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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일 과제 - 흥부와 놀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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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전영진 | 등록일 | 20.12.04 | 조회수 | 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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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쫓겨나는 흥부 옛날에, 마음씨가 고약한 놀부와 착한 동생 흥부가 살았습니다. 형 놀부는 갈빗대 아래에 심술보 하나를 더 가지고 있어 온갖 못된 행동을 일삼고 있었습니다. 똥 누고 있는 아이를 그 자리에 주저앉히고, 애호박에다 말뚝 박고, 우는 아기 볼을 꼬집어서 더욱 울려 놓는가 하면, 잠자는 어른에게 불침 놓고 도망가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형과는 반대로 동생 흥부는 마음씨가 착했습니다.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자 욕심 많은 형 놀부는 많은 재산을 혼자 다 차지하였습니다. 어느 날, 놀부는 동생 흥부네 가족을 내쫓아 버렸습니다. "아이고, 형님. 갑자기 어디로 가란 말입니까?" "이놈, 흥부야, 너도 아내와 자식이 줄줄이 딸렸으니 이제는 네 힘으로 먹여 살리도록 하여라. "형님!" 흥부는 놀부를 붙잡고 사정하였으나 놀부는 벌컥 화를 내며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시끄럽다, 잔소리 말고 썩 나가지 못할까?" 흥부와 흥부 아내는 짐을 짊어지고 자식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습니다. 집에서 쫓겨나온 흥부네 가족은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였습니다. 마땅히 갈 곳이 없던 흥부는 산기슭에 있는 주인 없는 빈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집은 여기저기 낡아 있었지만, 흥부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흥부 아내도 부엌을 살펴보고 안심했는지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여기서 살아야 한다. 여기가 우리 집이야." 흥부 부부는 부지런히 일했습니다. 흥부는 나무를 해다 팔기도 하고 흥부 아내는 남의 집 일을 하며 근근이 생활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겨울이 다가오는지라 일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흥부네 식구들은 먹지 못해 얼굴이 누렇게 떴습니다. 흥부 아내도 며칠을 굶어 갓난아이에게 먹일 젖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철없는 아이들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은 것이 없어, 배고프다고 야단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배가 고플 텐데. 이러다간 큰일 나겠어요." 흥부의 아내는 남편을 쳐다보았습니다. "내일 형님댁에 가서 사정해 보겠소." 흥부는 떨어진 저고리 소매로 이마를 훔치며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흥부는 형이 먹을 양식을 꾸어 줄 것 같지는 않았지만, 배고파하는 아이들을 보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무거운 걸음으로 형 놀부네 집으로 갔습니다. 