%는 삶을 유지하는 수단, 커뮤니케이션 수단, 운송 수단, 또는 전쟁에 사용되었던 일들이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여가를 즐기는 레크리에이션 활동으로 발전되었다고 한다. 또한 종교적인 제례의식에서 기원한 놀이는 약 10%인 데 반해, 15% 정도가 여가활동을 위해 창안되었다고 한다. 요한 호이징아의 주장과는 달리 종교적인 것보다 종교와 관련이 없는 데서 게임이 더욱 많이 유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군사훈련에서 게임이 유래했다는 가설과 관련된 증거로서 석전, 궁술, 창 던지기, 투포환, 격구, 검도, 사격, 폴로 등과 같은 수많은 게임이나 스포츠가 전쟁이나 전쟁의 예행연습과 관련하여 유발되었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스포츠와 전쟁을 그 언어의 용법에서 볼 수 있듯이 거의 구별하지 않은 듯하며, 이러한 경향은 고대 페르시아인들에게도 발견된다. 운동경기를 의미하는 영어의 ‘Athletics’가 파생된 그리스어 ‘Athlos’는 경기장 안에서뿐 아니라 전쟁터에서의 전투를 의미하며, 경쟁의 의미를 지닌 ‘Agon’은 전쟁 또는 경쟁적 겨루기 게임을 의미한다. 수많은 고대 게임이나 스포츠가 전쟁을 위한 준비로서 또는 전쟁의 대안으로서 존재했다는 사실은 게임의 기원과 전쟁의 관련성을 시사한다.
셋째, 놀이와 게임의 기원이 종교적 제례의식과 관련된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서는 풍요제의 등을 들 수 있다. 고대인들은 줄다리기 등과 같은 겨루기 게임을 통해 풍년과 다산을 성취하고자 하는 모방적 주술행위를 하였으며, 기원전 776년에 시작되어 서기 393년 로마의 황제 테오도시우스의 명에 의해 중단될 때까지 4년마다 개최되었던 고대 올림픽 게임은 제우스 신을 위한 제전이었다. 고대 올림픽 게임에는 던지기, 달리기, 각종 구기 종목뿐만 아니라 주사위와 게임판을 이용한 놀이 등도 행해졌다. 이러한 게임의 유래를 살펴보면 게임의 원형은 대개 원래부터 교육과 훈련이 목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단순히 놀이만을 위해 고안된 것들도 있지만, 대개 후손들을 교육하고 훈련시키기 위해 고안되었다고 볼 수 있다. 4,3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는 바둑은 고대 중국 요순시대에 자식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기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2,5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장기(將棋)도 초한시대의 전쟁을 상징화하여 전략과 전술을 가르치기 위한 도구로 만들어졌고, 약 4,000년 전 차트랑가(chartranga)라는 고대 인도의 게임에서 유래되었다는 체스(chess)도 귀족의 자제들에게 전략과 전술, 통치술을 훈련시키는 데 사용하였다고 한다.
게임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규칙을 정해 놓고 승부를 겨루는 놀이”(금성판 국어사전), “오락의 보편적 형태, 일반적으로 기분 전환이나 유흥을 위한 제반 활동이 포함되며, 흔히 경쟁이나 시합을 수반한다”(브리태니커 세계백과사전), “‘OR기법’ 중의 하나로, 상반되는 이해관계자들이 각기 일정한 규칙하에서 행동할 때 각자가 최대의 결과를 얻게 되는 상태”(컴퓨터 용어사전)
사전적 정의들을 살펴보면 게임은 규칙과 승부, 경쟁 등이 주요한 구성 요소로 즐거움을 위한 행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는 행위자로서의 플레이어(player), 그리고 규칙이다. 규칙은 플레이어들에게 행동의 제약을 주고,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제공한다. 즉 규칙은 게임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그렇다면 현대적 게임의 정의는 무엇일까? 컴퓨터 게임과 일반적으로 우리가 하는 스포츠 게임 등을 포괄할 수 있는 정의란 없는 것일까? 여러 가지 학술문헌에 나온 정의를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데이비드 팔레트(David Parlett)는 아이들이나 강아지들이 구르고 뒤엉켜 노는 것과 구분하여 “놀이는 ‘형식적(formal)’이다.”라고 정의하면서 게임의 목적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경쟁이고, 정해진 장비들과 그 장비들을 잘 다루어서 승리를 얻어내는 절차를 정한 ‘규칙’을 강조하고 있다. 즉, 놀이와 게임의 차이는 규칙이라는 절차로 형식화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둘째, 클라크 앱트(Clark C. Abt)는 둘 이상의 독립된 의사결정자들이 정해진 맥락 속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벌이는 활동으로, “목표를 얻기 위해 상대방과 규칙을 기반으로 경쟁하는 하나의 맥락이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둘 이상의 독립된 의사결정자들’이다. 이들이 규칙을 기반으로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자연스럽게 상호작용이 발생한다.
