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1반

    개똥이, 그리고

  개똥이아빠가 사는

개똥이마을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행복한 개똥이가 되자
  • 선생님 : 개똥이아빠
  • 학생수 : 남 14명 / 여 11명

1학기를 마치며 개똥이네 소식을 전합니다.

이름 김지환 등록일 24.07.22 조회수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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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이아빠 상담실 안내포스터.

담당자로서 힘들긴 하지만 가장 적극적인 활동이 아이들의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추스릴 수 있더라구요. 


 

 오랜만에 개똥이네 소식을 전합니다. 

 제가 그 동안 많이 바쁘기도 했어요. 

 참, 제가 우리 학교의 학교폭력 담당자라는 것은 알고 계시나요? 선생님들 누구 할 것 없이 모두 격하게 꺼려하는 일입니다. 제가 멋진 척 하며 맡다 보니 어느새 7년이 넘어섰습니다. 충북의 최장기 업무담당자로 등록되었습니다. 

 다툼과 분쟁이 발생할 때 아이들과 관련된 일들을 세세히 살펴보고 때론 중재하기도 하고 다소 흥분된 부모님들과 통화하거나 상담하거나 만나뵙는 일을 하며 갈등조정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름 업무담당자로서 최선을 다하지만 부모님들 중엔 수화기가 찢어질 정도로 샤우팅을 선사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파악된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말씀드려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고, 아이들을 계도할 것이 아니라 죄를 밝혀 집행해달라고 직접적인 말도 서슴없이 하시는 분도 계시고, 교육청, 교육부에 진정을 넣겠다고 압박을 가하시는 분도 계시고, 이번엔 참고 넘어가는데 다음에는 가차없다고 넓은 아량을 드러내시는 분들도 계시고 밤늦도록 통화를 하게 되는 일도 있습니다. 정말 3D 업무 중에 극한 업무입니다. ^^ 

(감정소모도 많고 할애되는 시간도 만만치 않은지라 매년 올해까지만 하자라고 마음 먹는데...)

 

 그러다보니 일이 어려워지기도 하고 제가 분주해지는 일이 더러 있습니다. 물론 이런 분들은 극히 소수이고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제 방향을 잘 이해해주시고 아이들의 일들을 어른스럽게 대처해주셔서 잘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일이 어려운 이유는 아무래도 부모님들께서 자녀의 이야기를 듣고 머릿속에서 증폭과 가공이 되다보니 실제와는 다르게 받아들여서 그런가 봅니다.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잘못한 아이는 자기의 잘못을 충분히 인지하고 충분히 반성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학교 내에서 그러한 장치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는 관계회복의 여지를 열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직 미성숙한 어린아이들이기에 변화의 여지는 얼마든 있습니다. 억지로 사과를 받으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 받는 것도 아이의 성장에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부모님들도 아시다시피 아이들에게 있어 가해자, 피해자가 늘 구분되어진 것이 아닙니다.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지만 가해자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늘 가져야 하더라구요. 이런 얘기를 서두에 꺼냈다고 우리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니 오해마세요. 

 푸념 섞인 설교 같은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로 하고~^^ 

 

 개똥이들의 여름은 생존수영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여러 대회를 하며 가진 끼와 능력을 발휘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물에 대한 공포가 있는 아이들이 더러 있을텐데 친구들과 함께 하니 주어진 미션을 하나둘 잘 통과하며 유익하게 배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느덧 제도화된 생존수영 수업이 조금씩 실효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아요. 불과 이틀에 걸친 집중교육이지만 기본적인 수상 안전에 대해서 잘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진으로 만나보는 개똥이네 생존수영 (2024개똥이네 홈피)

 6월 26일은 개똥이네 교과서 그림그리기 대회를 열었습니다. 준비된 종이액자에 교과서의 한 부분을 그려내는 시간입니다.

 이야기가 담긴 한 부분을 정하고 표면이 울퉁불퉁한 종이액자에 정성 다해 그리다보면 좋은 작품이 나옵니다. 개똥이들이 직접 심사를 하여 뽑은 3명의 아이들은 정말 받기 힘든(?) 개똥이아빠의 상장과 부상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참 많이 부러워했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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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그림그리기 대회) 우수 작품 및 개똥이들이 뽑은 3명의 수상자.