흥부는 놀부네 집 대문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습니다. "형님,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흥부는 대문을 들어서며 마루에 앉아 있는 놀부에게 공손히 허리를 굽혔습니다. "누구요?" "저어, 흥부입니다." "흥부가 누군고?" "형님의 하나밖에 없는 동생 흥부입니다." 그러자 놀부는 슬며시 등을 보이고 돌아앉으며 말했습니다. "나는 거지 동생은 필요 없다. 동생도 선물 한 지게는 지고 찾아와야 반갑지." 흥부는 당장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자기가 돌아오기만 꼬박꼬박 기다리는 식구들을 생각하고 형에게 간청했습니다. "형님, 어린 것들이 양식이 떨어진 지 오래되어 배고파 울고 있습니다. 양식거리를 조금만 꾸어 주십시오.“ "이놈아, 네놈에게 꾸어 줄 양식이 어디 있느냐? 내게 와서 양식을 꾸어 달라고 그런 소릴 하려거든 내 앞에 얼씬도 하지 마라." 놀부는 얼굴을 시뻘겋게 하여 화를 내며 긴 담뱃대로 마루를 쾅쾅 두드렸습니다. "형님 농사철이 되면 저희 내외가 품이라도 팔아 살겠습니다. 다시는 형님댁에 꾸러 안 오겠으니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 양식이 안 되면 돈이라도 몇 푼만 꾸어 주십시오." 흥부는 형에게 애원하였습니다. "뭐라고? 돈이라도 꾸어달라고? 돈이 있다 한들 너 꾸어 주자고 가득 채운 돈 궤짝을 헌단 말이냐? 양식이 있다 한들 너 주자고 쌓아 놓은 가마니를 헌단 말이냐?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 하고 썩 물러가거라." 놀부는 마루에서 벌떡 일어나 사랑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았습니다. 흥부는 멍하니 서 있다가 부엌으로 가 보았습니다. 형수님은 여자니까 좀 인정이 있으시겠지 하는 생각에 부엌문을 열었습니다. 놀부의 아내는 커다란 쇠 가마솥에서 무럭무럭 김이 나는 밥을 푸고 있었습니다. "형수님, 밥 한술만 주세요.“ "뭐라고요? 우리 식구 먹기에도 부족하오?" 놀부의 아내는 밥을 푸다 말고 다짜고짜 돌아서며 흥부의 뺨을 밥 푸던 주걱으로 철썩 때렸습니다. 흥부는 정신이 아찔하고 눈앞이 핑 돌았습니다. 그러나 뺨을 만져 보니 밥풀이 붙어 있어 허둥지둥 뜯어 입에 넣으며 말했습니다. "형수님 이쪽 뺨도 한 번 쳐 주십시오." 그러나 놀부의 아내는 주걱을 물에다 깨끗하게 씻어서 흥부의 뺨을 철썩 때리는 것이었습니다. 흥부는 이처럼 뺨만 얻어맞고 할 수 없이 빈손으로 터덜터덜 자기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2. 곤장이라도 맞아야지 흥부와 그의 아내는 남의 집 품팔이를 하면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겨울은 가고 봄이 찾아왔습니다. "여보 마누라, 장에 다녀오겠소." 흥부는 밤새 삼은 짚신 세 켤레를 어깨에 둘러메고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다녀오세요. 밀가루를 사거든 자루 입을 꼭꼭 동여 가지고 오세요. 오늘은 꽃샘바람이 부니 가루가 날아가면 안 되니까요." "알겠네." 흥부는 짚신 세 켤레만 팔면 아무 걱정이 없었습니다. 당장 그날 먹을 양식만 구해도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흥부, 자네 요즘 어찌 지내나?" 장터에서 누가 흥부의 등을 쳤습니다. 돌아보니 고을의 이방이었습니다. "그럭저럭 지내지. 냉수 먹고 트림하고 나물 먹고 이 쑤시고 사나이 팔자가 그만하면 되지 않았나?" 흥부가 대답하자, 이방은 흥부의 차림새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흥부의 귀에 대고 속삭였습니다. "좋은 수가 있네. 자네 매를 맞게." "매를 맞으라니요?" "저 아래 고을 김 좌수가 억울한 누명을 써 곤장 삼십 대를 맞게 되었네. 지금 곤장 삼십 대를 대신 맞을 사람을 물색하고 있는데, 흥부 자네가 대신 매를 맞으면 삼십 냥을 벌 수 있을 걸세." "그게 정말인가?“ 흥부는 귀가 번쩍 뜨이는 그 말에 이방에게 바싹 다가들었습니다. "정말이고말고. 