셋째, 버나드 슈츠(Bernard Suits)에 의하면 게임을 한다는 것은 규칙에 의해 허락된 수단만을 사용하여 사건의 특정한 상태를 불러오도록 유도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규칙이 효율적인 수단을 금지하여 덜 효율적인 수단을 사용하도록 하는데, 그런 규칙이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단지 그것으로 인해 그런 활동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좀 더 간결하게 표현하면, “게임을 하는 것은 불필요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이다.”라고 하였다. 즉, 인간은 재미를 위하여 자발적으로 불필요한 장애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상대방과 경쟁하는데 이 행위가 게임이라고 정의한다.
넷째, 크리스 크로포드(Chris Crawford)는 게임의 특징을 네 가지로 정의했다. 표현(representation), 상호작용(interaction), 충돌 또는 대립(conflict), 그리고 안전(safety)이다. 게임은 명시적인 규칙을 갖고 서로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는 부품들의 집합이며 하나의 완전한 시스템이다. 게임은 감정적 현실을 주관적이고 의도적으로 단순화하여 표현한다. 상호작용은 원인과 결과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모든 것들을 서로 묶어준다. 이 복잡한 관계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은 관객들이 그것을 구석구석 탐험하면서 원인을 만들어내고 결과를 관찰하게 해주는 것이다. 게임은 이런 상호작용적 요소를 제공하며, 바로 그것이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핵심 요인이다. 충돌은 게임의 상호작용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플레이어는 적극적으로 목표 달성을 추구한다. 게임 디자이너가 설치한 장애물들은 플레이어들이 쉽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모든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게임 세계에 들어서자마자 상대방 또는 장애물들과 충돌 또는 대립하게 한다. 충돌은 모든 게임의 본질적 요소이다. 마지막으로 안전은 게임에서의 충돌과 위험은 실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으로, 또는 심리적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다.
다섯째, 그렉 코스티키안(Greg Costikyan)은 게임은 게임에 참가하는 플레이어들이 목표 달성을 위하여 게임 신호를 통해 자원관리에 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예술의 한 형태라고 하였다. 이 정의의 특징은 게임을 문화의 한 형태인 예술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여섯째, 시드 마이어(Sid Meyer)는 게임을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계속해서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다양한 정의에 포함된 핵심 개념들을 포괄하는 정의는 다음과 같이 한 문장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게임이란 플레이어들이 규칙에 의해 제한되는 인공적인 충돌(conflict)에 참여하여, 정량화 가능한 결과를 도출해내는 시스템이다.”
게임의 정의에 반드시 포함될 구성요소들을 정리하면 플레이어, 규칙, 충돌, 불확실한 결과이다. 정의에 나타난 구성요소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한 명의 플레이어가 아닌 둘 이상의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또한 플레이어들의 행동을 명확하게 해주면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제약을 주기도 하는 규칙이 존재해야 한다. 이러한 규칙의 정형성이 놀이와 게임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게임에서의 충돌은 불가피한 일이다. 장애물이든 상대방이든 어떤 것과 충돌한다. 그런데 이러한 충돌은 게임 디자이너들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또한 게임의 결과는 정량적이다. 즉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게임의 결과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게임은 하나의 자족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저작건:[네이버 지식백과] 게임의 정의 (한국 게임의 역사, 북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