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3반

더 좋은 선생님께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젠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내 개똥이들은

분명 잘 해낼 것입니다

  • 선생님 : 김지환
  • 학생수 : 남 14명 / 여 12명

학부모만족도조사 결과를 받아본 개똥이아빠의 넋두리.

이름 김지환 등록일 16.12.01 조회수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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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11월 26일날 첫눈이 왔습니다. 저녁에 내린 눈 때문에

올해 첫눈이벤트는  내린 눈과 함께 야속하게 사라졌습니다. ㅠㅠ



12월 개똥이네 스케줄 다들 보셨나요?

지난 번 학부모간담회와 후기에 써 넣은 12월 계획과 가장 큰 차이가 있죠? ^^
네. 바로 평가에 대한 계획과 내용이 빠졌습니다.


평가계획 변경과 그로 살펴본 학부모만족도조사에 대한 넋두리를 조금 드려볼까 합니다.
학부모만족도조사에 우리학교 전체로 보면 부모님들이 대략 50퍼센트 참여하셨고요. 고학년은 반별로 7명~14명 사이가 많더라구요. 우리반은 꽤 높은 90퍼센트 참여하셨습니다. 3분을 제외하고 다 참여하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부모님들은 잊으셨겠지만 담임에 대한 학부모만족도 평가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선생님께서는 자녀가 수업에 흥미를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하십니까?
  2. 선생님께서는 자녀가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한다고 생각하십니까?
  3. 선생님께서는 평소 자녀에게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4. 선생님께서는 자녀가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도록 다양한 자료를 활용한다고 생각하십니까?
  5. 선생님께서는 공부한 내용을 적합한 방법으로 평가한다고 생각하십니까?
  6. 선생님께서는 자녀와 원활하게 상담을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7. 선생님께서는 자녀의 학교생활적응을 위해 꾸준히 지도한다고 생각하십니까?
  8. 선생님께서는 자녀가 바른 기본 생활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평가에 대해서는 프로그램상 익명으로 평가되어 철저히 보호되어 있으니 걱정마시고요. ^^ 어떤 분이 평가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당연히 그래야하고요.
교사는 각 항목별 평균점수와 비교할 수 있는 학교평균 점수를 통보받게 됩니다.
교사로서 1년을 살아오면서 수치로 평가받는 바로미터인 셈입니다.
8가지 지표에 대하여 냉철히 바라볼 수 있는 기준이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입니다.


 부모님들에게 이 시간을 빌어 몇 가지 알려드리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항목별 지표가 80점 이상이 된다고 생각되면 평점 5점, 60점 이상이면 4점, 40점 이상이면 3점, 20점 이상이면 2점, 그 이하면 1점이라고 안내가 되어있습니다. 요즘은 환산수치를 안내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렇게 몇 년을 해 온 터라 인식에서는 고착화된 면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교사로서 80점 이상이면 평점 5점을 받고 60점 이상이라고 판단되면 평점 4점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그래도 만족도조사에 대한 내용을 알아두시면 앞으로 평가하시는데 도움이 되시지 않을까 하여 적어보았습니다.


 참, 제 결과에 대해서 궁금하시죠?^^ 나름 그 어느 해보다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온터라 개인적으로는 암담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 부모님들께는 죄송스런 마음입니다. 앞서 제시한 8가지 항목에 대한 평점이 저는 학교 평균을 밑돕니다. 평균도 낮고 각 항목별 지표에 대한 평가도 모두 낮습니다. ㅡㅡ; 교내 모든 선생님들이 받은 평균치보다 모든 지표가 낮더라구요. 우리반 부모님들 90퍼센트가 참여한 터라 소수의 의견이 아닌 전체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기에 처음에는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좋은 교사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부단히 애쓰고 중요한 가치 운운해가며 행복한 교실을 모토로 삼았는데 빈수레 마냥 소리만 요란했던 건 아니었나 스스로를 되물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교만하여 남보다 더 고민하고 노력하니 좋은 평가를 당연하게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처음에는 서운함이 크게 밀려왔지만 이내 내 스스로를 깊이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부모님들의 평가와 말씀을 겸허히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에 대한 분석도 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의 뜻을 파악해야 하니까요. 평균치를 밑도는 8가지 항목 중에서 유독 낮은 수치가 평가내용 및 방법입니다. 선생님께선 공부한 내용을 적합한 방법으로 평가하신다고 생각합니까에 대한 평점이 다른 평가보다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모든 부모님들의 생각과 뜻을 읽어내기가 어렵기에 답답한 면이 있으나 부모님들의 의견 중요한 법이니 12월 개똥이네 평가를 일정에 포함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 딴에는 아이들 학습을 진단하고 꼭 알아야 하는 핵심내용을 다시 한 번 지도하려는 의지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도내에서 사라져버린 지필평가를 실시하여 점수로 아이들 줄세우려는 생각은 없었고 아이들의 학업성취력과 수준을 부모님께 서비스하고 남은 시간 지도해보고자 하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이는 간담회때도 제가 말씀드렸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긴 저도 지금처럼 평가를 받아봐서 알지만 숫자로 평가받는 건 좀 가혹한 면도 있더라구요. ^^   애들도 마찬가지겠지요.