김 좌수가 나보고 적당한 사람을 물색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네." "이방, 이런 말 소문 내지 마오. 우리 동네 꾀 수 아버지가 알면 자기가 먼저 매 맞으러 가려고 새벽 같이 달려갈 테니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오." 흥부는 이방에게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몇 번이나 단속했습니다. 삼십 냥을 벌 것을 생각하니 흥부는 덩실덩실 어깨춤이 나왔습니다. "마누라, 이제 우리도 배고프지 않을 거야. 돈 벌게 되었단 말이야." 집안에 있던 흥부의 아내는 흥부의 흥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쫓아 나왔습니다. "아니 여보, 돈 벌게 되었다니 좋은 일이라도 생겼소?" 흥부는 아내에게 이방의 말을 전하며 돈을 벌게 될 일을 설명하였습니다. 그 말을 들은 흥부 아내는 깜짝 놀랐습니다. "여보, 곤장 삼십 대를 맞다니요. 그게 웬 말이에요? 며칠 굶은 당신이 관가에서 곤장 몇 대 맞으면 죽을 터이니 어서 가서 그만두겠다고 말하고 오세요. 그걸 맞고 멀쩡할 줄 아세요?" 흥부 아내는 남편을 붙잡고 가난한 설움에 엉엉 울었습니다. "그만 우시오. 그까짓 것 곤장 삼십 대 맞는다고 죽기까지 하겠소. 걱정하지 마시오." 흥부는 우는 아내를 달랬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내일 관가에 가서 매를 맞고 돈을 받으면 하얀 쌀에 미역 몇닢 사와서 식구들에게 한 번 배불리 먹여 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흥부는 이방을 만나 대신 매를 맞을 사람이라는 증명서를 가지고 관가로 갔습니다. 증명서를 훑어본 포졸은 흥부에게 말했습니다. "댁은 오늘 매를 맞지 않아도 좋습니다. 오늘은 임금님의 탄신일이라 어떠한 죄인이든지 다 놓아 주라는 명령이 내리었소." "뭐라고요? 안 됩니다. 안 됩니다. 나는 매를 맞고 삼십 냥을 받아 가야 합니다." 흥부는 포졸에게 사정하였습니다. "어허, 이것 보시오. 매를 맞지 않아도 김 좌수는 돈을 내놓을 겁니다. 오늘 매를 면하게 된 것은 당신의 복이오." 그러나 흥부는 그 말이 곧이들리지 않았습니다. 매 한 대에 한 냥씩, 삼십 대 맞고 삼십 냥 받기로 약속했는데 어찌 매 한 대 안 맞고 삼십 냥을 내놓으라고 한단 말인가? 흥부는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흥부가 멀쩡하게 돌아오자, 아내는 반가이 맞이하였습니다. "다행이오, 하늘이 당신을 도왔구려.“ 3. 불쌍한 제비를 살려 주다. 흥부는 살아갈 일이 막막하여 생각에 잠겨 있었습니다. 그때 창밖에서 재잘거리는 새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문을 열고 내다보니 제비 한 쌍이 흥부네 초가지붕 밑에 집을 짓고 있었습니다. "높고 큰 기와집이 많은데 왜 하필이면 이런 다 쓰러져 가는 집에다 집을 짓느냐? 장마에 무너지면 어쩌려고, 높고 좋은 집을 찾아가서 튼튼한 집을 짓고 새끼를 치려무나." 흥부는 제비들이 집 짓는 것을 바라보며 걱정이 되어 중얼거렸습니다. 그러나 제비들은 흥부네 오막살이 추녀 밑에 예쁜 집을 지었습니다. 제비 부부도 흥부네 부부처럼 다정하게 살았습니다. 아침이면 나란히 먹이를 구하러 나갔다가 낮에는 돌아와 빨랫줄에 앉아 지지배배 지지배배 노래를 불렀습니다. 흥부네 식구들은 제비가 재미있게 사는 것을 보고 기뻐하였습니다. 어느새 제비가 알을 낳자, 흥부네 가족은 자기들의 일처럼 기뻤습니다. 며칠 후 제비 새끼는 알을 깨고 나왔습니다. 알 하나에서 새끼 한 마리씩 톡톡 깨고 나왔습니다. "어? 제비네 식구도 다섯 식구, 우리 식구하고 같구나." 흥부네 식구들은 마당에 나와 제비 식구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제비 식구들도 흥부네 식구들에게 고맙다고 지지배배 인사를 했습니다. 제비네 부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지런히 벌레를 물어다 새끼를 먹여 길렀습니다. 