 

 7월을 맞는 첫 날은 개똥이아빠의 스페셜 선물을 모두에게 주며 시작했습니다. 잘 나온 사진을 그나마 고르긴 골랐는데 맘에 들어하려나 모르겠습니다. 소박하지만 제 맘이 컵 안에 고스란히 담아 있다고 생각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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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이아빠의 스페셜 선물

 얼마 전엔 개똥이마을의 한 친구를 떠나보냈습니다. 25년간, 한쪽 벽에 의지한 채, 묵묵히 여러 분필들의 그림과 이야기를 받아준 마법의 칠판을 떠나보냈습니다. 이 칠판은 선생님의 가르침을 잘 전달해줄 뿐만 아니라 어려운 계이름도 쉽게 알도록 해 주었고 복잡해 보이는 수학문제도 척척 해결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개똥이들은 이 칠판으로 리코더를 배워 고수가 되기도 하였으며 수학공부에 자신감이 생기기도 하였으며 복잡한 내용을 잘 쉽게 이해할 수도 있었어요. 그래서 그들 모두가 마법의 칠판이라고 불렀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개똥이들의 낙서장이 되기도 하였고 때론 윷놀이 말판, 뱀주사위 말판, 다트판이 되어 자석다트핀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그가 떠나 자리에 큼지막한 전자칠판과 화이트보드가 들어왔습니다. 그렇지만 개똥이들은 예전의 마법의 칠판이 더 그리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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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칠판과 새로운 전자칠판 (2024개똥이네)
전자칠판은 4학년을 시작으로 매년 순차적으로 설치될 예정입니다. 올해는 4학년만.

 7월 10일은 개똥이네 시험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보는 시험이지만 한편으로는 저를 평가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정말 열심히, 그리고 쉽게 반복하여 가르쳤다고 생각은 하는데... ㅠㅠ 시험은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각 과목에 꼭 알아야 하는 부분을 출제했어요. 요즘 이런 시험이 없기에 부모님들도 객관적으로 아이들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을 것 같아요. 불편함을 드리려는 것은 절대 아니니 염려마시고 다음 주 일주일은 부족한 부분과 어려워하는 문제를 다시 한번 자세히 가르칠 생각입니다. 

 우리 반이 늘 즐겁다 보니 리코더수업만 하고 즐거운 놀이와 먹방 찍는 것으로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다른 반 아이들이나 부모님들이 그러하신 편인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점심 시간, 쉬는 시간도 줄여가며 중요한 내용 반복하며 공부도 정말 많이 한답니다. ^^ 저는 욕심이 많은 개똥이아빠라서 아이들이 공부도 잘 하길 바라는 마음도 큽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정말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익히도록 많은 연구와 고민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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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으로 발송된 개똥이네 성적표

 

 며칠 전에는 점심시간에 틈틈이 익힌 파워포인트로 나의 꿈 발표대회 자료를 직접 만들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를 정말 못다룹니다. 스마트세대라 지문 문대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물리적인 버튼을 활용하는 것엔 취약해요. 진보와 혁신 자체였던 컴퓨터도 이제 아날로그 영역으로 바뀌었습니다. 컴퓨터를 배우는 첫날 컴퓨터를 켜라는 소리에 전원버튼도 누르지 못하고 모니터 화면만을 문질러대거나 모니터 버튼만 누르던 아이들이 태반이었습니다. 이제는 두어달에 걸쳐 하나 둘 배우다보니 디자인구현도 제법 할 줄 알고 파워포인트의 여러 효과도 잘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프리젠테이션을 처음하는 아이들이라 목소리도 그렇고 설명하는 것도 조금은 부족했지만 성장하는데 있어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동영상) 직접 만든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개똥이네 나의 꿈 발표대회
비교는 NO! no! 목소리가 작은 것 아니야? 좀더 내용을 넣지 그랬니~NO! no!~ 그냥 칭찬해주세요. ^^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코 앞에 방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학교는 방학이지만 가정은 개학입니다. 벌써부터 걱정인 부모님들도 많으실 듯 해요. 아이들 관리하는 몫이 커졌습니다. 끼니 걱정도 해야 하고 아이들 그냥 놀릴 수는 없어서 학원 스케줄도 맞춰야 하고 스마트폰에 중독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할 텐데...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여름방학이 예전처럼 긴 것은 아닙니다.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이니 금방 지나가지 않을까 생각은 됩니다. (8월 19일 개학)

 모처럼 맞는 방학인 만큼 가족과 함께 안전한 시간 되면 좋겠습니다. 휴가 계획이 있다면 날씨와 여건이 잘 맞추어지길 바랄게요. 저는 방학 동안 후배선생님이 대학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 참여하느라 분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연수가 있어서 다녀올 예정입니다. 

 오랜만에 전하는 개똥이 소식이 길었는데 1학기 마지막 일주일도 아이들과 더불어 즐겁게 공부하고 마무리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늘 우리 개똥이네를 응원해주셔서 고맙고 담임교사에게 힘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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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이네 여름방학 계획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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