간담회든 알림장이든 전화든 문자든 우리 부모님들이 아무 말씀 없으셔서 저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여 많이들 지지하려니 생각했는데 오판이었던 같습니다. ^^ 좀 더 귀를 열고 부모님들 마음을 편하게 해드릴걸 그러지 못했나봅니다. 부모님들의 고견과 조언도 여럿 눈에 띄었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와 의견을 들어줄 것과 학부모와 소통이 되길 원한다고 씌여 있는 글도 보게 됩니다. 전 나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함께 살아간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나봅니다. ㅠㅠ 말만 소통이지 부모님들의 마음을 얻는 데는 부족했었나봐요. 그리고 제가 본의 아니게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 상처를 준 점이 있었다면 제 불찰과 경솔함에 사과드립니다. 그럼에도 바르게 커나가고 마음도 어느새 넓어진 제 아이들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부모님께  교사로서 깊은 신뢰를 주지 못한 것 같아요. 신뢰를 얻었다면 좀 더 달라졌을테고 다소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오해들은 없었을텐데. 우리반 거의 모든 부모님들이 참여한 평가이니만큼 겸허히 받아들이고 남은 한 달이라도 아이들과 부모님께 좀 더 신뢰받는 교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조언과 고견 고맙습니다. 좀 더 냉철히 제 자신을 돌아보아 일신우일신 하여 내년에는 좀 더 업그레이드된 개똥이아빠가 되어야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말씀 하나는 꼭 드리고 싶습니다.


1학년에 한 아이가 우리반에서 생활하게 되었었죠? 1학기 6월 1일부터였습니다. 그 아이가 우리반에 오게 된 계기가 그 시기에 자세히 홈피에 써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들의 이해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객관적이지 않았고 주관적으로 판단하여 너무 쉽게 생각하여 우리반으로 맞은건 아닌지 아쉽다고 생각한 분들이 여러 분 계신 것 같습니다. 공개된 홈피라 아이의 상태와 학교의 상황 등 모든 걸 얘기할 수는 없지만 자의적 판단이기 보다는 대의적 판단이라고 생각해주시고 교육자의 양심, 그리고 보잘 것 없지만 제가 가진 장점으로 그 아이를 보살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와 가장 가까운 저와 사는 우리반 개똥이들에게 초기부터 아이들에게 종종 이해를 구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아이에게 너희들이 바로 좋은 선생님이 되어주고 치료자가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주고 좋은 오빠 언니가 될 수 있다고요. 그 아이가 어떤 상황인지 설명도 누차 얘기했죠.  또한 그 아이로 더불어 우리반 아이들도 성장할 것을 초기부터 확신했습니다. 우리학교 모든 선생님들이 야생마 같던 그 아이를 품는다는 것을 아예 생각도 못하고 접근도 할 수 없는 일이고 참 어려운 일이고 무모한 일이라 여겼지만 며칠 얘기나누고 살펴 본 저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 나름 확신을 가졌습니다. 얼뜻 보기에 개똥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여러 에너지를 뺏기며 분란이 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유기적으로 변하는 일들 새롭게 창조되어져가는 일들에 감사했습니다. 무조건 아이들 얘기나 스스로 가지는 선입견으로 부정적인 것만을 들으려 하지 말고 그 아이와 함께 성장한 우리반 아이들의 모습도 보아주셨으면 좋았을 뻔 했습니다. 아이들도 여러 가지 불편하고 양보하고 이해해줄 상황도 많았고 저 또한 많은 인내와 시간, 전문지식을 요하는터라 분주했지만 저와 뜻을 같이 하는 우리반 아이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어제도 너희들이 정말 좋은 치료자였고 좋은 선생님이었고 친구였다고 칭찬했습니다. 그 아이는 11월 15일부터 원래의 반으로 갔습니다. 이제는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며 생활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죠. 그 아이도 자기반에서 생활할 정도로 우리반과 더불어 충분히 성장했으니까. 그리고 원래 목적 또한 그 아이가 또래 사회에서 적응하고 안착하는 거이니까요. 지금은 저와 우리반 개똥이들의 수고와 사랑이 헛되지 않았는지 잘 적응하고 말썽도 없고 선생님 말씀을 듣는다고 합니다. 어제는 담임 선생님이 우리반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교실로 찾아오시기도 했습니다.