흥부네 부부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지런히 품을 팔아 아이들을 먹여 살렸습니다. 어느덧 여름이 되었습니다. 흥부는 오늘도 건넛마을에 가서 일하고 돌아왔습니다. 일 삯으로 받은 고구마를 내려놓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머리 위에서 제비 새끼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고개를 들고 추녀 밑을 보니 팔뚝 같은 구렁이 한 마리가 제비집에 고개를 처박고 있었습니다. "저놈의 흉악한 짐승이 제비 새끼를 잡아먹다니!" 흥부는 부리나케 뒤꼍으로 뛰어가 작대기를 가지고 와 구렁이를 때렸습니다. 구렁이는 한 번 꿈틀하더니 땅바닥으로 탁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뱅 뱅 돌려 똬리를 틀더니 스르르 도망가 버렸습니다. "에고 불쌍한 것들." 새끼 제비 한 마리가 마당에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제비 새끼 두 마리는 이미 간 곳이 없고 한 마리는 다리가 부러져서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 몹쓸 구렁이가 네 형제를 다 잡아먹고, 너를 이 꼴로 만들었구나. 어디 보자. 다리를 이어보자." 흥부는 다친 제비를 조심스럽게 손으로 집어내 무릎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때 흥부 아내와 아이들이 방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여보 마누라, 당사실 좀 얼른 주소." 흥부가 급한 소리를 하자 흥부 아내는 급히 방으로 뛰어들어가 장롱 속 깊이 간직해 둔 당사실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 당사실은 흥부 아내가 시집올 때 가지고 온 질기고 흰 실입니다. 흥부 아내는 이것을 아끼며 조금씩 써 왔습니다. "실로 처매기 전에 약을 발라야지요." 흥부 아내는 담 밑으로 뛰어가 뽀얀 쑥 두어 잎을 뜯어 왔습니다. 그리고 돌에다 콩콩 찧어 제비 다리에 붙이고 실로 감았습니다. "여보, 살아날까요?" "그럼 살아나지. 우리가 지성으로 간호하면 살아날 거요.“ 4. 지붕에는 박이 주렁주렁 이듬해 봄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흥부는 짚신을 삼고 있는데, 제비 두 마리가 날아오더니 머리 위를 빙빙 돌며 지지배배 지지배배 하고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봄은 확실히 봄이구먼. 강남 갔던 제비들이 다시 찾아왔으니." 흥부는 부지런히 짚신 삼는 손을 놀렸습니다. "지지배배 지지배배." 제비 소리는 한층 크게 들렸습니다. 흥부는 고개를 젖히고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저 제비가 왜 우리 집 마당을 도는 것일까? 작년에 간 그 제비가 다시 돌아온 걸까?" 흥부는 중얼거리며 제비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마리가 입에 물고 있던 뭔가를 흥부의 발 앞에 탁 떨어뜨렸습니다. "이게 뭐지?" 흥부는 그것을 집어 손바닥에 놓고 살펴보았습니다. "아니, 이거 박씨 아냐? 거 참 이상한 일도 있군. 제비가 박씨를 물고 다닌다니." 흥부는 박씨를 담 밑에 심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일도 다 있습니다. 박씨를 심은 다음 날 흥부가 담 밑에 나가보니, 박씨는 밤새 싹이 터서 잎이 뾰족하게 나와 있었습니다. "여보, 나와서 이것을 좀 보구려. 어제 심은 박씨가 벌써 싹이 났소." 흥부는 아내를 불렀습니다. "참 빨리도 싹이 나왔군요. 무슨 박이 이렇게 빨리 클까요?" 아내도 신기하다는 뜻이 싹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싹은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잎이 무성해지고 덩굴이 지붕을 타고 올라가더니, 하얀 꽃을 피웠습니다. 얼마 후에 지붕 위에는 박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큰 것은 항아리 같고, 작은 것은 물동이만하게, 박은 점점 익어 갔습니다. 박은 여름 내내 흥부네 초가지붕 위에서 잘도 익어 갔습니다. "여보, 우리 배고픈데 저 박 한 통 따서, 속은 지져 먹고 바가지는 팔아다가 좁쌀이라도 삽시다." 흥부 아내가 흥부를 보고 말했습니다. "이건 아무래도 보통 박이 아닌 것 같소. 하도 신기하니 하루라도 더 굳히어 좋은 바가지를 만들어 봅시다, 여보." "그렇긴 해요. 일찍 따먹긴 너무나 아까운 박이긴 해요." 흥부 아내도 흥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5. 부자가 된 흥부 추석이 되었습니다. 이 집 저 집에서 떡방아 소리가 한창입니다. 가난한 흥부네는 추석 음식을 마련할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흥부는 다 여문 박을 타기로 했습니다. 지붕 위에 허연 박이 탐스럽게 보였습니다. "오늘 이 박을 타서 나물을 만들어 실컷 먹읍시다." 흥부 아내와 아이들은 신이 나서 흥부와 함께 박을 땄습니다. 흥부는 사다리를 놓고 지붕에 올라갔습니다. 한 덩이 두 덩이 세 덩이 네 덩이. 흥부는 내려주고 아내는 밑에서 받아 내렸습니다. 박 네 통을 마당에 내려놓으니 좁은 마당에 그득합니다. "아버지, 박이 왜 이렇게 커요?" "그야 너희들 배불리 먹으라고 큰 박속이 들었겠지." 흥부는 큰 박을 앞에 놓으니 기운이 났습니다. 부자라도 된 듯 어깨춤이 나오려고 합니다. 흥부는 박 한가운데다가 먹줄을 반듯하게 긋고 톱을 들었습니다. 슬근슬근 톱질하세. 이 박속 긁어내면 우리 식구 배부르고 큰 바가지 생기겠네. 흥부는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톱질을 했습니다. 슬근슬근 톱질하세. 내일이야 추석인데 박 타는 소리 웬 말인가? 이 박 한 통 타거들랑 금은보배나 나옵소서. 맞은편에 앉아 톱질하는 흥부의 아내도 목이 메어 대답했습니다. 박은 굉장히 단단했습니다. 흥부와 아내가 땀을 뻘뻘 흘리며 톱질을 했는데 반도 갈라지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힘을 합하여 더욱 세게 톱질을 했습니다. 드디어 박이 두 쪽으로 짝 갈라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박 속에서 하얀 쌀이 마구 쏟아져 나왔습니다. 두 번째 박에서는 눈부시게 번쩍이는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흥부와 흥부 아내는 너무 놀라 입이 벌어져 한참 동안 다물 줄을 몰랐습니다. "아이쿠, 도대체 어찌 된 일일까요?" "여보, 이게 어찌 된 일이오?" "제비 덕택에 우리도 이제 부자가 됐군요. 아이구 좋아라." 흥부 아내는 신이 나서 춤을 추었습니다. 흥부도 참다못해 으쓱으쓱 어깨춤을 추었습니다. 밖에 나갔던 아이들이 들어와서 쌀이랑 돈을 보고 함께 춤을 추었습니다. "자, 너희들은 이 박을 잡아라. 또 무엇이 나오나 보자." 흥부는 아직도 으쓱으쓱 어깨춤을 추며 톱자루를 잡았습니다. "이제 쌀 부자에 돈부자에 아무 걱정 없으니 큰 집이나 하나 나왔으면 좋겠네요." "참 그렇군. 이렇게 많은 돈과 쌀을 두기엔 이 오막살이가 좀 작군." 신바람이 나서 흥부와 아내는 세 번째 박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박이 갈라지자 연장을 든 사람들이 우루루 쏟아져 나오더니, 영차영차 땅을 다지고 뚝딱뚝딱 망치 소리가 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고래 등 같은 기와집을 지어 놓았습니다. 흥부네 식구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보고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네 번째 박에서는 수십 명의 남자와 여자들이 나와서 흥부네 식구에게 큰절을 올렸습니다. "주인어른께 인사드립니다. 저희들은 앞으로 이 댁의 하인들입니다. 이렇게 하여 흥부는 하루아침에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6. 