 그 아이를 받아들인건 그 아이의 상황도 그러하지만 제 딴엔 우리반과 저에게 유의미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와 달라 좀 아픈 아이가 우리반 아이들을 좋아하고 이 곳에 정을 붙이고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함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것에 불편한 마음이 들었더라면 찾아오셔서 제 이야기를 조금만 들어주셨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미 우연찮게 마주친 다른 반 학부모들로부터 3차례나 그 아이를 원래 학급으로 보내게 해달라고 하는 우리반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다른 반 부모님들에게 들어야 할 내용도 아니었고 이런 일이라면 저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고민해도 되었을 일인데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이고 다행히 그 아이가 또래와 잘 지내며 더 이상 교내외에서 배회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우리 개똥이들도 자랑스럽고 고맙더라구요. 나름 판단하고 양해를 구하며 이해를 구했다고 생각은 하나 아이들과 부모님들과 충분히 상의 드리지 못하고 의사를 반영하지 못한 점 너그럽게 받아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러 부모님들께서 학부모만족도조사를 통해 의견과 건의를 해주시는 여러 이야기 감사합니다. 직접 듣고 때에 따라 바로바로 서로 의견을 나누었더라면 아쉬움은 줄었을텐데 제가 한다고 했는데 그게 제대로 안되었나봅니다. 그래도 의견주신 것 고깝게 듣지 않고 충분히 그 마음 헤아려 남은 한 달도 제 자신을 돌아보며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겠습니다.


 또 여러 부모님들의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도 감사합니다. 비록 낮은 점수를 받기는 했지만 이 또한 좀 더 저를 낮추라는 말씀으로 듣고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도록 짧지만 남은 시간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수치로 나타난 결과를 맘에 담아 부모님들 원망같은 건 안합니다. 솔직히 제가 부족한 부분이 많았으니까요. 진심입니다. 그리고 1년 내내 부산스러웠던 저를 도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고 봉사해주시고 함께 해주신 분들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부모님들께서도 항상 그러셨던 것처럼 서로 서로 도와가며 함께하며 늘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반의 좋은 울타리 되어주시면 좋겠습니다. 혹여나 노파심에 덧붙여 말씀드리면 제가 이 페이지를 썼다고 해서 우리반 부모님들끼리 괜한 상상과 오해의 여지가 없었으면 좋겠고 이러쿵 저러쿵 말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지금처럼 하셨던 것처럼 내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반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품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넋두리 참 길어졌네요. 그래도 이번 만큼은 그러려니하고 들어주세요.~ ^^


저와 개똥이들에게 주어진 한 달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소중한 마음 놓치지 않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예그리나 되겠습니다. 부모님들께서도 편히 문 두드리는 교실이 되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장김치와 먹는 고구마 맛을 즐기는 개똥이들 영상을 보내드립니다.

이 날 처음으로 고구마를 김치와 함께 먹어봤다는 개똥이들이 참 많았습니다.^^


아이들 사진과 영상을 편집하여 동영상으로 만들다보면 아이들 사진을 수없이 많이 보게 되고

보았던 사진과 영상도 수차례 돌려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얻어지는 것들이 있더라구요.

아이들이 사랑스러워지고 더 이해하게 되면서 아이들이 좀더 밝게 웃는 교실을 만들기를 다짐하게 됩니다.

그 만큼 아이들을 많이 보게 되어 제 마음도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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