놀부 제비다리 부러뜨리다 이 소문을 들은 형 놀부는 배가 아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무어라고? 흥부 녀석이 부자가 되었다고?" 놀부는 얼굴을 붉으락푸르락 화를 내며 흥부네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놀부가 단숨에 흥부네 집으로 달려가 보니 대궐 같은 집에서 떵떵거리고 살고 있었습니다. "너 이놈 흥부야! 네가 굶는다는 소문이 동네에 자자하더니 환장을 한 모양이구나! 내게 바른 대로 말해라. 어디 가서 도둑질해 왔나?" "도둑질이라뇨. 형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듣기 싫다! 네 주제에 그럼 이 많은 재산이 어디서 생겼단 말이냐? 도둑놈 아우 두었다고 나까지 망신당하겠다, 이놈아!" 흥부는 형이 하는 억지소리에 기가 막혔지만, 부자가 된 까닭을 차근차근 이야기했습니다. 놀부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용서해 주겠다. 그러나 아우인 네가 형인 나보다 잘살아서야 하겠느냐? 네 집에서 값나가는 물건을 내가 좀 가져가겠다." "형님께도 나누어 드려야지요. 어서 가져가세요.“ 흥부 내외는 공손히 말했습니다. 놀부는 세간을 살피다가 예쁜 화초 장롱을 덜렁 들고 자기 집으로 갔습니다. '그놈이 한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어디 알아보아야겠구나. 그게 사실이라면 나도 제비 다리만 고쳐 주면 되겠지. 그놈보다 더 부자가 되어야겠으니 두 쪽 다리를 댕강 자르고 고쳐 주면 두 배나 받을 것이 아닌감?' 놀부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며 싱글싱글 웃으며 집으로 왔습니다. 그러나 놀부네 집에는 제비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놀부는 마음이 급해서 추녀 밑에다 제비집을 만들어 놓고 들에 나가 제비 두 마리를 잡아다가 그 속에 넣었습니다. 며칠 후에 놀부네 집 제비가 알을 낳았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흥부네 제비만 알을 낳을 리는 없지. 제비는 왔겠다. 알은 낳았겠다. 이제 구렁이만 오면 나는 부자가 되는구나." 놀부는 좋아서 매일 제비집만 쳐다보며 지냈습니다. 얼마 후 제비 알에서는 귀여운 제비 새끼가 나왔습니다. 놀부는 오늘 올까 내일 올까 구렁이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구렁이는 며칠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기다리다 못해 놀부는 제비집에서 새끼 제비 한 마리를 집어 들고 다리를 부러뜨렸습니다. 놀부는 제비의 부러진 다리를 비단실로 친친 동여매 주었습니다. 다리를 다친 제비는 다행히 죽지 않고 살아났습니다. 그리고 가을이 되자 강남으로 날아갔습니다. 7. 벌 받는 놀부 이듬해 봄이 돌아왔습니다. 놀부에게는 참으로 반가운 봄이었습니다. 놀부는 매일 마당에 나가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 주기를 기다렸습니다. "이놈의 제비가 왜 이리로 안 올까? 박씨 가져오는 것을 잊어버렸나. 괘씸한 제비 새끼 같으니라구." 그때 놀부의 귀에 '지지배배' 제비의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놀부가 위를 올려다보니 제비 한 마리가 빙빙 돌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박씨를 흥부 놈만 가져다줄 리는 없지!" 놀부는 두 팔을 벌려 제비를 반갑게 맞이하였습니다. 과연 제비는 박씨 하나를 놀부 앞에다 떨어뜨리고 날아가 버렸습니다. "여보 마누라! 왔어, 왔어! 제비가 왔어. 그리고 박씨를 주었어." 놀부는 너무도 기뻐서 안방을 향해 소리 질렀습니다. "정말 박씨를 가져왔어요? 그동안 흥부네가 제일가는 부자가 되어 떵떵거리고 사는 꼴이 얼마나 눈꼴사나웠소?" 놀부 아내도 기뻐서 큰 입이 찢어지라 웃었습니다. 놀부와 놀부 아내도 덩실덩실 춤을 추며, 박씨를 담 밑에 심었습니다. 놀부가 심은 박씨는, 흥부가 심은 박씨보다 더 빨리 싹이 나고 잎이 나고 줄기가 뻗어나갔습니다. 다음날 아침 놀부와 그의 아내가 나가 보니 박덩굴에는 둥그런 박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습니다. "그것 보오. 두 다리를 처매 주었더니 복을 두 배로 주려고 박이 이렇게 빨리 자라는구려." 놀부는 좋아서 춤을 덩실덩실 추었습니다. 며칠 후에 놀부네 박은 탱탱 소리가 나게 익었습니다. 놀부는 톱을 들고 말했습니다. "여보 마누라, 대문을 꼭꼭 잠가 둡시다. 동네 사람이 구경 왔다가 돈이나 축내면 큰일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벌써 대문 중문 다 잠그고 종들도 다 내보냈다오. 금은보화 쏟아져도 본 사람이 없으니 가져가지 못하겠지요. 호호호." 놀부와 놀부 아내는 톱을 잡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슬근슬근 톱질하세 복덩어리 톱질하세. 이 박 타면 뭐 나올까 금은보화 나오겠지. 놀부가 톱질을 멈추자, 박이 두 쪽으로 짝 갈라졌습니다. 그리고 누런 것이 '와르르' 흘러나왔습니다. "아이쿠, 냄새야, 이게 뭐지?" 놀부 아내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습니다. "금은 금인데 냄새가 이상하군?" 놀부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습니다. 누런 것은 자꾸자꾸 흘러나와 놀부네 마당에 가득 찼습니다. "여보! 이게 웬일이오. 금은 안 나오고 이런 흉측한 게 나오니." 두 사람은 코를 쥐고 다른 박을 들고 뒷마당으로 갔습니다. 놀부는 두 번째 박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박이 갈라졌을 때 거기에서는 큰 몽둥이를 든 도깨비가 튀어나왔습니다. "놀부 이놈! 죄 없는 제비 다리 부러뜨리고, 가난한 동생 구박하고, 갖가지 못된 짓만 골라 한 놈이렷다!" 도깨비는 몽둥이를 들어 놀부를 사정없이 두들겨 패었습니다."아이고 아이고,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놀부는 울며 빌었습니다. "뭐라고? 이놈! 얘들아, 나와서 놀부의 집을 부숴 버려라!" 도깨비는 호령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타지 않은 박들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남아 있던 박들이 저절로 탁탁 깨지고 수십 명의 도깨비가 뛰어나왔습니다. 도깨비들은 놀부의 집과 세간을 있는 대로 두들겨 부수었습니다. 놀부네 집은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되어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도깨비는 마당 구석에서 벌벌 떨고 서 있는 놀부와 놀부 아내에게 소리쳤습니다. "이놈 놀부야! 너는 본래 부모에게 불효하고 형제간에 우애 없고, 일가친척 싸움하고, 동네 사람 흉 잘 보고, 남 잘되는 것 배 아파하고 온갖 못된 짓을 했으니 앞으로는 돈 한 푼 없고 쌀 한 톨 없이 살아 보아라. 그리하여야 네가 네 아우 흥부에게 잘못한 것을 깨닫게 되리라." 그리고 도깨비 떼들은 춤을 추며 가 버렸습니다. 이 소문을 듣고 흥부와 흥부 아내가 달려왔습니다. "형님,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저희 집으로 가서 함께 사십시오." 놀부는 흥부의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크게 뉘우쳤습니다. "흥부야, 내가 너를 구박하고 못된 짓을 많이 했구나, 나를 용서해다오." 흥부는 저를 미워하고 구박한 형이었지만 자기 집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그 후, 놀부는 착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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